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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늘었지만…제조업·청년 고용은 여전히 ‘냉각’

▷4월 고용보험 가입자 1,580만7천명…서비스업 중심 26만9천명 증가
▷제조업 11개월째 감소·청년 가입자 44개월째 줄어…구인배수 개선도 회복 단정 어려워

입력 : 2026-05-11 13:26
고용보험 가입자 늘었지만…제조업·청년 고용은 여전히 ‘냉각’ 26년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자료=고용노동부)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고용보험 가입자가 4개월 연속 20만명대 후반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노동시장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비스업이 전체 가입자 증가를 떠받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감소 흐름을 이어갔고, 29세 이하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2년 9월 이후 44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2026년 4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80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만9천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1.7%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 26만3천명, 2월 25만9천명, 3월 27만명에 이어 4월에도 26만9천명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20만명대 후반을 유지했다.

 

겉으로 보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노동시장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107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만4천명 늘었다. 보건복지업이 11만7천명 증가하며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숙박음식업 5만4천명, 사업서비스업 2만6천명, 전문과학기술업 2만3천명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여전히 부진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1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8천명 감소했다. 제조업 가입자는 11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 가입자도 74만6천명으로 9천명 줄어 33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의 경우 감소 폭은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지만, 장기간 이어진 업황 부진의 여파가 고용보험 가입자 지표에 계속 반영되고 있다.

 

◇ 서비스업이 버틴 고용 증가…제조업은 업종별 균열 확대


 

그래프=고용노동부

 

이번 통계에서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를 이끈 것은 사실상 서비스업이다. 보건복지업은 사회복지서비스업, 특히 비거주 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숙박음식업도 음식·음료점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전문과학기술업은 법무·회계 등 전문서비스업과 연구개발업, 건축·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서비스업 내부에서도 모든 업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부동산업은 감소했고, 정보통신업도 소폭 감소 흐름을 보였다. 보건복지업 역시 전체 증가 폭은 컸지만, 병원과 의원 등이 포함된 보건업의 증가 폭은 둔화되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증가가 노동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곧장 해석되기 어려운 이유다.

 

제조업에서는 업종별 명암이 더 뚜렷했다. 기타운송장비와 전자·통신, 식료품 등은 증가했지만 금속가공, 섬유제품, 고무·플라스틱, 전기장비 등은 감소했다. 특히 전자·통신기기 제조업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중심으로 8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가 고용 증가로 크게 연결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정부 브리핑에서도 반도체 생산과 수출 증가는 고용 확대보다는 가동률 확대의 형태로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장비 제조업은 12개월 연속 감소했고, 자동차 제조업도 지난달 감소 전환 이후 감소 폭이 소폭 확대됐다. 화학제품 제조업은 2026년 2월 감소 전환 이후 3개월째 줄었다. 기초 화학물질과 합성고무·플라스틱 물질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정부는 이를 중동 사태 영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기존 둔화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조업의 체감 부진은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 영향까지 감안하면 더 크게 드러난다. 별첨 자료에 따르면 고용허가제 외국인 당연가입자를 제외할 경우 4월 제조업 가입자 감소 폭은 2만3천명 수준으로 확대된다. 전체 제조업 가입자는 8천명 감소로 집계됐지만, 외국인 가입 증가분이 일부 감소 폭을 상쇄한 셈이다.

 

◇ 청년 가입자 44개월째 감소…구인배수 상승에도 회복은 ‘아직’

 

연령별로는 30대와 50대, 60세 이상 가입자는 늘어난 반면 29세 이하와 40대는 감소했다. 29세 이하 가입자는 223만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4천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보험 가입자는 2022년 9월 이후 44개월째 감소세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가입자 감소에 대해 인구 감소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29세 이하 생산가능인구는 16만2천명 줄었다. 다만 2024년 5월 이후에는 청년 고용률도 하락하고 있어 단순한 인구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청년 가입자 감소 폭은 2024년 9월 11만3천명 감소 이후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제조업과 정보통신업, 보건복지업, 도소매업 등에서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구직급여 지표는 표면적으로는 개선됐다. 4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천명 감소했다. 지급자는 66만7천명으로 3만4천명 줄었고, 지급액은 1조1,091억원으로 480억원 감소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신규 신청자와 지급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구인·구직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고용24를 통한 신규 구인은 17만4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천명 증가했고, 신규 구직은 38만8천명으로 2천명 늘었다. 이에 따라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지난해 4월 0.43에서 올해 4월 0.45로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고용시장 회복 신호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0.45라는 숫자는 지난해 0.43에 비해서는 좋아졌지만, 평소 연간 평균치로 볼 때는 0.56 정도대는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구인 자체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고 최근 2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아직까지는 회복이라고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4월 노동시장 지표는 양면적이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꾸준히 늘고 있고 구직급여와 구인배수 지표도 일부 개선됐지만, 그 기반은 서비스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감소세, 청년층 가입자 감소, 구인 회복의 낮은 수준을 함께 보면 노동시장은 아직 회복 국면보다는 불균형이 누적된 조정 국면에 가깝다. 가입자 수 증가라는 총량 지표보다 어느 업종에서, 어떤 연령대의 일자리가 늘고 줄었는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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