해외직구 어린이 헤드폰 10개 중 3개꼴 부적합…유해물질 최대 200배
▷소비자원, 20개 제품 조사서 7개 제품 기준 초과…일부는 납도 최대 39배 검출
▷부모 21.7% “자녀 하루 1시간 이상 사용”…4명 중 1명은 사용 관련 교육 안 해
해외직구 어린이 헤드폰 유해물질 검출 제품(이미지=한국소비자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최근 온라인 학습과 게임, 여행·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헤드폰을 사용하는 어린이가 늘면서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한 어린이용 헤드폰 구매도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헤드폰 20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35%인 7개 제품이 국내 기준에 맞지 않아 소비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가장 큰 문제는 유해물질이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개 제품 중 7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국내 안전기준인 0.1% 이하를 초과해 검출됐다. 초과 수준은 5배에서 최대 200배에 달했다. 이들 7개 제품 가운데 4개에서는 납도 함께 검출됐는데, 납 검출량은 국내 기준인 100mg/kg 이하를 3배에서 최대 39배까지 웃돌았다. 반면 카드뮴은 전 제품이 기준에 적합했다.
부적합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 아마존, 테무 등 주요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판매된 제품들이다. 구체적으로는 디즈니 Y08Pro 스티치 블루투스 헤드폰, 마카롱 헤드폰, Ribox CB-7S 아동용 무선 헤드폰, 어린이 헤드폰 무선 접이식 안전 볼륨 제한(K11) 등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나 납이 기준치를 넘겼다. 특히 K11 제품은 이어패드 부위에서 납이 3887mg/kg 검출됐고, 케이블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납이 함께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납은 어린이 지능 발달 저하와 식욕부진, 빈혈, 근육약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위해 제품의 판매 차단을 권고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해당 제품 판매 중단을 회신했지만, 아마존은 별도 회신이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품 자체의 안전성뿐 아니라 실제 사용 행태에서도 우려가 확인됐다. 만 13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1.7%는 자녀가 헤드폰을 하루 1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 17.7%는 사용 중 휴식을 거의 하지 않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보호자의 관리·교육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볼륨 설정에 대해 교육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9.3%, 사용 시간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3%, 휴식 시간 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4.0%였다. 보행 중 주변 소리를 인지하도록 교육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16.3%에 달했다. 사실상 보호자 4명 중 1명 안팎이 자녀의 헤드폰 사용 습관을 충분히 지도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르면 어린이는 헤드폰을 최대 음량 85dB 이하로 하루 1시간을 넘기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 적정하며, 그 이상 사용할 경우 5분간 휴식이 필요하다. 소비자원은 별도 주의사항을 통해 이른바 ‘60/60 법칙’에 따라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60분 이내 사용하고, 60분 이상 사용할 경우 반드시 쉬도록 안내했다. 보행 중에는 헤드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소비자원은 앞으로도 해외직구 제품의 국내 유통 현황을 지속 점검해 국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위해 제품의 유통 확산을 막겠다고 밝혔다. 해외직구의 문턱이 낮아진 만큼 가격과 디자인만 볼 것이 아니라, 어린이용 제품에 요구되는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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