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제도 개편안,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포괄적인 접근 필요"
▷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한계기업 증가와 상장폐지 요건 강화의 시사점'
▷ 상장폐지 요건 강화되면, 한계기업 상당수 퇴출 예측
▷ 시장 내 경쟁압력 강화 등의 추가적인 보완 필요해
(사진 = 연합뉴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지난 1월,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상장폐지 요건 중 재무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2년 연속 감사의견이 비적정일 경우 상장폐지되도록 규정을 명확히 하는 등 내용이 기존보다 엄격해졌다. 이에 대해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은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내 경쟁압력을 강화하는 등 포괄적인 접근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의 '한계기업 증가와 상장폐지 요건 강화의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상장기업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2023년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약 41%에 달할 정도이다. 재무적인 건정성이 매우 우려되는 셈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증가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유인을 저해하고 증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부실기업의 경영진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불투명한 경로로 자본을 조달하며, 최근에는 상장폐지를 회피하려 분식회계까지 일삼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한계기업의 주식 수익률은 장기간 시장 평균을 하회하여,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한계기업의 상당수가 이른 시기에 퇴출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예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기업의 약 7%, 코스닥 상장 기업의 약 7%가 상장요건(유가증권시장 2029년까지 300억 원, 코스닥 시장은 100억 원으로 상향)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출 절차의 효율성 역시 개선되면서, 거래정지 장기화 완화 및 투자자의 환금성을 높이고 시장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단순히 한계기업의 상장을 폐지시킨다고 해서 그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짚었다. 학계에서는 2008년 이후 지속된 저금리 환경과 완화적 통화정책,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 및 재정정책, 금융기관의 관대한 대출 관행 등을 한계기업의 존속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물론, 시장의 구조적 요인을 고려한 포괄적인 접근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 내 경쟁압력을 강화하여 생산성이 낮은 기업이 시장 규율을 통해 신속히 퇴출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및 금융기관의 지원 관행도 기존보다 선별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폐지 과정에서 기업이 관련 정보를 충실히 공시하도록 유인 체계를 확립하고, 공시의 신뢰성과 충실도를 높일 수 있는 보완책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정교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자산주의 저평가 현상이 합리적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M&A 압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일반 주주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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