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웃고 중국은 흔들렸다…엇갈린 亞 경제, 한국 수출에 변수 되나
▷일본 1분기 GDP 2.1% ‘깜짝 성장’…수출·소비 동반 회복에 금리인상 가능성 확대
▷4월 중국은 소비·생산·투자 동반 둔화…“내수 침체 장기화 땐 성장률 하향 가능성”
(일러스트=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아시아 양대 경제권인 일본과 중국의 경기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수출과 소비 회복을 기반으로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소비·생산·투자가 동시에 둔화되며 경기 회복 동력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일본은 반도체·AI 사이클 회복과 대미 수출 증가가 경기 반등을 이끈 반면,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글로벌 공급망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입장에서는 두 국가의 온도차가 향후 수출 구조와 산업별 실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KCIF)가 19일 발간한 ‘일본 1분기 GDP 성장률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1%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0.8%)와 시장 예상치(1.7%)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성장세는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개선된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 0.2%에서 올해 1분기 1.1%로 확대됐고, GDP 기여도 역시 0.6%포인트까지 높아졌다. 실질임금 상승과 정부 지원책 효과가 소비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출 회복세는 더 가팔랐다. 일본의 1분기 수출 증가율은 7.1%를 기록했으며, 특히 반도체와 전자부품 중심 재화 수출이 9.0% 증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관세 부담 완화가 일본의 대미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경기 반등이 아니라 일본 제조업 경쟁력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Citi와 Goldman Sachs 등은 AI·디지털 전환 및 노동력 절감 관련 구조적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다시 부상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견조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본은행의 6월 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3.4%로 시장 예상치(3.1%)를 웃돌았다.
다만 일본 경제 역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소비심리 둔화 가능성이 2분기 이후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반면 중국 경제는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다시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국제금융센터가 18일 발표한 ‘중국 4월 주요 경제지표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2%로 전달(1.7%) 대비 급감했다. 자동차(-15.3%), 가구(-10.4%) 판매 감소 영향이 컸다.
산업생산 증가율 역시 5.7%에서 4.1%로 둔화됐다. 자동차 생산 감소와 제조업 PMI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PMI는 49.4로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
무엇보다 투자 부진이 심상치 않다.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기존 1.7%에서 -1.6%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부동산 투자 감소폭은 -13.7%까지 확대됐고, 인프라 투자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은 수출이었다. 4월 수출 증가율은 14.1%로 급등했다. 첨단제품과 자동차 수출 확대 영향이 컸다. 지역별로는 러시아·아세안·EU·미국 순으로 수출 증가폭이 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출만으로 내수 부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금융센터는 Pinpoint Asset 분석을 인용해 첨단제품 수출 확대에도 국내수요 부진과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소비 부양과 첨단산업 투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노동절 연휴 기간 소비쿠폰을 발행하고 관광 소비를 유도하는 한편, AI·항공우주 분야 투자 확대도 검토 중이다.
그럼에도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중국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Nomura는 중국의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4.7%)보다 낮은 4.1%로 제시했다. Goldman Sachs 역시 중동발 에너지 충격과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중국의 경기 흐름 차이가 한국 산업에 미칠 영향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경기 회복은 반도체·전자부품·소재 업종의 대일 수출 확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제조업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반면 중국 내수 둔화는 화학·철강·소비재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향후 아시아 경기 흐름의 핵심 변수는 ‘중국 내수 회복 여부’와 ‘일본의 금리 정상화 속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수출과 투자 회복을 바탕으로 정상화 국면에 진입하는 동안, 중국은 여전히 부동산과 소비 침체라는 구조적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시아 경제의 양극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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