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은 정말 터졌나…마이크론 실적이 던진 반전 신호
▷트럼프, 이란에 핵·호르무즈 양보 압박…협상 낙관론은 여전히 불안
▷유가 급락에 금리 하락했지만 달러는 13개월 만에 최고치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한 이미지입니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미국 증시를 흔들던 AI 거품 우려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반도체주 고평가 논란 속에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했지만, 장 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AI 투자 열풍이 과도하다는 경고는 여전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실제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기술주를 둘러싼 불안과 기대가 다시 맞부딪히는 흐름이다.
2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24일 미국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0.10% 하락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관련주의 고평가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반면 유럽 Stoxx600지수는 소매·헬스케어·여행 관련주 강세로 0.08% 올랐다. 한국 KOSPI도 3.26% 상승했다.
◇불안한 AI 장세, 실적은 반대로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마이크론 실적에 쏠렸다. 마이크론의 3~5월 매출은 415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5.11달러로 각각 시장 예상치인 355억달러, 20.4달러를 웃돌았다. 이익률도 84.9%로 예상치 81.8%를 상회했다. 장중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2.4% 급등했다.
4분기 전망도 강했다. 회사는 다음 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을 각각 500억달러, 3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실적이 AI발 대규모 수요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업체 등을 포함한 고객들과 3~5년 장기 공급계약 16건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AI 투자 논쟁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최근 시장에서는 빅테크의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의구심이 커졌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의 직접 수혜 품목이다. 수요가 숫자로 확인된 만큼 ‘AI 버블 붕괴’라는 해석은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힘을 얻게 됐다.
다만 낙관만 하기에는 변동성 위험이 남아 있다. Bloomberg는 AI 버블 붕괴 우려가 과도할 수 있지만, 대규모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의 손실 확대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과열된 장세에서는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유가는 떨어졌지만 달러는 강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유가와 금리, 달러가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4.33% 하락한 73.7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이후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줄어든 영향이다.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0bp 하락한 4.39%를 기록했다.
그러나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달러지수는 0.16% 오른 101.57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21%, 0.14% 하락했다. 뉴욕 1개월물 NDF 기준 원·달러 환율은 스왑포인트를 감안해 1542.5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Reuters는 국제유가 하락이 달러 강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상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수입물가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유가가 동시에 하락하면 에너지 가격 부담이 줄어 중앙은행들의 긴축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트럼프 압박에도 미·이란 협상은 불안
지정학적 변수도 계속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크게 이기고 있으며 이란이 큰 양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에 파견될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에 미국인이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고, 이란이 호르무즈 통항료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거부하면 협상을 취소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 사찰 수용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양해각서에 미사일 문제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 부분에 대한 타협은 없다고 강조했다. Reuters에 따르면 이란은 걸프 지역 국가들과 호르무즈 관련 협상도 시작했다. 걸프 국가는 통행료 면제를, 이란은 환경·보안 명목의 수수료 부과를 주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시장은 두 갈래 신호를 동시에 보고 있다. 하나는 유가 하락과 마이크론 실적이 보여준 안도감이다. 다른 하나는 달러 강세, 금리 경로 불확실성, 미·이란 협상 미해결이라는 경계 신호다. AI 장세는 무너졌다기보다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 앞으로 시장의 핵심은 기대가 아니라 실적이다. 반도체 기업들이 마이크론처럼 수요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면 AI 우려는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실적이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면 고평가 논란은 다시 시장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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