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충격에 AI 의구심까지…‘두 가지 불안’에 흔들린 시장
▷미국, 이란 공격 8일째 지속…이란 최고지도자 “전면 공격 전환” 위협
▷브렌트유 한 주간 15.9% 급등·VIX 24.9% 상승…빅테크 실적도 변수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국제금융시장이 중동발 에너지 충격과 AI 투자 수익성 논란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이란 최고지도자가 전면적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둘러싼 운송 리스크가 다시 커졌다. 여기에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과 수익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은 유가와 기술주라는 두 개의 불안을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20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미군 중앙사령부는 지난 19일 이란에 대한 8일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이란군의 감시 및 방공시설 파괴에 집중됐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협하는 이란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미군 시설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방위군에 보복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군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이 잊지 못할 교훈을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미군 공격이 며칠 더 이어질 경우 이란군이 전면적 공격의 1단계 이행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호르무즈 넘어 홍해까지…운송 리스크 확대
이번 중동 긴장의 핵심은 원유 공급 그 자체보다 운송 경로의 불안이다. 국제금융센터는 WSJ 등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후티 반군 간 군사적 긴장으로 홍해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로 활용되는 홍해까지 정상적인 운송 여건을 제공하지 못하면 세계경제가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반응은 유가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주 브렌트유는 88.10달러로 한 주간 15.91% 급등했다. 호르무즈 통항 불안에 홍해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에너지 공급망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이는 중앙은행의 금리 경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강화됐다. 미국 S&P500지수는 주간 기준 1.55%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6.44%, 한국 KOSPI는 8.77% 떨어졌다. 투자자 불안을 보여주는 VIX지수는 24.88% 급등했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공포지수’로 불린다. 수치 상승은 투자자들이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유가는 뛰었지만 달러는 약세…엇갈린 시장 신호
흥미로운 점은 중동 긴장과 유가 급등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달러지수는 주간 기준 0.19%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1491.3원으로 0.58% 떨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55%로 1bp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주요 국채금리 하락과 연내 금리인상 전망 후퇴가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이 중동 리스크를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우지만, 동시에 기업 실적과 소비, 글로벌 경기에는 부담이 된다.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경우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주요 유가 급등 여파로 6bp 상승했다. 같은 에너지 충격이라도 지역별 경제 구조와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금리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 셈이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AI 실적 시즌, 기술주 불안 가를 분기점
중동 리스크와 함께 시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AI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알파벳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빅테크 실적 자체보다 AI 투자 계획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벳이 AI 투자와 관련해 어떤 설명을 내놓느냐에 따라 AI 전망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거나 오히려 증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애플 등 주요 빅테크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은 이제 “AI가 성장 산업인가”보다 “그 투자로 언제,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해외시각도 엇갈린다. 로이터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기술주 수익을 놓칠 수 없다는 ‘포모’ 심리로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는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 심리를 뜻한다. AI 관련주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있어도, 미국 기술주 상승세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부담이 큰 빅테크보다 실제 수요 증가의 수혜가 뚜렷한 반도체 기업으로 자금이 쏠리는 흐름은 이런 심리를 보여준다.
반면 Financial Times는 AI 모델 개발사들이 수익성 압박으로 사용량 기반 요금제로 전환하고 있지만, 저가 중국산 모델 확산과 토큰당 지출 감소 등으로 수익화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주 시장의 핵심은 중동발 유가 충격과 AI 실적 검증이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호르무즈와 홍해 리스크가 이어지면 유가는 더 오르고 물가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빅테크가 AI 투자 수익성을 설득하지 못하면 기술주 조정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시장은 지금 전쟁과 기술, 에너지와 실적이라는 서로 다른 불안을 한꺼번에 확인해야 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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