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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권 ETF 신탁 현장검사…‘현장 책임 떠넘기기’ 우려도

▷KB국민·우리·농협 시작…24일부터 신한·하나·SC제일로 확대
▷수수료·불완전판매 점검…노조 “본점 KPI·영업정책도 조사해야”

입력 : 2026-08-10 14:00
금감원, 은행권 ETF 신탁 현장검사…‘현장 책임 떠넘기기’ 우려도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요 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신탁 판매 실태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단기간에 판매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고객의 투자기간과 맞지 않는 수수료 방식이 주로 적용됐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노조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검사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장 직원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을 대상으로 ETF 신탁 판매 실태를 검사한다. 오는 24일부터는 신한·하나·SC제일은행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ETF 신탁은 은행이 고객의 자금을 맡아 ETF에 투자하고, 미리 설정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해당 상품을 매도하는 구조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이다.

 

금감원은 은행이 고객의 예상 투자기간에 적합한 수수료 방식을 안내했는지, 낮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해 단기간에 매도와 재가입을 반복하도록 유도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상품의 위험성과 수수료를 제대로 설명했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앞서 금감원이 발표한 소비자경보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 주요 은행의 ETF 신탁 판매액은 64조원, 거래 건수는 103만건에 달했다. 올해 5월 판매액은 1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보다 8.8배 증가했다.

 

고객의 평균 ETF 보유기간은 42일에 그쳤고 전체 거래의 94.6%가 가입 후 6개월 안에 매도됐다. 하지만 가입할 때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먼저 내는 선취수수료 방식이 전체 거래의 91.7%를 차지했다.

 

실제 투자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후취 방식이 단기투자자에게 유리할 수 있는데도 선취 방식에 판매가 집중됐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해당 기간 6개 은행이 받은 ETF 신탁 수수료는 3948억원으로, 고객이 투자기간에 적합한 방식을 선택했다고 가정한 추정 수수료 545억원의 7.2배에 달했다.

 

금감원은 현장검사와 함께 은행권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선·후취수수료와 중도해지수수료 등 수수료 체계를 재검토하고, 은행 내부 성과평가와 판매절차도 개선할 계획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불합리한 판매관행을 바로잡을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검사와 책임 추궁이 현장 직원에게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개별 직원의 설명의무뿐 아니라 ETF 신탁 판매를 늘리도록 만든 본점의 영업목표와 핵심성과지표(KPI), 수수료 체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처럼 상품 도입과 판매정책, 당국의 감독 책임은 충분히 따지지 않고 현장 직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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