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7년 만에 돌아온 美 ‘셧다운’…백악관 “대규모 해고 임박”
▷미국 정치권, 예산안 두고 정면충돌…약 75만 명 무급휴직 전망
▷항공·문화·복지 서비스 차질 불가피…경제 손실 수십억 달러 우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중단) 사태가 시작된 가운데, 백악관은 연방 공무원 수십만 명에 대한 대규모 해고 조치가 이틀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2026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시한인 9월 30일 자정을 넘기며 예산 협상에 실패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따라 현지시간 1일 0시 1분부터 자동으로 개시됐다. 셧다운은 약 7년 만에 발생한 것으로, 양당은 사태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상원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공화당이 제출한 7주짜리 임시예산안(CR)을 표결에 부쳤으나(가결 정족수 60표), 찬성 55대 반대 45로 부결됐다.
BBC는 셧다운 종료를 위한 의회의 표결도 부결되며 양당 모두 타협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셧다운으로 연방정부 기관 대부분이 운영을 중단하면서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급여 없이 무급휴가에 들어가거나 임시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 보안, 국방 등 일부 필수 인력은 근무를 이어가지만 보상이 지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미국 경제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공화당 소속 JD 밴스 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셧다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미국 국민을 걱정한다면 정부를 다시 정상화하는 것이 민주당이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자리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내 연방 공무원에 대한 대규모 해고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때로는 하고 싶지 않은 결정도 내려야 한다”며 “이 상황은 민주당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셧다운 책임을 두고 양당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자신들의 예산안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BBC에 따르면, 민주당은 공화당이 제시한 임시예산안에 오바마케어로 알려진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보조금 연장과 저소득층 의료지원 메디케이드(Medicaid) 예산 복원 등 핵심 요구사항이 빠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11월 중순까지 기존 예산 수준으로 정부를 임시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건강보험 확대를 지키기 위해 셧다운을 감수했다는 입장이며, 공화당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한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협상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공화당이 민주당과 대화를 시작한다면 정부는 곧바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측은 건강보험 확장보다 정부 운영이 우선이라고 맞받았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누가 이기고 지는 문제보다 중요한 것은 미국 국민이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건강보험 확대가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한시적으로 시행된 조치이며, 현재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향후 해고 계획에 대해 비공개로 브리핑했지만,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대 75만 명, 전체 연방 공무원의 약 40%가 무급 휴직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JD 밴스 부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사태가 더 길어지면 해고는 불가피하다”며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에게 건강보험 혜택을 주기 위해 셧다운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회 내 협상 재개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마이크 존슨 공화당 하원의장은 “의회가 예산안을 손댈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3일 단기 예산안에 대한 표결을 다시 추진할 예정이다.
◇ 셧다운으로 여파 확산…항공·문화 서비스 차질 불가피
미국에서 예산 문제로 인한 셧다운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의 지출 계획이 실행되려면 행정부와 의회(상원·하원)가 모두 합의에 이르러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가 각자 권한을 갖는 구조여서 서로 합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총리나 장관이 사임하거나 정부 구성이 교체된다. 그러나 미국은 정부와 의회가 상호 견제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의회가 합의하지 못하면 예산안 자체가 처리되지 않아 ‘셧다운’으로 이어진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본격화되면서 공공 서비스 전반에 광범위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국경 보호, 법 집행, 이민세관집행국(ICE), 병원 의료 서비스, 항공 교통 관제 인력 등 필수 업무는 유지되지만, 비필수 공무원은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BBC에 따르면, 이에 따라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식품 지원 프로그램, 유치원, 박물관 등은 운영이 축소되거나 일시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도 상당수 직원이 일시 휴직에 들어가며 진행 중인 연구 프로젝트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사례를 보면 국립공원과 산림은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인력 부족으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환경단체는 이로 인해 기물 파손, 쓰레기 무단 투기, 역사 유적 훼손 등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항공 분야도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항공협회(Airlines for America) 관계자는 “항공 시스템이 속도를 늦춰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권 발급 기관 역시 여행 서류 처리에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
다만 우편 서비스는 정상 운영된다. 미국 우정국은 의회의 예산에 의존하지 않아 셧다운 기간에도 우편물 배달과 우체국 운영은 지속된다. 교육 분야도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연방정부 보조금과 학자금 대출이 여름에 이미 배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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