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토론 #2] 논란의 중심에 선 루시법,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다
▷ 위즈경제, '동물보호와 펫산업쇠퇴... 갈림길에 놓인 루시법' 토론회 개최
▷ 이경구 한국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 김영환 케어 대표 등 반려동물산업계 및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전문가 4명 참여
▷ 루시법 도입으로 인해 예측되는 동물권과 펫산업계에 변화점 논의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본지는 지난 14일 ‘한국판 루시법’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가 사회를 맡은 토론회에는 ▲강영식 연암대학교 겸임교수 ▲김영환 동물보호단체 케어 대표 ▲이경구 한국반려동물협회 사무국장 ▲이진홍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주임교수 등 총 4명의 동물보호단체와 반려동물산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가 참석했습니다.
본지는 토론회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 내용을 최대한 살리도록 노력했습니다.
발언자는 이름과 직책만 표기했습니다.
Q1. 국내에서 발의된 루시법에 대한 의견은 각각 어떠한가?
김영환 대표: 루시법은 ‘(루시법이 있다면) 덜 고통스러울까?’ 하는 생각을 기본 관점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루시법과 관련해서 지난해 11월에 위성곤 의원, 12월엔 윤미향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있잖아요. 이 두 분이 발의한 것을 묶어서 루시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저희는 이 루시법 중에서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윤미향 의원이 발의한 법안 중에선 반려동물 생산업체가 6개월 동안 어미와 새끼를 분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이 부분은 영국에서 발의한 루시법의 핵심이었죠. 사실 영국의 루시법은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긴 합니다만,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펫을 생산하는 현실 자체가 상당히 힘들다고 하면 하루라도 빨리 어미와 새끼가 분리되는 걸 원하는 업체들이 많을 수 있어요. 6개월이 아니라 4개월, 3개월이어도 어미와 새끼를 떼어내는 게 사람 입장에선 더 나을 수도 있는 거죠.
가령, 어느 동물생산업이든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동물복지가 보장되어 있으면, 영국처럼 6개월이 지나서 어미와 새끼를 분리시키는 게 맞아요. 그러나 그런 인프라가 되어 있지 않고 생산 시설 자체가 열악한 곳이 너무 많아서, 6개월이 지나 어미와 새끼를 떼어놓는 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위성곤 의원이든, 윤미향 의원이든, 큰 틀에서 보면 (루시법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루시법에는 검토되어야 할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저희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불충분하죠. 당장이라도 (반려동물) 생산업 자체를 없애자는 발언을 하고 싶은데, 그 발언을 통과시킬 만큼 저는 힘이 없습니다. 게다가, 생산업으로 먹고 사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 핵심적인
부분은 현장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현재 공무원들에겐 동물이 있는 곳에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잖아요. 권한이 있긴 한데, 실제로
가려고 하면 출입을 막는 일이 생깁니다. (생산업체가) 이걸
막았다고 해서 과태료도 얼마되지 않는데요. 전 루시법이 됐든 다른 보호 이슈가 됐든 공무원이 출입 조사하려는
걸 막으면 과태료가 아니라 벌금 1천만 원 수준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동물 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들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들이 출입할 때 동물보호단체도 같이 들어갈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법이 있으면, 관리감독을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지금도 번식
같은 경우에는 정부와 지자체에 계속 보고해야 되는 게 있잖아요. 그런데, 지금 번식장에서 정부에 제출하는 보고서의 양식을 보면 숫자적으로 맞는 부분이 없어요. 여기서 몇 마리가 태어났고, 어떻게 죽었고, 어떻게 팔려 나갔는지 계속해서 추적할 수도 없어요. 새끼를 낳지
못하는 동물을 어떻게 할 지도 법적으로 되게 모호합니다. 투명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동물들의 지옥이라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야 합니다. 자꾸 동물복지를 이야기하시는데, 대한민국에는 동물권이 없어요. 동물이 얼마나 태어나고 죽는지, 새끼를 낳지 못하는 동물을 어떻게 해야할지, 이러한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국가나 동물단체에서 들어가서 볼 수 있게끔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루시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갖춰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전 냉소적으로 (루시법이) 그냥 변죽을 울리고 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이경구 사무국장: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이래서 (동물보호단체가) 저희와 이견이 있는 것이라고 느낀 부분도 있는데요.
