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분분한 '횡재세'... 도입되야 할까
▷ 지난 11월 14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 발의
▷ '상생금융 기여금의 부과' 조항 신설
▷ 단기적인 횡재세 도입 필요성과 함께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은행권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막대한 부를 쌓았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무려 18.5조 원으로, 올해 1~3분기 이자이익은 44.2조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40.6조 원) 대비 3.6조 원(+8.9%)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은행권의 이익이 서민들의 부담으로 이루어진 만큼,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횡재세(windfall tax) 도입’입니다. 은행들이 고금리라는 사회적 배경에 힘입어 얻은 초과 수익을 사회에 재분배하라는 겁니다.
★ 횡재세(windfall tax):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기업의 노력에 기인하지 않고 우연적 요인으로 기업이 향유하는 과다한 수익에 부과하는 세금을 ‘횡재세’라 할 수 있다. 특히, 가격 변동이 잦은 에너지 분야는 횡재세의 주요 논의 대상이다.
지난 11월 14일, 국회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제6장 제64조에 ‘상생금융 기여금의 부과’, ‘기여금의 사용’ 등의 조항을 신설하자는 내용인데요.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상생금융 기여금 부과’의 경우 “금융위원회는 금리변동 동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하여 금융회사의 당해 회계연도의 순이자수익이 직전 5년 평균 순이자수익의 100분의 120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해당 금융회사에게 그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의 100분의 40을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상생금융 기여금을 부과/징수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기여금을 내지 않거나 감면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는데요.
이 이야기는 즉, 한 해의 순이자수익이 일정 규모(직전 5년의 평균 순이자수익의 120%)를 넘는 경우, 벌어들인 순이자수익의 40%를 사회에 환원하라는 겁니다.
이렇게 징수된 기여금은 금융취약계층과 금융소비자의 금융부담으로 사용하겠다는 게 법안의 취지인데요.
이러한 횡재세 도입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는 추세입니다.
지난 11월 8일에 열린 ‘한국형
횡재세 도입, 세금인가 부담금인가?’ 토론회에서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 교수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들며 “임시적 방식으로 횡재세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석유 정제 기업의 이익이 커진 만큼 “임시적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먼저 도입하고 이후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항구화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말도 덧붙였는데요.
토론회에 참석한 김유찬 前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또한 단기적인 시점에서 횡재세 혹은 부담금 제도를 고려하는 게 적절하며, “부담금제도가 상대적으로 논란이 적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반면, 횡재세가 은행권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횡재세 주요 쟁점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개정안이 제시하는 상생금융의 필요성에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준전시 상황,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등에서 국내와 여건이 다르고, 국내은행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한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이자이익의 경기순환적 특징, 금융회사 회복력(resilience) 확보 중요성, 그리고 신용공급 축소 가능성 등에
근거하여 횡재세를 반대하였던 논리는 국내 은행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국방비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횡재세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많은 이익을 벌어들인 화석연료 기업들에게 횡재세를 걷어야 한다는 건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은 세 가지 이류를 들며 횡재세 도입에 반대했습니다.
먼저 경기순환국면별로 은행권이 가져가는 이자이익은 달라지는데, 이 이익이 발생한 시점과 횡재세 납부 시점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만약, 중앙은행 금리정책이 완화 기조로 전환될 경우 오히려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시점에서 세금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1분기에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기업에게 3분기에 횡재세를 물린다면, 은행을 압박해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횡재세가 금융회사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겁니다. ECB는 경제 충격이 발생할 경우에, 금융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리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충당금을 미리 모아 놓는 등의 방식으로 금융 리스크에 대비해야 하는 건데, 오히려 횡재세를 물려버리면 금융회사의 기업가치는 감소한다는 겁니다.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자본을 구하기가 힘들고, 리스크는 증대될 여지가 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자금중개기능의 위축’입니다. 횡재세는 금융회사가 벌면 벌수록 높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횡재세를 피하기 위해 “전략적인 규제회피적 영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횡재세에 대한 ECB의 우려점들과 더불어, 법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상생금융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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