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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만 ‘깜깜이 소비’ 강요받는 시장… 정부·소비자단체 “가격 투명성 강화” 한목소리

▷ 정부, ‘용량꼼수’ 제도적 대응 착수… 치킨 중량표시 의무화 등 발표
▷ 소비자단체, 가격정보 비대칭 실태 지적… 12월 12일 토론회서 개선책 논의

입력 : 2025.12.10 15:35
소비자만 ‘깜깜이 소비’ 강요받는 시장… 정부·소비자단체 “가격 투명성 강화” 한목소리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전현규 기자 = 고물가 장기화로 일상 전반에서 사실상 가격 인상이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자만 정보를 알기 어려운 ‘깜깜이 소비’ 환경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가격을 직접 올리는 대신 중량 축소(슈링크플레이션), 원산지·원재료 변경, 복잡한 할인 체계 등 소비자가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하며 소비자 기만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교촌치킨의 중량 변경 논란과 일부 매장의 사전 고지 없는 가격 인상, 명절 기간 할인율 부풀리기 사례 등은 대표적인 정보 불투명 운영의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소비자 불신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와 소비자단체가 각각 가격정보 투명성 강화에 나섰다.

 

◇ 정부, “식품분야 용량꼼수 더 이상 허용 안 돼”… 치킨 ‘조리전 중량’ 표시 의무 도입

 

공정거래위원회·식약처·농식품부·기재부·중기부 등 5개 부처는 지난 2일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가격은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는 ‘숨은 가격 인상’ 행위를 본격적으로 규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외식업계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중량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대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조리 전 총 중량’ 표시 의무를 도입했다. 식약처는 오는 15일부터 치킨 메뉴판과 배달앱 주문 화면에 중량을 그램(g) 또는 ‘호’ 단위로 함께 표시하도록 하고, 내년 6월 30일까지 계도기간 후 위반 시 시정명령 등 제재를 예고했다.

 

또한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분기별 치킨 표본구매·중량 비교 조사, 소비자 제보센터 설치, 가공식품 중량감시 강화 등 소비자 시장감시 기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소비자들이 모르는 사이 불리한 선택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시장 정보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소비자단체 “할인율 조작·원산지 미표시·이중가격… 플랫폼 시장 정보 비대칭 심각”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오는 12일(금) 오전 10시 ‘가격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가격정보 왜곡 사례를 집중 진단할 예정이다.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배달앱·온라인 쇼핑몰 등 플랫폼 중심의 소비 환경에서는 ▲허위·과장 할인율 ▲판매처별 차등가격 운영 ▲원산지·중량 정보 미표시 ▲실제 판매가보다 높은 기준가격 제시 등 ‘가격정보 비대칭’이 구조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적정 가격을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동일 품목 간 비교도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불리한 구매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토론회에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공정위, 산업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학계·정부·소비자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해 ▲문제적 가격운영 사례 분석 ▲디지털 경제 시대 소비자 가격감시 강화 ▲제도개선 과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소비자 권익 회복은 투명한 정보 제공에서 시작”

 

전문가들은 “물가가 오르더라도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받는다면 합리적 선택이 가능하지만,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소비자만 손해 보는 시장이 계속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제도적 규율을 통해 용량·중량 축소 관행을 바로잡고, 소비자단체는 감시 및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가면서 가격 투명성 강화가 민생 안정과 소비자주권 확립의 핵심 과제라는 점이 재확인되고 있다.

 
전현규 사진
전현규 기자  raoniel@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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