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0.09%까지 둔화…전세는 다시 넓어진 상승권
▷전국 매매 0.06%·전세 0.09% 상승…매매 상승 지역 줄고 하락 지역 증가
▷서울 강남 11개구 매매 -0.04%…강북·경기 선호 단지는 상승세 유지
9월 4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전세가격은 0.09% 상승했다. 매매 상승폭은 줄었지만 전세가격 상승 지역은 늘어나며 실수요 부담이 이어졌다.(자료=한국부동산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9월 마지막 주 아파트 시장의 핵심은 ‘상승세는 남았지만 힘은 빠졌다’는 점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랐지만 상승폭은 전주보다 줄었고, 서울은 0.09% 상승에 그치며 0.1% 아래로 내려왔다. 반면 전세시장은 상승폭이 소폭 둔화됐음에도 상승 지역이 늘었다. 매매는 가격 부담과 관망세가 강해지고, 전세는 실수요가 선호 단지로 계속 몰리는 이중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1일 발표한 ‘2026년 9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2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6%, 전세가격지수는 0.09% 상승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도권 매매는 0.12%, 서울은 0.09% 상승했고 지방은 보합을 기록했다. 전세는 수도권 0.14%, 서울 0.16%, 지방 0.03% 상승으로 집계됐다.
숫자의 변화는 분명하다. 서울 매매가격 상승률은 8월 4주 0.29%에서 8월 5주 0.22%, 9월 1주 0.20%, 9월 2주 0.16%, 9월 3주 0.13%, 이번 주 0.09%까지 낮아졌다. 전국 매매도 9월 3주 0.09%에서 이번 주 0.06%로 둔화됐다. 수도권 매매 역시 0.17%에서 0.12%로 내려왔다. 상승세가 꺾였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단기 급등 이후 시장이 숨을 고르는 국면에 들어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매매시장 둔화는 지역 분포에서도 확인된다. 전국 182개 시군구 가운데 매매가격 상승 지역은 118곳에서 112곳으로 줄었다. 보합 지역은 3곳에서 8곳으로 늘었고, 하락 지역도 61곳에서 62곳으로 증가했다. 가격이 오르는 지역은 줄고, 관망 또는 조정 지역은 늘어난 셈이다. 지방 매매는 보합에 머물렀고, 제주와 충남, 부산은 하락했다.
서울 내부에서는 강북과 강남의 온도차가 더 뚜렷해졌다. 강북 14개구는 0.24% 상승했다. 서대문구는 남가좌·홍제동 대단지 위주로 0.41%, 동대문구는 장안·휘경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36%, 성북구는 돈암·하월곡동 위주로 0.36%, 노원구는 상계·월계동 위주로 0.34% 올랐다. 반면 강남 11개구는 0.04% 하락했다. 강남구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 위주로 0.56%,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0.33%, 송파구는 방이·잠실동 위주로 0.19% 떨어졌다.
이는 서울 집값이 일괄적으로 오르는 장세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가 재건축·핵심지에서는 조정 거래가 나타나고,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중소형·역세권·대단지에는 수요가 남아 있다. 한국부동산원도 서울에 대해 대단지·역세권·중소형 중심 상승 계약과 일부 지역의 하향 조정 거래가 함께 나타나 지역별 상승·하락 혼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기 역시 상승폭은 줄었지만, 선호 지역은 버텼다. 경기 매매가격은 0.15% 상승했다. 전주 0.23%보다 둔화됐지만 수도권 안에서는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화성 동탄구는 목·반송동 주요 단지 위주로 0.47%, 성남 중원구는 상대원·하대원동 위주로 0.39%, 수원 영통구는 매탄·망포동 위주로 0.37% 올랐다. 반면 이천시는 구축 위주로 0.18%, 고양 일산동구는 0.05% 하락했다. 경기 시장도 서울 접근성, 직주근접성, 대단지 선호가 뚜렷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9월 4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전세가격은 0.09% 상승했다. 매매 상승폭은 줄었지만 전세가격 상승 지역은 늘어나며 실수요 부담이 이어졌다.(자료=한국부동산원)
전세시장은 매매보다 완만하지만 더 넓게 움직였다. 전국 전세가격 상승률은 0.09%로 전주 0.10%보다 낮아졌지만, 상승 지역은 142곳에서 145곳으로 늘었다. 보합 지역도 13곳에서 14곳으로 증가했고, 하락 지역은 27곳에서 23곳으로 줄었다. 전세 상승폭은 줄었지만 상승 흐름이 더 많은 지역으로 퍼진 것이다.
서울 전세가격은 0.16% 상승했다. 강북 14개구는 0.25% 올랐고, 성북·강북·노원구가 각각 0.36%, 도봉구가 0.30%, 동대문구가 0.28% 상승했다. 강남 11개구는 0.09% 상승에 그쳤고, 서초구는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0.23% 하락했다. 매매와 마찬가지로 전세도 강북권과 실수요 생활권 중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 전세는 인천과 경기 모두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인천은 0.14% 올랐고, 서해구 0.21%, 연수구 0.19%, 영종구 0.15%, 검단구 0.14% 등이 상승했다. 경기는 0.13%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는 0.30%, 구리시와 화성 동탄구는 각각 0.29%, 하남시는 0.27% 올랐다. 매매가격 부담으로 매수를 미루는 수요가 전세시장에 머물고, 이 수요가 정주여건이 좋은 단지로 몰리면서 전세가격을 떠받치는 구조다.
지방은 매매와 전세의 차이가 뚜렷했다. 지방 매매가격은 보합이었다. 4대광역시도 보합이었고, 7개도 역시 보합에 머물렀다. 세종은 다정·어진동 준신축 위주로 0.03% 상승했지만, 제주와 충남, 부산은 하락했다. 반면 지방 전세는 0.03% 상승했다. 특히 세종 전세는 0.14% 올라 고운·새롬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상승했고, 경남 전세도 0.06% 상승했다. 지방에서도 매매 회복은 제한적이지만, 일부 지역 전세 수요는 유지되는 셈이다.
이번 주 시장은 ‘상승 둔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매매가격은 확실히 속도를 줄이고 있다. 서울은 0.09%까지 내려왔고, 강남 11개구는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도 0.12%로 둔화됐으며, 매매 상승 지역도 줄었다. 그러나 전세는 상승 지역이 늘었다. 집을 사려는 수요는 가격 부담 앞에서 주춤하지만, 살 집을 구해야 하는 수요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지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서울 강남권의 조정이 아니라 전세 상승 지역의 확대다. 강남·서초·송파의 하락은 고가 단지의 가격 부담과 일부 입주·재건축 변수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전세 상승 지역이 늘어난 것은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여전히 넓지 않다는 신호다. 매매가격이 부담스러워질수록 무주택자는 전세에 머물고, 전세 수요가 누적되면 다시 주거비 부담으로 돌아온다. 결국 하반기 주택시장의 핵심은 집값 상승률 자체보다 ‘매수 관망이 전세시장으로 얼마나 전이되는가’다. 매매시장이 식는 동안 전세시장이 계속 버틴다면, 실수요자의 부담은 줄어들기보다 형태만 바뀔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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