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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 집회였으면"... 탈시설 조례안 폐지 외친 부모들의 울림

▷ 부모회 등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 폐지 집회 개최
▷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 등 참여

입력 : 2024.06.18 14:35 수정 : 2024.06.18 17:48
"오늘이 마지막 집회였으면"... 탈시설 조례안 폐지 외친 부모들의 울림 18일 오전, 경기도의회 앞에서 열린 집회 현장 (출처 = 위즈경제)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서울특별시 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정착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이하 탈시설 폐지 조례안’)이 지난 17,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지난 11일 열린 제324회 정례회에서 일부 장애인 단체들이 탈시설을 편견 가득한 대사회의 선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 시장은 시설 밖 자립이 필요한 장애인들과 시설 안에서 거주할 필요가 있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각각 맞춤형 지원 정책을 시행하겠다며, 일률적인 탈시설에는 반대한다는 의향을 비쳤는데요. 

  

이처럼 서울시의 탈시설 조례안이 폐지를 목전에 둔 가운데,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이하 부모회’)는 서울시의회의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엔 경기도의 탈시설 조례안 폐지를 위해 다시 한번 한 마음으로 뭉쳤습니다.

 

18일 오후, 경기도의회 앞에는 부모회와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 등 탈시설에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강제적이고 일률적인 탈시설은 폭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장에는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 뿐만 아니라, 시설 종사자 등 수많은 당사자들이 함께 경기도의 탈시설 조례안을 폐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탈시설 조례안의 가부를 논하는 경기도의회의 위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염원했는데요.

 

김현아 전국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대표 (출처 = 위즈경제)

 

집회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지난 2023 5월에 시설장애인 자립지원 시범사업에 선정된 안산시에서, 2024 4월 자립지원주택에 입주한 장애인이 두 달 만인 6월에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비극은 2022년 아버지가 돌봄에 지쳐 장애아 형제를 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데서 시작된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부모연대는 거주시설 돌봄이 필요한 중증 장애인에게 자립을 강요하며 시설 입소를 막았고, 24시간 돌봄 체계의 모범 케이스로 이 장애인 형제를 이용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전장연 등이 이야기하는 탈시설은 금전적 이권을 누리기 위한 프레임일 뿐이며, 자립 지원이 아닌 오히려 목숨에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하는 정책이라는 겁니다. 지난 2023 5월 유호준 경기도의회 의원이 발의한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에 대해서도 부모회는 강력하게 반대한 바 있는데요.

 

김 대표는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을) 경기도 장애인 부모연대 등과 함께 대표 발의한다고 하니, 거주시설에 자녀를 둔 발달 장애인 부모들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이 내포한 문제점을 열거하며, 즉각적인 폐지와 함께 시설에 대한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광식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출처 = 위즈경제)

 김광식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은 집회는 이것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내며, 지금 여기서까지 마이크를 들고 집회를 진행해야 하는 마음이 착잡하다고 전했습니다.

 

탈시설의 폐지를 요구하며 계속해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심란하다는 뜻인데요. 김 회장은 거주시설은 감옥이 아니라며, 사회가 이분법적으로 낙인을 찍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장애인들의 진정한 자립은 선택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어느 곳에 살든,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곳에 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장연 등 탈시설에 찬성하는 단체들만이 장애인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며, 시설이 오히려 더 아름다운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김 회장은 경기도에 존재하는 120개의 거주시설, 그곳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이 오늘보다도 내일이 더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종사자들이 헌신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출처 = 위즈경제)

  

정석왕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은 서울시의 탈시설 폐지 조례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것을 축하하는 한편, 경기도에서도 탈시설 조례안이 폐지된다면 국회를 움직이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두 곳에서 탈시설을 하지 않는다면, 정부에서도 탈시설 정책에 대해 제고할 것이라는 뜻입니다.