얼마 전까지 동물보호단체라고 자칭하던 단체들이 어느 순간부터 동물권 단체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들을 동물이권단체로 봅니다. 물론 동물 보호를 잘하는 단체도 있습니다만, 권력을 쥔 메이저 (동물보호) 단체들은 대부분 스스로 동물권 단체라고 표현을 하죠. 저희는 이들이 권력을 추구하는 동시에 권력을 통해서 돈을 벌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중에 하나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동물권 단체들이 루시법을 주도적으로 발의하고 있어요. 김영환 대표님의 말씀에 많은 공감이 갑니다. 중요한 게 더 많다는 거죠.
루시법은 영국에서 제정됐다고 합니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영국은 연방 국가입니다. 그곳에서도 루시법은 잉글랜드 지역에서만 통과된 법이예요. 웨일즈는 거부를 했죠. 즉, 루시법은 영국에서도 전체적으로 동의를 받은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장 지역이 넓은 잉글랜드 지역에서만 제정되고 통과된 법안입니다. 영국에서조차 상황이 다르고,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루시법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입니다. 나라마다 강아지 번식 환경이 다른 건 또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영국과 우리나라는 사람이 사는 사회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서로 다른 게 더 많은 나라들입니다.
루시법을
하나씩 살펴보면 맹점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령, 6개월
전에는 동물을 판매하지 말라는 내용을 보면, 오히려 동물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3개월이면 동물의 사회화가 끝난다는 건 동물을 조금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3개월까지 사회화가 더욱 적당하다고 하는데, 6개월이 지나면 분양자들은 오히려 키우기가 더욱 힘들어요.
영국의 루시법이 번식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나, 여러 가지 문화에 적합한 법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루시법은 번식업자에게 불리한 정도가 아니라 업계 전반을 몰가치적으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너무나도 잘못된 법입니다. 동물권이라는 단어로 모든 걸 덮고 있어요. 동물권을 이유로 찬성하고, 반대하면 악으로 치부해 버리는 루시법은 태생부터 잘못되어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반에 대한 문화적인 성숙도가 낮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법안으로 제어하려 한다면, 사회 곳곳에서 엄청난 일들이 벌어질 겁니다.
김 대표님 말씀대로, 우리가 동물권 하나에 대해서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 속에서 디테일한 내용이 나와야 해요. 문화적 성숙도가 영국과도 미국과도 전혀 다른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루시법을 정착시킨다는 건, 결국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저는 루시법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그런 출발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영환 대표: 제가 처음부터 말씀드렸던 건, 우리나라에선 동물권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안 된다는 겁니다. 루시법이 무엇인지도 모호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사실, 동물권과 루시법은 아무런 관련도 없어요. 영국 루시법 자체도 동물보호단체에서 나온 법안도 아닙니다. 영국에서 반려동물을 장거리 운송하는 근로자가 어미와 새끼가 분리되는 것을 마음 아파하면서 시작했고, 루시법은 좋은 번식업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동물보호단체도 동의를 안 했어요. 그러다가 워낙 이 분이 열심히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어서 나중에 동물보호단체와 합의가 된 겁니다. 다시 말해, 루시법은 동물권과 별로 관련이 없는 겁니다. 너무 모호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대화가 되기 어렵습니다. 루시법에서 어떤 조항들이 문제고, 어떻게 바꿀지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경구
사무국장: 그렇죠. 그런데,
루시법이 발의되고 박홍근 의원이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개정하면서 산업계 종사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심각합니다. 단순히 좀 ‘위험하겠다’라는
수준을 넘어서 완전히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어요. 낭떠러지 끝에서 다리 하나 걸치고 있는 막막한 심정입니다. 낭만적으로 논할 상황이 아닙니다. 조항 별로 세부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산업계 종사자들과 사전에 논의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루시법에 대한 위기감은 생사여탈권이 걸려 있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강영식 겸임교수: 김 대표님과 마찬가지로 제가 생각하기에 루시법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은 6개월 이후 어미와 새끼를 분리하는 내용입니다. 강아지 새끼가 어미에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김 대표님이 하신 말씀이 맞아요. 강아지는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입니다. 야생에서는 어미에게 배우고 그러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간과하면 안 되는 게 이 강아지들이 사람들이 사는 사회에서 더불어 산다는 점입니다.
