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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P, 보이스피싱 피해 186억원 막았지만…정보공유 확대 속 남은 과제는?

▷12주간 14만8000건 공유…수사정보 활용해 118억원 피해 차단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 “실시간 정보공유·표준화…민간 데이터 연계해야”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오탐 시 원스톱 구제절차 마련해야”

입력 : 2026-08-12 09:56
ASAP, 보이스피싱 피해 186억원 막았지만…정보공유 확대 속 남은 과제는?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금융·통신·수사기관이 함께 활용하는 정보공유·분석 플랫폼 ‘ASAP’이 초기 운영에서 186억5000만원의 피해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정보를 연결해 보이스피싱 대응을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다만 정보공유가 확대되는 만큼 정상 계좌나 전화번호가 잘못 차단되는 오탐을 줄이고, 피해 소비자를 신속하게 구제할 절차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ASAP은 지난해 10월 은행권 정보를 중심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출범 후 12주 동안 은행권과 수사기관, 금융보안원 등이 공유한 정보는 14만8000건이다. 금융회사들은 이를 활용해 2705개 계좌에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내렸고, 총 186억5000만원의 피해를 방지했다.

 

지난 4일부터는 개정 통신사기피해환급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정보공유 범위가 금융회사 중심에서 통신사와 수사기관, 제2금융권, 가상자산거래소 등으로 확대됐다. 공유 대상에는 피해·사기 의심계좌의 계좌번호와 거래내역, 명의인 정보뿐 아니라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와 이용자 정보, 악성 앱과 금융회사의 피해 의심거래 탐지정보 등이 포함된다.

 

◇“사후 구제에서 사전 차단으로”…기관 정보 결합 효과 확인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ASAP이 기관별로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보이스피싱 대응을 사후 구제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범죄는 기관의 행정 절차보다 빠르고, 예방은 정보가 움직이는 속도만큼만 가능하다”며 “그동안 신고와 지급정지, 수사, 통신 차단이 기관별로 나뉘어 있어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에도 금융회사는 자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의심거래를 탐지해 왔다. 하지만 개별 금융회사와 수사기관 등이 보유한 정보가 충분히 연결되지 않아 한 기관에서 포착한 범죄 징후를 다른 기관의 차단 조치로 신속하게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었다.

 

수사기관 정보의 활용 효과도 확인됐다. ASAP 출범 후 12주 동안 악성 앱·피싱사이트 피해 의심정보를 활용해 지급정지 등 1250건의 조치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막은 피해액은 118억4000만원으로 전체 피해방지액의 63.5%를 차지했다.

 

보이스피싱 대응을 사후 피해 구제에서 선제적·실시간 피해 예방으로 전환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김 대표는 “계좌정보와 전화번호, 악성 앱 등 서로 다른 영역의 범죄 징후를 연결하면 범죄의 한 단계만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해 발생과 자금 이동 과정 전반을 신속하게 추적하고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시간 공유·표준화 필요…민간 데이터 연계도 과제

 

다만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보공유 속도와 기관별 정보 형식부터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공유되는 정보량을 늘리는 것보다 정보가 공유된 뒤 실제 조치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기관마다 정보의 형식과 분류 기준이 다르면 공유된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차단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보이스피싱 대응의 기준은 누가 정보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필요한 정보가 도착했느냐가 돼야 한다”며 “피해금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계좌로 이동하는 만큼 실시간에 가까운 정보공유와 기관별 정보 형식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이 축적한 사기정보와 탐지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과제로 꼽았다. 더치트 등 민간 플랫폼이 보유한 사기 의심정보를 공공 정보망과 연계하고, 정보공유량보다 피해 발생 전 차단액과 탐지부터 조치까지 걸린 시간, 반복적으로 악용되는 계좌·전화번호 차단율 등을 성과지표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정보공유 빨라질수록 오탐 피해도 확산…구제 절차 필요

 

정보공유가 확대될수록 오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계좌나 전화번호가 범죄 의심정보로 잘못 분류되면 선의의 소비자가 금융·통신 서비스 이용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특히 소상공인 계좌가 잘못 지급정지될 경우 거래대금 결제 등이 막혀 영업활동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잘못된 정보가 여러 기관에 공유돼 피해가 확산될 경우 이를 신속하게 바로잡을 통합적인 권리구제 창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보 정정·차단 해제 원스톱 창구 마련 △차단 사유·이의제기 방법·처리기한 안내 등을 제안했다.

 

금융회사가 공유받은 정보를 적절히 활용했는지 관리·감독하고, AI 분석모델의 오탐률과 정보 정확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방안도 과제로 제시됐다.

 

김 대표는 “ASAP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모으느냐가 아니라, 이를 정확하게 활용해 보이스피싱을 예방하면서 정상적인 소비자의 권익도 충실하게 보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조성목 서민금융진흥연구원장.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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