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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호황이 끌어올린 기준금리…한은, 3년 6개월 만에 긴축 전환

▷기준금리 2.50%→2.75% 만장일치 인상…성장·물가·가계부채 동시 압박
▷"8월 연속 인상보다는 10월 유력"…반도체 경기와 내수 확산이 핵심 변수

입력 : 2026-07-20 11:29
반도체 호황이 끌어올린 기준금리…한은, 3년 6개월 만에 긴축 전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유튜브 갈무리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인 데다 물가 불안과 수도권 집값, 가계대출 증가까지 겹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이 추가 인상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8월 연속 인상보다는 성장률과 물가 흐름을 확인한 뒤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인상에 찬성한 만장일치 결정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도 연 1.25%로 함께 올랐다.

 

◇ 수출만 좋았던 반도체, 금리까지 움직였다

 


반도체 수출물량 추이.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이번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호황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까지 회복되면서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것보다 국내 성장세가 강해졌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인 2.6%를 큰 폭으로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율이 20% 중반까지 확대될 경우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0.5%포인트 높아질 수 있어 3%대 성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역시 반도체 호조와 정책 효과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반도체 호황은 단순히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 가격과 수출 물량이 오르면 수출로 벌어들이는 소득이 늘어나고, 기업 투자와 임금,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반도체 가격 상승이 교역조건과 국내총소득(GDI)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1분기 GDI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2%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8%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한국은행은 이 같은 소득 증가가 내수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소비자물가 3.2%…비용 부담에 수요 압력까지

 

물가도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3.2%까지 높아졌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를 기록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웃돌았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최근 일부 하락했지만, 그동안 누적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와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외식·숙박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수요 측 물가 압력까지 커질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인 2.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 2.4%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민현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호조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개인서비스 물가와 근원물가가 지난 6월 잠시 둔화했지만,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다시 반등할 수 있어 향후 물가 지표의 방향성이 금리 인상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추가 인상 10월 유력…8월은 ‘살아 있는 회의’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지만 오는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027년 상반기 두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최종금리가 3.5%까지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8월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이번 인상의 파급효과와 추가 경제지표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발표되는 2분기 GDP와 GDI, 7~8월 물가, 고용과 소비 흐름 등을 토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재는 향후 금통위가 모두 금리 조정 가능성이 열려 있는 ‘라이브 미팅’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8월 인상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미리 정해진 경로보다 발표되는 데이터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통위 당일 채권시장 반응도 제한적이었다. 기준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이 이미 시장금리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기자회견에서 8월 연속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국채선물 가격이 오르고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장은 이번 금통위를 예상보다 덜 매파적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금리가 빠르게 안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분기 성장률이 다시 예상을 웃돌거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고채 발행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경우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국제유가와 환율도 변수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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