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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 8% 안팎 질주…소비·투자·수출 ‘3박자’, 고유가·엘니뇨는 복병

▷FY2026-27 1분기 7.8% 성장…주요 IB, 올해 전망 7% 안팎으로 상향
▷세금·GST 인하로 소비 살리고 공공투자 확대…수출 다변화도 성장 뒷받침
▷재정지원 약화·고유가·엘니뇨에 금리인상까지 향후 성장 하방 변수

입력 : 2026-09-17 19:21
인도 경제 8% 안팎 질주…소비·투자·수출 ‘3박자’, 고유가·엘니뇨는 복병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인도 경제가 주요국 가운데 두드러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가 버티고 정부와 공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과의 무역 여건 개선과 수출 다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성장률은 8% 안팎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의 고성장에는 세금 감면과 보조금, 공공투자 확대 등 정책지원 효과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향후 고유가와 엘니뇨, 재정 여력 축소가 성장세를 얼마나 제약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국제금융센터가 17일 발간한 ‘최근 인도 경제의 고성장에 대한 해외시각’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FY2025-26 4분기 8.6%, FY2026-27 1분기 7.8%를 기록했다. 인도는 매년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하나의 회계연도로 사용한다. 연간 성장률도 FY2023-24 7.3%, FY2024-25 7.2%, FY2025-26 7.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 7.1%·투자 11.9%·수출 12%…성장축 골고루 확대

 

최근 성장의 특징은 특정 부문 하나가 아닌 소비와 투자, 수출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점이다. FY2026-27 1분기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고정투자는 직전 분기 10.8%에서 11.9%로 증가폭이 더 커졌고, 수출 증가율은 3.7%에서 12.0%로 급등했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자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전망치를 높였다. Morgan Stanley와 Citi는 FY2026-27 성장률 전망을 각각 6.7%, 6.9%에서 7.3%로 상향했다. Standard Chartered는 6.6%에서 7.2%, UBS는 6.7%에서 6.9%로 올렸다. 기존 6% 중후반이던 전망의 중심이 7% 안팎으로 이동한 셈이다.

 

그렇다면 인도 경제는 왜 이렇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보고서는 첫 번째 요인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소비 지원을 꼽았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소득세 면세구간을 넓히고 세율 적용구간과 세액공제를 조정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는 생활필수품과 의약품, 생활서비스 등에 부과되는 상품서비스세(GST)를 낮췄다. 기존 5·12·18·28%의 4단계 세율도 5%와 18% 중심으로 단순화했다. 가계가 내는 세금과 생활비 부담을 낮춰 실제 소비에 쓸 수 있는 돈을 늘린 것이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와 식량·비료 보조금 확대, 저소득층 현금지원까지 더해졌다. Goldman Sachs는 소득세·GST·유류세 인하와 각종 보조금, 국영석유회사의 유가 충격 흡수 등을 합친 인도 정부의 재정·준재정 지원 규모가 명목 GDP의 약 1.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가 먼저 투자하자 민간도 움직여

 

두 번째 성장축은 투자다. 특히 정부와 공기업이 먼저 돈을 쓰면서 전체 투자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뚜렷하다.

 

FY2026-27 1분기 인도 중앙정부의 자본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63개 공기업의 자본지출도 26.0% 늘었다. 철도위원회와 국영전력공사, 국가고속도로청, 석유천연가스공사, 전력망공사 등 인프라 기관의 투자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금융 여건도 투자 확대에 힘을 보탰다. 인도 중앙은행이 2025년 중 기준금리를 누적 125bp 낮추면서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개선됐고, 은행권 산업대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도로·철도·전력망 등 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고 금리 부담까지 낮아지면서 민간투자 회복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미국 관세 낮추고, 막힌 수출길은 싱가포르로

 

세 번째는 수출이다. 지난해 미국의 상호관세 충격으로 흔들렸던 대미 수출 여건이 개선됐다. 올해 2월 미국과의 무역협정 이후 미국의 대인도 상호관세율이 기존 50%에서 18%로 낮아졌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에도 비교적 빠르게 대응했다. UAE와 네덜란드 수출이 부진하자 싱가포르 등 역내 중계거점으로 물량을 돌렸다. 실제 대싱가포르 수출 증가율은 FY2025-26 4분기 38.2%에서 FY2026-27 1분기 100.5%로 확대됐다.

 

정유산업도 예상 밖의 완충 역할을 했다. 중동전쟁으로 석유제품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정제마진이 급등했고, 높은 정제능력을 보유한 인도의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외 충격을 단순히 피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출 기회로 일부 전환한 셈이다.

 

◇7% 성장 지속 가능할까…정책 효과 약화가 첫 시험대

 

문제는 지금의 성장동력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부 정책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IB들은 FY2026-27 인도의 재정적자 비율을 GDP 대비 4.5~4.9%로 전망한다. 정부 목표인 4.3%보다 높다. 목표를 지키려면 앞으로 공공투자와 각종 재정지원의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

 

고유가도 부담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공기업이 에너지 비용 상승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 기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결국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커진다.

 

엘니뇨도 변수다. 강수량 감소와 폭염으로 작물 파종면적이 줄면 농업생산이 위축되고 식품가격이 오를 수 있다. 높은 성장률에 식품·에너지 물가 상승까지 겹칠 경우 인도 중앙은행이 다시 금리를 올려야 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는 소비와 투자를 동시에 누르는 요인이 된다.

 

현재 인도의 고성장은 소비·투자·수출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움직인 결과다. 다만 세금 감면과 보조금, 공공투자라는 정책 엔진의 힘이 약해진 뒤에도 민간소비와 투자가 스스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 인도가 7% 성장국가로 자리 잡을지를 가를 다음 시험대는 ‘정책이 끌어준 성장’을 ‘민간이 이끄는 성장’으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넘겨받느냐에 달려 있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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