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자들⑤] 부자가 말하는 ‘부의 조건’…돈보다 중요한 것
▷자산을 늘린 힘, 지켜낸 힘, 이어갈 힘
▷한국 부자가 끝에서 남긴 가장 현실적인 조언
(일러스트=챗GPT로 생성된 이미지)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부자에게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은 어쩌면 가장 피상적인 질문일지도 모른다. 이미 결과를 손에 쥔 사람에게 그 과정을 요약해 달라는 요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는 이 질문에 대해 예상보다 담담하고, 동시에 현실적인 답을 제시한다. 부자가 말하는 부의 조건은 ‘큰 한 방’이 아니라, 반복과 관리, 그리고 태도에 가깝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이 꼽은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지혜 1순위는 ‘지속적인 금융 지식 습득’이었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 응답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이는 부의 조건이 단순히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돈을 다루는 능력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부자는 끝없이 공부했다
부자의 자산관리 철학에서 가장 일관되게 등장하는 키워드는 ‘지식’이다. 금융 지식, 경제 흐름에 대한 이해, 제도와 규제에 대한 학습은 부자들에게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에 가깝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클수록, 단 하나의 판단 실수로 인한 손실 규모 역시 커지기 때문에 학습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진다.
부자에게 공부란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다. 이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업데이트에 가깝다. 금리, 세제, 금융 상품, 글로벌 경제 환경은 끊임없이 바뀐다. 부자들은 이 변화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점검한다. 자산관리 상담, 세무·법률 자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손실을 겪지 않은 부자는 없다
부자의 자산관리 철학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손실에 대한 태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들 역시 자산 축적 과정에서 금융자산, 부동산자산, 기타자산 전반에 걸쳐 손실을 경험했다. 이는 부자라고 해서 항상 올바른 선택만을 했다는 신화를 부정한다.
차이는 손실을 대하는 태도에서 발생한다. 부자들은 손실을 ‘실패’로 낙인찍기보다,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신호로 받아들였다. 투자 비중을 재조정하고, 투자 기간을 늘리거나 줄이며, 위험 노출을 통제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분산과 리밸런싱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부채에 대한 인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약 40%는 ‘부채도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는 무분별한 차입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익률과 비용을 비교해 계산 가능한 범위 내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부자에게 부채는 금기어가 아니라, 관리 대상이다.
◇ 부의 끝에서 남긴 조언
부자들이 미래의 부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놀랄 만큼 단순하다. ‘빨리 벌려 하지 말라’, ‘한 번의 성공을 믿지 말라’, ‘모르는 영역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조언이 반복된다. 이는 앞선 연재에서 살펴본 부자의 투자 방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부자에게 부는 도착점이 아니라 과정이다. 자산을 늘리는 단계, 지키는 단계, 그리고 이전하는 단계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한 번의 용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친 태도와 구조다. 부자의 철학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만큼 견고하다.
이 연재는 한 가지 질문에서 출발했다. “부자는 무엇이 다른가.” 5편에 걸쳐 확인한 답은 명확하다. 부자는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더 오래 생각했으며, 더 느리게 움직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실패를 견딜 구조를 먼저 만들었다.
부의 격차는 단순히 자산의 차이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 정보, 구조의 차이로 누적된다. 부자의 선택은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그 결과는 사회 전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부를 둘러싼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질문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어떤 구조 위에 서 있는가. 그리고 그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 열려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부자의 기준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한국의 부자들] 연재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 사회에서 ‘부자’로 불리는 이들의 자산 구조와 투자 행태, 그리고 부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를 짚어본다. 단순한 자산 규모 비교를 넘어, 부자들이 어디에 돈을 두고 무엇을 경계하며 어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해석한다. 이를 통해 자산 격차의 구조와 한국 사회 부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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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뜸기자님,우리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기피해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가정 붕괴,극단적 선택,사회불신 확대로 이어지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고, 현행 법체계로는 이 거대한 범죄구조를 제때 막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사기특별법은 피해자 구조와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
2한국사기 예방 국민회 웅원 합니다 화이팅
3기자님 직접 발품팔아가며 취재해 써주신 기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조직사기 특별법은 반듯시 이루어지길 원합니다 빠른시일내에 통과하길 원 합니다
5피해자들은 결코 약해서 속은것이 아닙니다. 거대한 조직의 치밀한 덫 앞에서.국민의 안전망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틈을 통해 쓰러러진겁니다. 조직사기특별법 반드시 하루빨리 제정해야 합니다!!!
6판사님들의 엄중한 선고를 사기꾼들에게 내려주십시요
7사기는 살인이나 마찬가지이고 다단계살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