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탈시설지원법은 중증장애인 사형선고”…즉각 폐기 촉구
▷ 부모회 “의견 수렴 없는 반인권 법안…거주시설 선진화법 제정해야”
▷ 시설 폐쇄는 생존권 위협…주거결정권 보장 촉구
부모회가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 제정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김현아 장애인거주시설부모회 대표)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이하 부모회)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 제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시설 지원법은 중증 발달장애인을 사지로 내모는 살인법”이라며 “의견 수렴 없는 법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부모회에서 반대하는 이번 법안은 서미화, 김선민 의원 대표 발의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다.
부모회는 탈시설 지원법이 중증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강제로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 거주시설 입소자의 80% 이상이 중증 발달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자기방어 능력과 생존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거주시설을 희망하는 장애인과 대기자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시설을 없애려는 정책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모회는 탈시설 정책 과정에서 장애인과 보호자의 의견이 배제됐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복지법 제5조가 보장하는 당사자 의견 수렴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는 법령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정책 결정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하지 못한 것은 반대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모회는 자립 지원주택 역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리 체계가 미흡하고 돌봄 공백이 발생해 인권침해와 사고 위험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지원주택에서 돌봄 부재로 인한 사망 사건과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원주택으로 내몰리는 것은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무연고 장애인의 경우 강제로 탈시설 될 가능성이 크고, 탈시설 후 이들의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부모회는 “서울시에서 1,200명이 탈시설했지만 최근 전수조사에서 700여 명만 확인됐고, 나머지 500명의 행방은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무연고 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할 제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부모회는 거주시설 존치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중증 발달장애인은 평균수명이 낮고 사고 발생률이 높아 돌봄 공백이 생기면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다는 이유다. 이들은 “거주시설은 단순 수용시설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라며 “무분별한 시설 폐쇄는 헌법이 보장한 인간다운 삶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부모회는 정부에 ▲탈시설 정책 중단과 시설·재가 균형 정책 시행 ▲장애인과 보호자의 주거결정권 보장 ▲거주시설 선진화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또한 “자립은 단순히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받는 것”이라며 “지원 속에서 자립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현아 부모회 대표는 “장애인은 어디에서 살든 존엄한 삶을 살아야 한다”며 “거주시설 폐쇄가 목적이 된 탈시설법은 이권을 위한 법일 뿐”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과 국회의원들은 부모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법안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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