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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4조3교대 시범운영에 반발 확산…직협 '즉각 철회하라

▷경찰직협, 16일 4조3교대 철회 촉구 기자회견 개최
▷"4조3교대, 현장 현실과 인적·제도적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

입력 : 2025.10.16 14:00
경찰 4조3교대 시범운영에 반발 확산…직협 '즉각 철회하라 16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진행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기자회견(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경찰청이 지난 13일부터 8주간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를 대상으로 4조3교대 및 5조3교대 근무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경찰직협)는 16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의 4조3교대 근무체제 시범운영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경찰직협은 "대한민국 경찰관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현장에서 묵묵히 헌신해왔다""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교대근무와 철야근무 속에서 세계 최고의 치안 안전을 이뤄냈지만, 그 대가로 자살률 1위 직업군이라는 아픈 현실을 떠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경찰의 근무환경은 이미 인간의 생체리듬을 파괴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면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야간근무를 2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우리 경찰은 수십년째 이를 이상처럼 감내하고 있음에도 경찰청은 근무환경개선 대신, 되려 경찰관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4조3교대 근무체제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4조3교대는 겉으로 보기에는 1일 8시간 근무라는 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운영방식은 4일 연속 야간 또는 유사 야간근무를 포함하고 있다"라며 "이는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교란시켜 수면장애, 피로누족, 우울증,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건강 피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천 소재 대형병원의 산업안전보건학 의료진에 따르면 4조2교대는 '주간·야간·비번·휴무'의 4일 패턴으로 야간근무 후 회복이 가능하지만, 4조3교대는 2일간 오후(15~23시) 근무 후 2일 연속 야간근무를 하게 되어 사실상 4일 연속 야간근무를 수행하는 것과 같아, 이는 생체리듬을 심각하게 교란시키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경찰청에서도 4조3교대 근무체제는 시범적용 이후 폐기된 바 있고, 이는 현장 현실과 인적·제도적 여건에 부합하지 않는 실패한 제도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경민 경찰청공무직노동조합 위원장은 "경찰청은 일선 경찰들과 시설공무원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근무시간 변경을 통보했다""(4조3교대는) 근로조건 개선이 아닌 인건비 절감을 위한 위장 제도"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앞에서는 '근로 조건을 개선하겠다', '법적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말을 내세우지만, 그 말은 배려가 아닌 살인을 위한 칼이었다"면서 "시설공무원들에게 휴게시간이 있다고는 하지만, 기계와 전기는 24시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휴게가 아닌 대기 시간이고 언제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상시관리와 점검도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로는 8시간 근무체제지만 실제로는 12시간 근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경찰청은 시설 공무직에게 먼저 4조3교대 제도를 적용했고, 이를 바탕으로 근무형태와 시간만 조정해 경찰에게 적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지만 우리는 해당 제도의 참상을 이미 목격한 바 있으며, 이는 사람을 죽이는 제도다"라며 " 법은 사람을 지켜야 하고 제도는 생명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조직이 정작 자신의 조직원들의 생명에는 눈을 감고 있고, 조직 안의 무책임은 곧 국민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이 제도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찰직협은 △4조3교대 시범운영 즉각 철회 △인력 확충 방안 마련 △4조3교대 시범운영이 어떤 경위와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등을 촉구했다.

 

경찰직협은 "교대제 개편의 핵심은 근무시간 조정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 보장과 인력 확보다"라며 "지금과 같은 인력부족 상황에서 근무체제만 변경하는 것은 '돌려막기 행정'에 불과하며, 오히려 일선 경찰관의 피로도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결과만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청이 진정으로 근무개선을 원한다면, 우선 충분한 인력 충원 계획을 수립하고, 그 세부 내용을 전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의 4조3교대 근무제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 조직도 변화된 사회 환경에 걸맞은 근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송일 중량경찰서 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이제 곧 경찰 창설 80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의 경찰 조직은 여전히 과거의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과거엔 절도, 강도 같은 범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고령화 문제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그에 맞춰 경찰의 역할도 사회복지업무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경찰의 근로환경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예전과 다르게 육아 휴직 등 여러 제도가 정착되면서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인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근무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앞서, 지금 이 시대에 걸맞는 근로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 방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경찰 조직 스스로도 진심으로 조직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4조3교대 근무제에 대해 연구 차원의 시범운영이라며, 전면 시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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