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반등의 진실...'있는 집'만 아이 더 낳아
▷2023년 0.72명에서 지난해 0.80명으로 소폭 올라
▷소득 상위 30%가 반등 주도...저소득 출산율은 정체
▷“출산 이후 지원보다 가족형성 전 단계 문턱 낮춰야”
▷고용안정·일가정 양립·공공돌봄 강화 제안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출산율 반등이 저출생 위기 완화의 신호처럼 보이지만, 그 회복이 경제적 상층에 집중되면서 결혼과 출산이 계층에 따라 갈리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9일 발간한 청년 가족형성 관련 브리프 「사회경제적 계층 간 가족형성 기회의 격차에 대한 문화적 접근: 규범적 동질성의 함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프는 최근 출산율 반등이 계층적으로 고르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고 봤다.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 2025년 0.80명으로 소폭 올랐지만, 반등을 주도한 집단은 소득 상위 30%였다는 것이다. 저소득·저학력 청년층의 출산율은 정체되거나 오히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브리프는 "결혼과 출산이 경제적 조건을 갖춘 계층에 더 집중되면 출산율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청년 전체의 삶의 기회가 넓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결혼·출산이 가능한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이 나뉘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은 ‘문턱 안’ 청년에 더 잘 닿았다
브리프는 출산율 반등이 경제적 상층에 집중된 배경으로 현행 저출생 정책의 설계 방식을 지목했다. 정책 상당 부분이 결혼·출산을 이미 결정했거나 그 단계에 가까운 가구에 집중돼 있어, 일정한 소득과 고용 기반이 있는 집단에 더 잘 작동한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신생아 특례대출 제도가 제시됐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소득·자산 요건과 원리금 상환 능력을 전제로 한다. 브리프는 이런 구조가 “경제적 기반을 갖춰야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다”는 기준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육아휴직 제도도 비슷한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육아휴직과 육아지원 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임금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은 제도에서 배제될 수 있다. 제도가 있어도 안정된 일자리에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용 가능성이 다르다는 의미다.
◇가족형성 전 단계부터 문턱 낮춰야
브리프는 향후 정책 방향으로 결혼·출산 이전 단계의 조건을 낮추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출산 이후 지원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이미 가족형성 과정에 들어선 가구에 혜택이 집중될 수 있는 만큼, 청년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기반부터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청년 고용안정화 정책을 가족정책의 핵심 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 직업훈련과 고용 연계, 중소기업 청년 장기재직 지원 등은 단순한 고용정책이 아니라 가족형성 기회를 넓히는 정책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가정 양립 제도의 사각지대 해소도 과제로 제시됐다. 고용보험 밖에 있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도 부모가 됐을 때 소득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육아지원 체계를 넓혀야 한다고 봤다.
돌봄 인프라의 공공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시간제 보육, 긴급돌봄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저소득 가구의 아이돌봄서비스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 여성에게 결혼과 출산이 경력과 소득 상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공 돌봄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브리프는 저출생 정책의 평가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 수혜자가 소득, 학력, 고용형태별로 어떻게 분포하는지 점검해 지원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출산 의향이 낮은 저학력·불안정고용 청년층도 명시적 정책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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