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2%대로 내려온 물가, 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울까

▷9월 소비자물가 2.9% 상승…전월보다 0.2%p 하락
▷통신요금 기저효과로 상승률 둔화…석유류 14.8%·공업제품 4.2% 상승
▷신선식품은 전년보다 내렸지만 채소는 전월 대비 14.3% 급등

입력 : 2026-10-02 09:42
2%대로 내려온 물가, 왜 장바구니는 여전히 무거울까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인포그래픽=국가데이터처)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숫자만 보면 물가 부담이 한풀 꺾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부 품목을 들여다보면 체감은 다를 수 있다. 전체 상승률을 낮춘 데는 지난해 8월 휴대전화요금 감면 영향이 빠진 기저효과가 컸고, 식탁물가와 석유류, 공업제품 가격 압력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43으로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월 3.1%보다 0.2%p 낮아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8%,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7% 각각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랐다.

 

◇ 2%대 복귀했지만…물가 압력 완화로 보긴 어려워

 

이번 물가 지표의 핵심은 ‘2%대 복귀’ 자체보다 왜 상승률이 낮아졌는지다. 브리핑에서 국가데이터처는 9월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가장 큰 요인으로 전년 기저효과를 꼽았다. 지난해 8월 휴대전화료가 크게 상승했던 영향이 사라지면서 전체 상승 폭이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9월 물가를 단순히 안정 국면으로 해석하기 어렵게 만든다. 실제 브리핑에서는 8월의 일시적인 통신요금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9월의 물가상승 압력이 8월보다 낮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도 나왔다. 가공식품과 공업제품 내구재 상승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즉 9월 물가는 겉으로는 3%대에서 2%대로 내려왔지만, 내부적으로는 상승 압력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낮춘 요인과 실제 생활비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 서로 달랐다는 뜻이다.

 

◇ 농산물은 내렸지만 채소는 뛰었다…명절 수요가 만든 온도차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했다. 특히 농산물은 4.0% 내렸다. 과실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신선과실은 전년 동월 대비 11.1% 하락했고, 사과와 배, 포도 등이 하락 품목에 포함됐다. 브리핑에서도 명절을 맞아 과실 출하량이 늘면서 과실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탁물가를 체감하는 방향은 단순하지 않다.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하락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는 전월 대비 14.3% 올랐다. 채소류도 전월 대비 14.2% 상승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안정돼 보이지만, 한 달 사이 장바구니 부담은 커진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토마토, 파프리카, 호박, 배추, 버섯 등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반대로 사과, 배, 포도 등 과실류는 하락했다. 이른 추석도 영향을 줬다. 브리핑에서 국가데이터처는 무 가격 상승과 관련해 올해는 추석이 9월에 있어 소비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주요 등락품목 (표=국가데이터처)

◇ 석유류 14.8% 상승…공업제품이 물가 떠받쳐


공업제품 상승도 부담이다. 9월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석유류는 14.8% 올랐다. 경유는 20.0%, 휘발유는 11.8%, 등유는 19.5% 상승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이 생활비와 이동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전기·가스·수도는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0.4%로 크지 않았지만, 전월 대비 상승 폭은 컸다. 전기료는 전월 대비 12.4% 올랐다. 계절적 사용량과 요금 구조 변화에 따라 가구가 체감하는 공공요금 부담은 지표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3.5% 올랐고, 외식은 2.5%,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개인서비스가 0.5% 하락했다. 해외단체여행비와 보험서비스료, 공동주택관리비 등은 전년보다 크게 올랐지만, 일부 여행·숙박 관련 품목은 전월보다 하락했다.

 

◇ 2%대 복귀에도 체감 부담은 여전해

 

9월 물가의 표면적 메시지는 “3%대에서 2%대로 내려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분석의 초점은 그 숫자보다 구성에 맞춰져야 한다. 전체 상승률 하락에는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고, 농산물 하락도 과실 출하 확대와 정부 할인 지원, 수급 여건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반면 석유류와 공업제품, 일부 식품·채소 가격은 여전히 가계 부담을 자극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가 2.5%로 총지수보다 낮아진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생활물가 안에서도 식품은 전월 대비 0.9%, 식품 이외는 0.6% 상승했다. 특히 소비자는 전년보다 얼마나 올랐는지보다 지난달보다 얼마나 비싸졌는지에 민감하다. 신선채소가 한 달 만에 14% 넘게 오른 점은 물가 안정 체감이 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9월 물가는 안정과 불안이 동시에 담긴 지표다. 물가상승률은 2%대로 내려왔지만, 이는 기저효과가 만든 완화 신호의 성격이 강하다. 하반기 물가의 관건은 석유류 상승세가 운송비와 공업제품 가격으로 얼마나 전이되는지, 명절 이후 농축수산물 가격이 얼마나 안정되는지, 개인서비스 물가가 다시 반등하는지에 달려 있다. 2.9%라는 숫자만으로 물가 부담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