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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소비] 여행·팬덤에 지갑 여는 5060…검색은 '자녀', 결정은 '내가' ③

▷가족에게 집중했던 시간과 지출, 자신의 행복과 경험으로 이동
▷여행·외식에서 팬덤 활동까지 ‘나를 위한 소비’ 영역 확대
▷자녀에게 상품 정보를 얻되 구매 주도권은 부모가 유지

입력 : 2026-07-30 03:31
[요즘소비] 여행·팬덤에 지갑 여는 5060…검색은 '자녀', 결정은 '내가' ③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보다 아낄 곳과 쓸 곳을 나누는 ‘양면적 소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본지는 1020세대부터 3040세대, 5060세대까지 세대별 소비 현장을 통해 불황기 소비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자녀를 키우는 데 시간과 돈을 쏟아온 50·60대가 자녀 독립 이후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구들과 여행과 외식을 즐기고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을 찾는 등 가족에게 집중했던 소비의 무게중심을 자신의 취향과 경험으로 옮기는 모습이다.

 

소비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상품 검색과 가격 비교에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자녀의 도움을 받지만, 실제 구매 여부는 자신의 경험과 필요를 바탕으로 직접 결정한다. 자녀 세대의 ‘시장 검색’ 능력과 부모 세대의 오랜 ‘시장 경험’을 결합한 새로운 소비 형태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젠 나를 위해 씁니다”…여행·외식·문화생활로 향한 지갑



가구 소득수준별 지출 항목 증감(사진=오픈서베이)

오픈서베이의 ‘시니어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시니어층의 여행과 외식, 문화·여가 관련 소비 지출은 전년보다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월평균 가구소득 7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시니어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자녀 교육과 가족생활에 우선적으로 사용했던 시간과 비용의 일부가 친구들과의 여행과 외식, 공연 관람 등 자신의 취향과 경험을 위한 활동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녀 세대가 독립하면서 부모 역시 스스로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게 된 것”이라며 “가족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즐거움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을 위한 소비가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임영웅의 팬덤 '영웅시대'(사진=연합뉴스)

 

대표적인 사례가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는 팬덤 활동이다. 과거에는 방송을 시청하는 데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팬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수의 소식을 공유하고 공연장을 직접 찾거나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있다.

 

50대 A씨도 자녀들이 독립한 뒤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과 비용이 늘었다고 말했다. A씨는 “예전에는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이 자녀와 가족 중심이어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어려웠다”며 “지금은 친구들과 여행을 가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장에 가면 엄마나 아내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며 “과거에는 나를 위해 돈과 시간을 쓰면 미안했지만, 지금은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검색은 자녀에게, 결정은 내가”…‘시장 검색’과 ‘시장 경험’의 결합

 

자신을 위한 소비가 늘어난 것과 함께 자녀와 소비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도 50·60대의 새로운 소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품 정보가 많거나 온라인 절차가 복잡한 분야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자녀의 도움을 받되, 실제 구매 여부는 자신의 경험과 필요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최근 1년 내 경험 서비스별 본인 주도 의사결정 비율(사진=오픈서베이) 

 

오픈서베이 리포트에 따르면 시니어들은 금융과 온라인 쇼핑 등 일상적인 소비 영역에서는 80% 이상 직접 의사결정을 내렸다. 반면 문화·여가와 여행 상품 예약에서는 본인 주도 비율이 7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상품 비교나 온라인 예약 절차가 복잡할수록 자녀의 정보 탐색과 조언이 소비 과정에 더 많이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제품과 영양제, 여행 상품처럼 가격이 높거나 비교해야 할 조건이 많은 제품에서도 자녀의 영향력이 커진다.

 

A씨는 “생필품은 오랫동안 사용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구매하지만 기능과 에너지효율, 사후관리 조건이 복잡한 가전제품은 자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참고한다”며 “요즘 아이들은 여러 사이트의 가격을 비교하고 광고성 후기를 가려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녀의 추천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녀가 가격과 제품 정보를 찾아주면 실제로 자주 사용할 기능인지,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는지, 가격이 적정한지를 다시 따져 최종 결정은 직접 내린다.

 

A씨는 “자녀의 설명을 들은 뒤 실제로 사용할 기능인지, 그만한 돈을 쓸 가치가 있는지를 다시 생각한다”며 “정보는 도움받지만 무엇을 살지는 내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부모가 오랜 기간 축적한 ‘시장 경험’이 소비 판단의 주요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자녀 세대가 온라인에서 가격과 조건을 빠르게 비교하는 ‘시장 검색’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부모 세대도 자녀의 정보 검색 능력을 받아들이되 자신의 경험과 필요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석찬 사진
장석찬 기자  seokchanj26@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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