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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CPR] 주주를 위한 회사는 끝까지 없었다…"그래도 꺾이지 않는다"

▷윤주원 셀리버리 주주연대 대표 인터뷰
▷"주주운동은 여러가지 고통과 외로움 혹은 비난도 마주해...하지만 꺾이지 않는다"

입력 : 2025.04.10 14:29 수정 : 2025.04.10 15:02
[STOCK CPR] 주주를 위한 회사는 끝까지 없었다…"그래도 꺾이지 않는다" (일러스트=DALLㆍE)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주식은 부동산과 함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오랜 기간 각광받고 있다하지만 국내 주식 시장에 일부 기업의 부조리로 인한 거래정지·상장폐지로 피해를 입는 투자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이에 위즈경제는 억울하게 피해를 받은 주주들의 목소리를 듣고향후 발생 가능한 투자 리스크를 사전에 경고하여 건전한 주식 시장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지금까지 그렇게 당했는데, 또 순진하게 당한 기분이었다

 

윤주원 셀리버리 주주연대 대표는 지난달 18일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셀리버리 이사 직무 대리로 선임된 후 회사를 처음 방문한 날을 이같이 회상했다.

 

불과 1년전까지만 해도 회계장부, 복사기 등 각종 비품이 보관돼 있던 셀리버리 본사가 텅 빈 채로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말그대로 먼지 한 톨조차 남기지 않은 회사의 모습을 보자마자 순진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얼굴이 화끈거렸다라며 이사 직무 대리를 맡으면 회사가 당면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위)2024.03.25일경 촬영된 셀리버리 본사 사진/
(아래)2025.03.19일경 촬영된 셀리버리 본사 사진(사진=셀리버리 주주연대)

윤 대표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야반도주라고 표현하면서 물품 은닉, 파기, 훼손 등으로 회사의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몰지각한 직원들이 본사에 보관돼 있던 회계 장부, 비품 등을 제3의 장소로 은닉하고, 파기하고, 훼손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며 당사 직원들에게 개별적인 연락을 취해 모든 물품을 본사로 되돌려 놓을 것을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당사의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윤 대표는 셀리버리 이사 직무 대리로 선임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기에 어이가 없다면서 허탈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윤 대표는 주주연대는 셀리버리 사내 이사 조대웅과 김형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었다라며 그 가운데 조대웅 건은 기각, 김형은 부분 인용 처분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김형 건에서 작년 3월 개최된 주주총회 당시 의결권 제한 및 조작 등으로 김형이 선임된 것이 인정됐기 때문에 무효 처분을 받은 것라며 이어 김형이 직무정지되면서 대행자로 주주연대 박수본 부대표를 선임해주기를 희망했지만, 법원에서 소개해준 변호사를 이사 직무 대리로 선임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무 정지 가처분 사례를 보면 대게 제3자인 변호사를 선임해 이사 직무 대리로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만, 이 경우에는 직무 대리에게 3개월 간 약 천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지급해야 하고 제3자에게 회사를 맡기는 부분에 있어 심적 불안감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법원에서 셀리버리 주주들의 입장을 적극 반영해 저를 이사 직무 대리로 선임해줬다라며 아무래도 법원에서 주주들이 그간 겪은 고통과 아픔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판결을 해준 것 같아 법은 정의롭게 작동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현재 구속 중인 조대웅이 직무정지 판결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주주연대가 셀리버리에서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 작정으로 남김없이 모든 것을 없애버린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를 통해 혹시라도 남아있을지 모르는 자신의 범죄 증거를 없애버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의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표는 셀리버리 주주들의 염원은 조대웅과 이사진의 강력 처벌이라면서 셀리버리 주주연대에 참석해주신 주주분들은 정리매매 때 오히려 주식을 더 사는 사례도 있을 정도로 엄청난 결집력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는 6월 말이 되면 조대웅이 구속된지 5개월이 되는데, 이때부터는 보석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라며 하지만 주주연대는 지속적인 고발을 통해 보석을 신청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의결권 확보 등을 위해 주주분들께서 더욱 뭉쳐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번 달 18일 셀리버리 임시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통상 주총을 위해 필요한 주주명부를 국민은행증권대행부에서 수령해야 하지만, 회사가 모든 자료를 없애버리면서 주주명부를 받기 위해 주주명부열람등사 소송을 진행했고, 주주명부를 받을 자격을 갖추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임시주총에서 기존에 있는 경영진을 모두 해임시키고 모든 사태에 대한 철저한 책임 추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셀리버리 이사 직무 대리로서 자회사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리빙앤헬스)’ 정상화를 통해 주주들이 입은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장기적 플랜을 제시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단기적으론 조대웅에게 강력한 법적 처벌을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셀리버리 자회사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를 주주들을 위한 회사로 만들어야 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며 리빙앤헬스도 파산 직전 상태에 놓여있지만, 빠른 이사회 구성으로 정상화를 시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셀리버리 주주들을 향해 주주운동은 여러가지 고통과 외로움 혹은 비난도 마주해야 한다라며 다행히 법원에서 직무대리 가처분 신청을 받아주면서 주주들의 아픔과 고통에 법은 정의롭게 작동한다는 작은 위로를 전해주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주주가 개인주주들의 돈을 훔쳐가고 도둑질하는 것을 보장해주는 현행 상법이 그대로 있는 한 개인주주들은 계속 피눈물을 흘릴 것이라며 전쟁의 시작은 부조리한 셀리버리 이사진이 불을 붙였지만, 전쟁의 종결은 주주들의 손으로 결정한다는 믿음으로 흔들림 속에서도 넘어지지 않고 함께 나아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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