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물가 다시 3%대…통신 기저효과 빼도 서비스 압력은 여전
▷소비자물가 3.1% 상승…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통신 요인 제외하면 2.5% 수준…서비스 3.7%·개인서비스 3.5% 올라
▷채소는 한 달 새 12.4% 급등…과실 하락에도 장바구니 부담 지속
2026년 8 월소비자물가동향(인포그래픽=국가데이터처)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일부 통신사의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영향이 컸지만, 서비스와 가공식품 등 기조적인 물가 압력도 이어졌다. 통신요금이라는 일시적 요인을 걷어내더라도 물가가 안정됐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다. 상승률은 지난 6월 3.2%에서 7월 2.8%로 낮아졌다가 8월 다시 3%대로 올라왔다. 전월과 비교하면 0.2% 상승했다.
이번 물가 상승률 반등에는 지난해 8월 일부 통신사가 시행한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당시 통신요금이 일시적으로 낮아진 만큼 올해 같은 달 가격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통신 부문의 물가는 1년 전보다 16.6% 뛰어 전체 물가를 0.63%포인트 끌어올렸다. 휴대전화료는 26.7%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통신요금 감면에 따른 영향을 제거해 다시 계산하면 8월 물가 상승률은 약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표된 3.1% 가운데 약 0.6%포인트가 통신요금 기저효과에서 비롯된 셈이다.
다만 이를 근거로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확대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비자물가의 일시적인 변동 요인을 제외해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상승해 전월의 2.6%보다 상승폭이 0.8%포인트 확대됐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도 2.5%에서 3.1%로 높아졌다.
근원물가 상승폭이 전체 물가보다 더 크게 나타난 데에도 통신요금의 영향이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전체 품목 수가 줄어들면서 휴대전화료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상대적인 가중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비스와 가공식품 등 여러 부문에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경계할 대목이다.
◇ 서비스 물가 3.7%…외식 밖 생활비 부담 더 커져
품목 성질별로 보면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전체 물가 상승에 대한 서비스 부문의 기여도는 2.04%포인트로,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등을 포함한 상품의 기여도 1.05%포인트보다 두 배 가까이 컸다.
서비스 가운데 공공서비스는 6.5% 올랐다.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개인서비스도 3.5%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2.7% 올랐고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4.0%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험서비스료가 13.4%, 해외단체여행비가 14.9%, 자동차수리비가 6.3%, 공동주택관리비가 3.3% 올랐다. 집세도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했다. 전세는 1.2%, 월세는 1.3% 각각 올랐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지출하는 관리비와 보험료, 수리비 등에서 가격 상승이 이어진 것이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해 전체 물가를 1.2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는 14.2% 뛰었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1.4% 하락해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경유는 전년동월대비 19.6%, 등유는 19.7%, 휘발유는 11.5% 각각 상승했다.
가공식품은 전년동월대비 1.5%, 전월대비 0.7% 올랐다. 국수 가격이 한 달 전보다 12.1%, 시리얼은 14.9%, 스낵과자는 3.2%, 빵은 3.0%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출고가 인상이 순차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면서 가공식품의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 과실 가격 내려갔지만 채소는 한 달 새 12.4% 급등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낮췄다. 농산물은 6.7% 떨어졌고 신선식품지수도 6.7% 하락했다. 특히 신선과실은 10.0%, 신선채소는 9.8% 각각 낮아졌다.
과실 가격 하락에는 할인 행사와 출하량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햇사과 출하가 시작된 데다 양호한 기상 여건으로 복숭아와 포도 공급도 늘었다. 지난해 가격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더해졌다. 사과는 전년동월대비 8.9%, 복숭아는 14.3%, 수박은 17.5% 하락했다.
그러나 전월과 비교하면 장바구니 물가의 흐름은 다르다. 신선식품지수는 한 달 새 3.0% 올랐고 신선채소는 12.5% 급등했다. 품목성질별 채소류 상승률도 12.4%에 달했다. 배추는 37.0%, 시금치 68.2%, 오이 40.4%, 상추 28.4%, 열무 52.4%, 부추는 64.7% 상승했다.
여름철 기상 여건과 병충해 예방 비용, 강수에 따른 생산비 증가 등이 잎채소 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농산물 가격이 낮지만 소비자가 당장 장을 볼 때 마주하는 채소 가격은 한 달 전보다 크게 오른 셈이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해 전체 물가보다 높았다. 생활물가 가운데 식품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식품 이외 품목은 4.8% 올랐다. 먹거리뿐 아니라 교통·통신·주거 관련 비용과 각종 서비스 가격이 체감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충북과 전북의 물가 상승률이 각각 3.7%로 가장 높았다. 강원은 3.6%, 경북 3.4%, 충남과 경남은 각각 3.3%였다. 서울·대구·인천은 각각 2.8%, 부산은 2.7%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이번 수치는 ‘3%대 물가’라는 표면적인 숫자와 실제 기조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상승률은 2.5% 안팎으로 낮아진다. 반면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주거 관련 비용의 오름세는 여전히 넓게 퍼져 있다.
결국 물가 안정 여부는 9월 이후 통신 기저효과가 사라진 뒤에도 근원물가와 서비스 물가가 얼마나 낮아지는지에 달렸다. 채소처럼 기상 여건에 민감한 품목의 단기 급등과 관리비·보험료처럼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서비스 가격이 함께 나타나는 만큼, 정부도 전체 상승률만이 아니라 가계가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품목의 흐름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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