사람하고 사는 걸 배워야 할 시기가 분명히 있어요. 강아지는 생후 40일 정도 되면 이빨도 나고 발톱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미가 슬슬 젖을 떼려고 새끼와 거리를 두기 시작합니다. 어미는 먹은 걸 토해내어 새끼에게 이유식을 해주기도 하죠. 60일이 지나 어미가 사료를 먹으면, 새끼도 같이 먹으면서 이렇게 성장합니다. 이 시기가 되면 강아지 새끼로선 사람과 다니면서 교감을 통해 배워야 할 게 생깁니다. 이를 놓쳐버리면 문제가 됩니다.
실내에서는 브리더(Breeder)가 데리고 놀아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에선 줄을 잡고 산책을 하려하면 움직이지도 않아요. 이게 현실입니다. 강아지 새끼를 6개월이나 지나서 분양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안타까운 현실이 유튜브나 TV프로그램에서 반려견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잖아요.
또, 최근 양평에서 발생했던 대량 아사 사태에 대해서도 제가 번식업자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1만 원, 2만 원 주고 강아지들을 넙죽넙죽 보내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 번식업자 입장에서는 한 마리라도 누군가 데려가 주면 고마운 겁니다. 7살이 넘은 노견들도 다 사육 두수에 포함되어 있고 사료값은 계속 나가고 마리 수는 줄여야 되는데,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고 하니까 옳다구나 했던 겁니다. 양평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번식을 하지 않는 노견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아울러, 공무원들이 번식장 같은 곳을 자유롭게 출입해서 상황을 볼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건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물론, 번식업자 입장에서 ‘찔리는 부분이 있으니까 보여주지 않겠지’ 하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지난해 말 정부에서 번식장에 일제히 단속을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공무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진을 찍고 번식장을 들락날락했는데요. 번식장에는 예민한 모견들이 있어요. 낯선 사람들이 방문하면 모견이
흥분해서 어린 강아지를 밟아서 죽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번식장을 출입할 때에는 최소한의 양해를
구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김영환
대표: 분리할 수 있는 기간, 숫자를 정하는 건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지금까지 1만 5천
마리를 구조하면서 많은 강아지를 접했고, 개체 차이도 크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6개월이라는 기간이 핵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6개월이 적당하냐는 부분은 브리더들 사이에서도 경험에 따른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6개월이라는 기간을 선택한 나라는 꽤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6개월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선 외국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어야 해요. 논의의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강영식
겸임교수: 브리더라면 6개월 이후에 강아지를 데리고 와도
충분히 양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6개월 이후 강아지를
분양 받아 키우시는 분은 일반인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강아지를 사회화시키는 게 가능하냐는 이야기예요.
김영환
대표: 과장을 해서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까 공무원의
번식장 출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무원이 번식장을 출입할 때에는 물론 조심해야 합니다. 지금 이야기하신 부분은 침소봉대(針小棒大)한 느낌이 들어요. 저는 동물학대의 가능성이 있는 번식장에는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들이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출입하는 건 당연히 안 되죠.
이경구 사무국장: 제가 반론을 말씀드리자면, 동물이권단체의 구성원이 번식장에 같이 들어온다는 걸 가볍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김 대표님의 말씀은 사실상 동물 생산업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하시는 겁니다.
