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째 표류하고 있는 'EU' 삼계탕 수입 문제... "절차 신속하게 진행해달라"
▷ 제11차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무역위원회 개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무역현안 논의
▷ '유럽연합 삼계탕 수입'도 주요 의제로 다뤄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지난 31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서울에서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 유럽연합(EU) 통상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양측은 한-유럽연합 통상장관회담 및 ‘제11차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무역위원회’를 개최해 최근의 통상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배터리법, 철강세이프가드, 프랑스 전기차보조금 등 유럽연합 측의 무역 장벽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바꿔말하면, 유럽연합 측이 내세운 대부분의 법안이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이나 철강산업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曰 “정부는 이번 무역위원회 개최 외에도 다양한 계기에
양자, 다자 통상교섭 활동을 통해 유럽연합 및 유럽 국가들에게 최근 추진하고 있는 경제입법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의 유럽연합(EU)
시장 진출 부담요인을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눈에 띄는 건, 우리나라가 유럽연합 측에게 ‘삼계탕’의 수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입니다. 전기차 보조금이나 탄소국경조정제도, 철강 세이프가드, 배터리법 등 공업이 주로 논의된 가운데, 유일한 식품산업 의제가 바로 ‘삼계탕 수입’이었는데요.
K-푸드의 열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삼계탕 수출은 좋은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농식품미래연구원의 ‘삼계탕 수출연구사업단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삼계탕 수출액은 1,479만 달러로 2019년의 전체 수출량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홍콩 등에서 집중적으로 우리나라 삼계탕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삼계탕의 수출이 일부 국가에 편중되어 있다는 겁니다. 2020년 기준, 삼계탕의 주요 수출국은 앞서 언급한 미국과 일본, 캐나다, 홍콩 4개국으로 비중이 무려 85.4%에 달합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판로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는 셈인데요. 그 노력 중 하나가 바로 ‘유럽연합’으로 수출길을 뚫는 겁니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인기가 입증된 우리나라 삼계탕을 수입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에 유럽연합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6년부터 유럽연합에게 삼계탕 수입을 허용해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만, 그때로부터 27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도 유럽연합은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1년 4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삼계탕에 대해 유럽연합은 수입 허용 절차의 마무리
단계인 회원국 표결 절차만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지만 1년이
넘게 지난 현 시점까지도 아무런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한국산 삼계탕의 유럽연합 수출이 조속히 허용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밝히고, 지난 몇 십년간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위 수뇌부가 지속적으로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의 삼계탕 수입이 지지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검역제도’ 때문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동물위생과 식품안전에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회원국 마다 검역을 담당하는 조직은 다릅니다만, 동물이나 축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선 유럽연합의 수입조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유럽연합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역의 경우, 검역물에 대한 정부 수의사의 검사가 생략되기도 합니다만, 우리나라 같은 非유럽연합 국가들의 동물/축산물을 수입할 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유럽연합 법률에 따라 제3의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살아있는 동물 및 축산물은 승인된 국경검사소(Border Inspection Post)에서 정부수의사에게 서류검사, 역학조서 및 현물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조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셈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유럽연합의 까다로운 검역 환경을 맞추기 위해, 지난 2016년에 우리나라의 유럽연합에게 국제동등성을 얻기 위해 노력했고, 2018년에는 관계자들 불러모아 유럽연합의 실제 검사 시 예상되는 주요 점검사항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 국제동등성
국가 간 축산물 수출/입 교역 시 항생제, 호르몬, 농약 등 유해잔류물질의 시험 방법 및 검사 결과를 서로
인정해주는 제도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삼계탕에 대한 유럽 측의 세부적인 검역 결과, 회원국들의 승인 여부 등 중요한 사항이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인 상황입니다.
정부가 유럽연합에게 남아 있는 수입 세부절차에 대한 정보와 함께 신속한 절차 진행을 요청하긴 했습니다만, 유럽연합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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