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취소는 일방적, 환불은 까다롭게…예매 플랫폼 소비자 피해 급증
▷ 공연업자 귀책 취소 44.8%…2024년 피해 접수 3배 폭증
▷ “취소는 안 되는데 판매는 된다”…시야 제한·휠체어석 정보도 부실
공연티켓 관련 피해 유형별 현황(표=한국소비자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1. A씨는 2023년 5월 공연 예매 플랫폼을 통해 뮤지컬 티켓을 예매했다. 공연 당일 아침, 공연업자로부터 ‘내부 사정으로 공연이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입장료 환급과 함께 입장료의 10% 배상을 요구했지만, 공연업자는 입장료 환급만 가능하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2. B씨는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 지 10분 만에 취소를 시도했지만, 이미 ‘취소마감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취소가 불가능했다. 공연 전날 저녁까지 예매는 가능했지만, 같은 시점 이후에는 취소가 전면 제한돼 소비자는 선택권을 잃었다.
공연 예매 플랫폼을 둘러싼 소비자 피해가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공연 예매 플랫폼 4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연업자의 일방적 취소와 소비자에게 불리한 취소·환불 규정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간(2022년~2025년 6월) 접수된 공연티켓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193건에 달했다. 특히 2024년에는 579건이 접수돼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피해 유형별로 보면 공연업자의 일방적 공연 취소·연기 등 ‘계약불이행’이 44.8%로 가장 많았고, 취소수수료 분쟁 등 ‘계약해제·해지’가 22.4%로 뒤를 이었다.
문제는 플랫폼의 취소·환불 구조가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4개 플랫폼 모두 공연일 전일 특정 시점까지만 취소를 허용하면서, 해당 시점 이후에도 티켓 판매는 계속했다. 사실상 “취소는 안 되지만 구매는 가능한”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이는 공연 시작 전까지 취소를 허용하도록 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물 티켓 배송 이후 취소 절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모든 플랫폼이 ‘반환 티켓이 고객센터에 도착한 날’을 기준으로 취소수수료를 산정하고 있어, 배송 지연이나 오배송의 책임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고객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소비자일수록 불리한 구조라는 점도 드러났다.
관람 환경에 대한 정보 제공 역시 미흡했다. 조사 대상 120개 공연 중 시야 제한 좌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경우는 절반에도 못 미쳤고, 제공하더라도 구체적인 좌석 위치 대신 ‘시야 제한 가능성’을 단순 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휠체어석 예매 역시 절반 이상이 전화 예매로만 제한돼, 온라인 예매가 일반화된 환경에서 장애인의 공연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은 공연 예매 플랫폼 사업자에게 ▲공연 취소 시 신속한 환불 처리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른 취소·환불 운영 ▲반환 티켓 ‘발송일 기준’ 취소수수료 산정 ▲휠체어석 온라인 예매 기능 도입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공연업자의 신뢰도 확인, 취소·환불 규정 사전 점검, 거래내역 보관과 신용카드 할부 결제 활용 등을 당부했다.
공연 시장이 K-콘텐츠 확산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예매 편의성 뒤에 가려진 불공정 거래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소비자 신뢰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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