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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20%”…유가 9% 급등, 시장은 다시 중동 리스크로

▷미국, 대이란 해상봉쇄 재개…“호르무즈 수호자” 자처하며 화물 수수료 부과
▷브렌트유 83달러 돌파·VIX 14% 급등…인플레·금리 부담 재확산

입력 : 2026-07-14 09:51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20%”…유가 9% 급등, 시장은 다시 중동 리스크로 미국의 이란 남부 폭격 (사진=연합)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에 2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중동 리스크에 흔들렸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휴전·협상 기대 속에 안정되던 유가는 하루 만에 10% 가까이 급등했고, 달러와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글로벌 물류·에너지 비용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14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국제금융속보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 선박과 이란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대이란 봉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란과 관련 없는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지만, 미국이 해당 지역의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만큼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2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라고 표현하며,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는 비용에 대해 “공정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 봉쇄”는 이란 선박이나 이란 고객의 출입만 막는 조치이며, 그 외 국가는 공정하고 개방적으로 해협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보 비용’ 내세운 통행료…해상 물류비 새 변수

 

이번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 그동안 핵심 쟁점은 이란의 해협 봉쇄 가능성과 원유 공급 차질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직접 ‘안전 보장 비용’을 명분으로 모든 화물에 20%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문제는 원유 공급량뿐 아니라 해상 운송비와 보험료, 화물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수수료 부과가 해협 안전 확보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사실상 호르무즈 통과 비용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특히 원유와 LNG, 석유화학 제품처럼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비용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도 다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개입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도 주변국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영토를 제공할 경우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성형 AI(Gemini)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선박 통항 5주 만에 최저…브렌트유 9.6% 급등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2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는 6척으로 줄어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해협 안전에 대한 우려가 실제 운항 위축으로 나타난 것이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9.59% 오른 배럴당 83.30달러를 기록했고, WTI도 9.4% 오른 78.14달러까지 상승했다. 최근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를 키웠지만, 호르무즈 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에너지 시장의 안정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다.

 

금융시장도 위험회피로 돌아섰다. 미국 S&P500지수는 0.79%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92%, 한국 KOSPI는 8.95% 급락했다. 투자자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VIX지수도 14.17% 상승했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의 증시 변동성 기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에서는 흔히 ‘공포지수’로 불린다. VIX 상승은 투자자들이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달러지수는 0.32% 올랐고,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31%, 0.46% 하락했다. 다만 뉴욕 원·달러 환율은 1495.9원으로 서울 종가보다 7.4원 낮았고, 1개월물 NDF는 1497.2원으로 집계됐다. NDF는 역외시장에서 실제 원화를 주고받지 않고 만기 때 차액만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다. 국내 외환시장 마감 이후 해외 투자자들이 보는 원화 환율 기대를 반영하기 때문에 다음 거래일 원·달러 환율의 참고 지표로 활용된다.

 

◇유가 상승, 연준 금리 경로도 다시 흔든다

 

유가 급등은 연준의 금리 경로에도 부담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주 발표되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다시 물가 상승 신호를 보이면 가까운 시일 내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으로 6bp 오른 4.62%를 기록했다.

 

문제는 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통행료가 실제 부과되고 선박 운항 차질이 이어질 경우 원유 가격뿐 아니라 정제유, 운송비, 보험료까지 연쇄적으로 오를 수 있다. 이는 연준이 물가 둔화를 이유로 긴축 강도를 낮추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Wells Fargo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우려가 지속될 수 있으며 주가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Interactive Brokers도 최근 미국과 이란의 공방으로 장기 휴전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보 통제’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비용을 가격화했다는 점이다. 이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면 호르무즈는 단순한 원유 수송로가 아니라 글로벌 통행료와 안보 비용 논쟁의 중심이 된다. 시장은 이제 이란의 군사 대응뿐 아니라 미국의 수수료 부과 방식, 각국 선사의 운항 결정, 에너지 비용 전가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유가 급등은 그 첫 번째 반응일 뿐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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