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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 더 빨랐다…갈라진 집값, 종부세 손질이 다음 변수

▷전국 아파트 매매 0.04%·전세 0.09% 상승…서울·수도권은 선별 강세, 지방은 지역별 온도차
▷이재명 정부, 지방·미분양엔 종부세 특례 확대…수도권 과열엔 세제 합리화 검토 병행

입력 : 2026.04.10 11:13:00
전세가 더 빨랐다…갈라진 집값, 종부세 손질이 다음 변수 26년 4월 1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중 매매가격지수와 전세가격지수 변동(그래프=한국부동산원)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한국부동산원이 9일 발표한 ‘2026년 4월 1주(4월 6일 기준)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 시장은 매매와 전세가 모두 올랐다. 다만 숫자만 놓고 시장 전반의 회복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전세가격은 0.09% 상승해 전세가 매매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고, 상승의 범위도 일부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이 더 뚜렷해졌다.

 

매매시장은 겉으로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안쪽 흐름은 고르지 않았다. 수도권은 0.07%, 서울은 0.10%, 지방은 0.01% 올랐지만 공표지역 181개 시군구 가운데 상승 지역은 전주 99곳에서 95곳으로 줄었고, 하락 지역은 69곳에서 77곳으로 늘었다. 전체 지표는 플러스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오르는 곳과 밀리는 곳이 동시에 늘고 있다는 뜻이다.

 

서울은 이런 분화 흐름이 가장 선명한 곳이다. 성북구(0.23%), 서대문구(0.22%), 종로구(0.20%), 노원구(0.18%), 강서구(0.25%), 구로구(0.23%) 등은 상승했지만 강남구(-0.10%)와 서초구(-0.06%)는 하락했다. 거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역세권, 대단지, 재건축 기대가 있는 곳으로만 수요가 모이는 모습이다. 경기 역시 광명시(0.38%), 안양 동안구(0.27%), 구리시(0.26%)가 오른 반면 광주시(-0.20%), 이천시(-0.18%)는 내렸다. 수도권 전체가 한 방향으로 강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라기보다, 생활권과 가격대에 따라 선별적으로 반응하는 시장에 가깝다.

 

지방은 더 복합적이다. 울산(0.12%), 전북(0.09%), 전남(0.05%), 경남(0.05%)은 상승했지만 광주(-0.06%), 제주(-0.04%), 경북(-0.02%), 충남(-0.02%), 대구(-0.02%)는 하락했다. 같은 지방권 안에서도 어느 지역은 버티고 어느 지역은 밀리는 흐름이 뚜렷하다. 지방 전체의 반등이라기보다 일부 지역의 국지적 강세가 이어지는 국면으로 해석하는 편이 정확하다.

 

전세시장은 매매보다 더 강했다. 전국 전세가격은 0.09%, 수도권은 0.14%, 서울은 0.16%, 지방은 0.05% 올랐다. 서울에서는 강북구(0.29%), 노원구(0.26%), 광진구(0.24%), 마포구(0.22%), 송파구(0.25%), 관악구(0.24%) 등이 상승했고, 강남구는 -0.04%를 기록했다. 매물 부족과 실거주 수요가 맞물리면서 학군지,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전세 수요가 더 강하게 붙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시도별 아프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그래픽=한국부동산원)

 

이 흐름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세제 조정 방향과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을 현 정부의 본격적인 정책 추진 시기로 제시했고, 정부는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수도권 과열 억제와 지방 보완을 병행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먼저 구체화한 종부세 손질은 지방과 비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월 발표된 2025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비수도권 인구감소관심지역 주택은 1세대 1주택자 세컨드홈 특례 대상이 되고, 다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이나 인구감소관심지역 주택을 취득할 경우 양도세와 종부세 산정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기준이 마련됐다. 또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하는 1주택자에 적용되는 양도세·종부세 특례의 가액기준도 6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올라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지방 건설경기 보완 대책을 통해 세컨드홈 세제지원 범위를 인구감소관심지역까지 넓히고,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종부세 특례를 연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10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과천, 성남 등 일부 지역에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는 한편, 보유세와 거래세를 포함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시장 영향과 과세 형평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즉 지방에는 종부세 부담을 일부 덜어 수요를 보완하고, 수도권 과열 지역에는 추가 세제 조정을 열어두는 이중 구조가 이미 정책 방향으로 제시된 셈이다.

 

이번 주 통계는 이런 정책 기조가 왜 나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는 여전히 수요가 남아 있지만 상승이 전역으로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반면 지방은 세제 완화 카드가 투입되고 있음에도 지역별 편차가 크다. 세금만 낮춘다고 시장이 한꺼번에 살아나는 구조가 아니라, 실제 수요가 있는 곳만 반응하는 장세라는 점이 드러난다.

 

이번 주 시장은 집값이 올랐느냐 내렸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전국 지표는 상승으로 잡혔지만,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분위기는 훨씬 복잡하다. 오름세를 보인 지역은 줄었고, 하락 지역은 오히려 늘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전역이 함께 반등하는 흐름이라기보다 역세권이나 대단지, 실거주 선호가 뚜렷한 곳 위주로만 움직임이 나타났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체감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세가 매매보다 더 빠르게 오른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매수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기보다 집을 사기보다 기다리려는 수요가 전세시장에 남아 있다는 해석이 더 자연스럽다.

 

이재명 정부의 종부세 손질 방향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읽힌다. 지금까지 드러난 기조는 전국을 상대로 일괄적으로 세 부담을 조정하는 방식보다는, 지방 미분양과 인구감소지역에는 부담을 덜고 수도권 과열 지역은 별도로 관리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문제는 세제 완화나 규제 강화만으로 시장 흐름이 한꺼번에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통계만 봐도 수요가 받쳐주는 곳은 여전히 버티고, 그렇지 않은 곳은 정책이 들어가도 반응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앞으로 시장은 단순히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보다, 어느 지역에 실제 수요가 남아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세제 조정이 그 수요에 얼마나 직접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더 분명하게 갈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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