생산업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는 프레임은 지난 2016년 SBS동물농장에서 ‘강아지 공장’이 방영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그 뒤로 50여 개의 법안이 줄줄이 사탕처럼 엮였습니다. 농림부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생산 허가제를 시행했죠. 무슨 업종이든 허가제는 사업장의 규모, 시설, 설계, 종사자의 준수사항 등이 다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등록제의 경우 생산업자가 조건에 맞춰서 제출하면 받아주는 것이지만, 허가제는 공무원들에게 일종의 재량권을 주는 거잖아요. 그만큼 더 정확한 준비와 연구를 거쳤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그냥 허가제가 우선적으로 시행이 된 겁니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표준 견사제에 대한 그 어떠한 확정안도
없어요. 허가제로 바뀌면서 요구되는 대량의 시설 증축비용에 대해선 정책자금 지원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그런 방안조차 없습니다. 시설 기준도
없고, 자금 지원책도 없고, 눈치만 보다가 흐른 기간이 벌써 5년입니다. 이런 와중에 동물보호단체들은 감성 마케팅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생산업체에 깊이 잠입합니다. 정말 안 좋게 사진을 찍어서 대외적으로 유출시키고 우리를 학대자로 만들어버립니다. 이런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김 대표님조차도 저희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인식하시는 거예요.
생산업자는 생산업자대로, 판매업자는 판매업자대로 정부의 정책적인 혼선 때문에 굉장히 힘든 부분이 많습니다. 정부가 표준 견사의 기준과 정책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한 뒤에 3년 정도의 시간을 업체들에게 부여해야 합니다. 3년 안에 정부가 정한 기준을 맞추지 못한 생산업체는 그 순간 시장 밖으로 쫓아내도 됩니다.
이진홍 주임교수: 아까 사무국장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동물생산업은 바로 허가제로 된 게 아닙니다. 2008년에 동물보호법 15조에서 동물 판매 목적으로의 생산, 그리고 수입 판매업은 등록제로 시작을 했습니다. 2012년 34조에서 신고제로 바뀌었고요. 이후 2018년에 34조를 다시 바꿔서, 8개 중에 4개를 허가제로 다시 바꾸었습니다.
이경구 사무국장: 그 과정에 제가 계속 있었습니다. 정부도 허가제로 바뀌는 게 시기상으로 급하다는 점을 인정했어요. 저희가 정부에 요청해서 16개월의 계도 기간을 만들었습니다. 정식적으로 시행된 건 2019년 9월이 맞아요. 다만, 2018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는 단계가 있었다고 해도,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허가제가 시행되었습니다. 현재까지도 이건 보완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립니다.
이진홍 주임교수: 저는 루시법이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법학자 입장에서 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만들어집니다.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나중에 따라와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성문법주의(문자로 표현되고, 일정한 문서의 형식 및 절차를 거쳐서 공포되는 법)이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은 있지만 사회 변화를 빠르게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이런 부분에서 루시법은 사회적 문제가 터져서 곪아가다가 지금이 되어서야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루시법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산업계에서 반대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번식장을 비롯해 기존부터
문제가 되어 왔던 부분들, 신종 펫샵 같은 곳은 계속해서 늘어날 거예요. 저희는 학교에서 2019년부터 반려동물 법률 상담 센터를 무료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신종 펫샵에 대한 문의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
영업정지를 시킨 적도 있습니다. 모든 생산업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계도기간을 뒀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에 루시법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루시법을 계속해서 늦춘다면, 도대체 언제 시행하자는 건지 저는 조금
의문이 듭니다.
Q2. 루시법이 도입될 경우 어떠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이진홍
주임교수: 형법에는 예방적, 보호적 기능이 있습니다. 처벌을 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범죄와 연계가 안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품게 해주는데요. 이런 관점에서 루시법이나 동물보호법을
계속 강화시키면 당연히 산업은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든지
처음에 만들려면 어차피 시행착오는 겪어야 됩니다. 이런 부분을 감수하면 문화라든가, 환경이 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영식
겸임교수: 현안 루시법이 도입된다면, 브리더들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겠죠. 지금까지는 2개월 정도 지나면 바로 분양을 할
수 있었지만, (루시법 도입으로 인해) 6개월까지 키워야
하는 어려움, 장소에 대한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관련 산업 자체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학원, 미용샵, 애견 유치원, 호텔 등에서 근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런데,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근 화성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후로는 사람들이 미용을 하러 오지 않습니다. 이슈가 한 번 터지면,
분양만 받지 않으면 되는데 애견 미용도 시키지 않아요. 이게 현실입니다.
