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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협상 기대에 유가 99달러…시장 시선은 美中 정상회담·물가로

▷트럼프 “중간선거 직후 이란과 협상 타결 가능”…호르무즈 재개방 가능성
▷브렌트유 2주 만에 최저…美 10년물 4.96%, 인플레이션 경계는 지속
▷미중 정상회담서 무역휴전·희토류·AI 규제 논의…‘빅딜’보다 추가 협상에 무게

입력 : 2026-09-23 09:25
미·이란 협상 기대에 유가 99달러…시장 시선은 美中 정상회담·물가로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기대가 커지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 소식이 겹치며 에너지 공급 불안이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하지만 시장의 경계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경고하고 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여전히 5%에 근접해 있다. 여기에 이번 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휴전과 희토류, 인공지능(AI) 규제를 둘러싼 논의까지 예정돼 있어 시장을 움직일 변수가 중동에서 미중 관계와 물가 문제까지 넓어지고 있다.

 

23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의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중간선거 직후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강경 대응 가능성도 경고했다.

 

◇호르무즈 열릴 가능성에 유가 100달러 아래로

 

보고서는 일부 언론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군사적 압박 완화를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이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끝내기 위해 대화 재개를 요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여기에 블룸버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 소식을 전하면서 공급 개선 기대가 커졌다. 그 결과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1.09% 떨어진 배럴당 99.25달러를 기록해 2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긴장 완화와 원유 공급 개선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아랍 국가들은 에너지 설비와 인프라 복구를 위한 100억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도 논의하고 있다. 아랍 국가들은 미국에 중동전쟁을 더 이상 격화시키지 않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다만 유가가 내렸다고 물가 부담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보스턴 연은 콜린스 총재는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고, 리치먼드 연은 바킨 총재 역시 최근의 물가 상승이 일부 부문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유가는 내렸는데 美 10년물은 여전히 4.96%

 

금융시장에서도 이런 엇갈린 신호가 나타났다. 미국 S&P500지수는 7764.6으로 전일과 사실상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종목별 등락이 엇갈렸지만 반도체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럽 Stoxx600지수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와 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0.13%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96%로 1bp 올랐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지수는 100.53으로 0.10% 상승했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재개방 가능성이 부각되며 상승폭은 제한됐다. 투자자들의 예상 변동성을 보여주는 VIX는 14.21로 4.44% 하락했다.

 

미국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보고서가 소개한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강세론은 기업실적 전망치의 지속적인 상향에 주목하는 반면 약세론은 성장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과거 두 자릿수 기업이익 증가가 평균 23개월 이어졌지만 현재는 33개월 지속되고 있어, 극단적인 붕괴보다는 일시적인 주가 조정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미중 정상회담, 무역휴전부터 AI까지

 

중동과 함께 시장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이번 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다수 언론을 인용해 무역휴전 연장과 관세, 중국의 희토류 수출, 미국산 농산물 수입, AI 규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규모 합의 가능성에는 신중한 시각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그리어 대표는 거대한 일괄 타결을 기대하기 어렵고 무역휴전 문제 역시 양국 간 이견이 있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소개된 로이터 평가에서도 정상회담의 우선순위가 대규모 합의보다는 기존 유예 조치의 연장에 맞춰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AI 역시 미중 경쟁의 핵심 변수다. 약 20개국이 AI 안전 기준 선언문에 서명했지만 미국과 중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경쟁에서 승리한 국가가 모든 것을 얻는다는 취지로 AI 개발 속도 조절론에 반대했다. JPMorgan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내년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가 1조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경제 성장을 자극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결국 현재 시장은 중동 긴장 완화라는 호재와 고물가·고금리 부담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호르무즈 재개방 기대는 유가를 100달러 아래로 끌어내렸지만 미국 장기금리는 여전히 5%에 가깝다. 여기에 미중 정상회담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다음 방향은 유가 자체보다 중동 협상 지속 여부와 인플레이션, 미중 갈등 관리가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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