 

정 회장은 탈시설 정책 때문에 종사자가 탈시설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전국의 시설 종사자 채용률은 90%, 나머지 10% 종사자들은 여전히 미채용 상태로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정 회장은 전장연에서 밀고 있는 장애인 활동보조 사업이 10년 전엔 2천억 원이었는데, 지금은 4조 원에 달한다, “최근 서울시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하면서 각종 비리와 횡령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장연이 개입한 탈시설 사례에서 인권 문제도 발생했을 것이라며, 경기도도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탈시설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우리가 비판하는 건, 선택권 없는 일방적 탈시설을 비판하는 것이라며,우리는 부모와 시설 종사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 편향된 정책, 시설 폐쇄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탈시설을 두고 갈등을 조장하고, 실적이라는 명분을 위해 조례를 만드는 정치권을 비판한다는 뜻도 덧붙였습니다.

 

 

송영진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회장 (출처 = 위즈경제)

 

송영진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회장은 경기도의 탈시설 조례안에 대해 왜 연세를 드신 부모님들이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 눈물을 머금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탈시설 폐지를 외친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전문가인 우리는 중증장애인에게 다양한 욕구와 의사표현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송 회장은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하며, 이를 경기도 내 장애인 거주시설 466곳과 종사자 1만 명이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포천에 자리한 장애인 거주시설인 노아의집허정애 원장은 오늘 다시 한 번 다급하고 답답한 마음에 이 앞에 섰다, “(탈시설 조례안 폐지를)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으니, 또 한 번 외치고자 모였다고 전했습니다. 허 원장은 탈시설 자체가 당연한 일이 결코 아니라며, 시설의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습니다.

 

시설에서 근무하는 젊은 사회복지사들이 발달장애인을 땀 흘려 보살피고 있고, 전문적이고 맞춤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을 교육시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허 원장은 탈시설을 외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거주시설은 지옥도 감옥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이고 안식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허 원장은 지금도 전국에서 장애아동의 학대로 인한 입소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탈시설이고 시설 폐쇄를 이야기하는 건 옳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출처 = 위즈경제)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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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댓글

1

다양성의 가치가 존중되는 2024년에 구시대적인 교육청 인사들의 인식이 아쉬울 뿐입니다. 저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추진하며, 자의적 해석으로 유아교육, 유아특수교육을 퇴보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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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발달장애인 탈시설 및 지역사회 자립은 탁상행정입니다. 실상을 모르니까 탈시설이라는 말을 쉽게 하는 겁니다. 최소한의 신변 처리도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에게 거주시설은 가장 안전하고 합리적인 삶의 자리입니다.

3

일반 성인에 비해 평균수명이 현저히 낮고, 사고발생율이 50% 더 높은 발달장애인의 경우 재난에는 특히 더 취약하여 자립지원주택에서는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건강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질병에 노출된 이들을 의료 인력이 충분한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편안히 거주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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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불가능한 장애인을 탈시설로 시설폐쇄를 하려는 의도가 무엇일까요??? 그들이 부르짖는 인권은 이권의 다른 이름입니다 누가 2살의 말도 못하고 죽음도분별하지못해 도로로 뛰어드는 중증장애인을 자립하라고 합니까??? 전장연과 부모연대는 당사자가 아닙니다 무조건 탈시설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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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지체장애인으로 이루어진 단체. 지체장애인들은 인지가 비장애인과 같습니다. 자립의 대상은 지체장애인이며, 전국의 너느 거주시설에도 지체장애인은 없습니다. 즉 지체장애인단체인 전장연은 당사자가 아닙니다. 무조건 탈시설은 중증장애인에게는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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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준 의원은 중증장애인과 단 하루라도 살아보고 자립지원조례안을 만들어 보시오. 중증장애인들과 뭘 어떻게 어느만큼 소통하고 이런 정책을 만들었는지 한심하다 못해 우리의 세금으로 이런 의원들의 세비까지 줘야하는 현실이 매우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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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애인의 장애 정도가 다 동등하지 않습니다. “의사표시와 활동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경증장애인, 그것이 거의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에 대한 정책은 달라냐합니다. 자립할 수 잇는 장애인들은 자립하고, 사회적 인지기능이 3세정도인 중증발달장애인들은 거주시설에서 보호받아야 합니다. 거주시설은 반드시 존치되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