만약, 6개월 동안 강아지를 분양하지 못하게 된다면 산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관련된 사료, 용품, 미용, 샵, 호텔 등 전체적으로 침체기가 올 거예요. 가장 중요한 브리딩 쪽에서 말씀드리면, 기존보다 수익이 줄어드는 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쓰는 비용도 많으니까 자연스레 강아지의 분양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강아지를 분양 받고 싶어 하죠. 이
사이에서 실제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수입업자일 겁니다. 사명감이 있는 브리더들은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산업에 계속 종사하겠지만, 금전적인 목적을 갖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그만두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체수가 부족해지고, 결국에는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겁니다. 외부에서 강아지를 수입하는 업자들만 배부르게 하는 셈입니다.
저는 외국에서 도그쇼 심사위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호주나 뉴질랜드, 영국 쪽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느끼는 게 있습니다. 불과 15~20년 전까지만 해도, 저희가 외국에서 좋은 개체를 분양 받고 싶어 연락을 하면, 많은 무시를 받았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게 현실이었죠. 지금은 다릅니다. 사람이 없어요. 좋은 개체를 양육한 브리더들 조차도 뿔뿔이 흩어지고, 다 손을 떼고 있습니다. 도그쇼에 가면 노령층이 대부분이고 젊은 사람들은 없습니다. 도그쇼는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문화입니다. 우리나라도 이걸 문화로 봐야 하는데, 농림부에서 관할 및 허가를 하고 있죠.
아까 대표님께서 담당 공무원들을 말씀해주셨는데, 이분들은 가축의 개념에서만 바라봅니다. 농장과 축사 관리하듯이 대하지, 사람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관점에서 생각지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단속도 소홀해지는 겁니다. 나와서 뭘 해야할지 몰라요. 반려동물 산업을 축산이라는 개념에서 빼야 합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함께하는 문화로서 만들어가는 게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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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만큼 대가 주어야 합니다
2많은걸 원하는게 아닙니다. 제발 현장 교사 의견을 들으세요.
3아니죠.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습니다. 단기간 속성으로 배워 가르치는 교육이 어디있습까? 학부모로서도 제대로 교육과정을 밟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교사에게 내 아이를 맡기고 싶습니다. 지금이 60년대도 아니고 교사 양성소가 웬말입니까. 학부모를 바보로 아는게 아닌이상 몇 없는 우리 아이들 질 높은 교육받게 해주십시오.
4정부가 유치원-보육과정 통합의 질을 스스로 떨어뜨리려하네요. 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아이들 지도하시는 전문성 갖춘 어린이집 선생님들 많이 계시지만 아직까지 국민의 인식은 '보육교사나 해볼까?'라는 인식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도 음대 나오신 분 보육교사 양성소에서 자격 취득하시고 어린이집 선생님 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그런데 유아특수교사를 또 이런식으로 양성과 훈련만으로 현장에 나오게 되면 누가 봐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유-보통합은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 안에서도 교사간의 불편한 관계는 계속 될 수 밖에 없구요. 아이들 좋아하니 나도 보육교사 해볼까? 그리고 장애아동 지도해봤고 교육 좀 들었으니 유특교사네. 하면 학부모 앞에서 교사 스스로 전문가가 될 수없다고 봅니다. 학부모보다 경험 많은 교사일 뿐이겠죠. 학력을 떠나 전문성 갖춘 좋은 선생님들 많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통합은 반대합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 교사의 질의 가장 기본은 전문성입니다.
5맞습니다~ 사실 애초에 통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보육과 교육은 다르니까요. 유아특수교육교사가 하고 싶으면 유아특수교육과가 있는 대학교나 대학원에 진학하시면 되고, 유아특수보육교사가 되고 싶으면 보육교사 자격 취득 후 특수관련 연수 이수하시면 됩니다.
6제대로된 준비 없이 무조건 통합을 서두르는 정부의 행태가 문제네요. 정말 통합이 필요하다면 현장의 목소리부터 충분히 청취해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