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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플러스] 특수교사 10명 중 8명, 상해 입어도 "참고 넘어간다"

입력 : 2025.04.30 09:51:00
[폴플러스] 특수교사 10명 중 8명, 상해 입어도 "참고 넘어간다" 특수교사 10명 중 8명은 학생으로부터 상해·피해를 입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위즈경제)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특수교사 10명 중 8명은 학생으로부터 상해·피해를 입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즈경제가 전국 특수교사를 대상(229명)으로 4월 1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특수교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의 폭언·폭행 등에 어떻게 대처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79.46%는 '참고 넘어간다'고 답했다. '교내 보고'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 요청'은 각각 10.27%와 2.16%로 집계됐다. 그 외에도 행동중재를 지속하거나 해당 학생의 학부모에게 상황을 공유한다는 응답이 있었다.

 


그래픽=위즈경제
 

특수교사의 과밀학급 담당 비율은 34.09%에 달했고, 71.63%의 특수교사는 '완전통합학생'(통합학급에 배치된 장애 학생) 역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특수교사 10명 중 7명은 서류상 기재된 수업 시수보다 더 많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는 '1~3시수 차이'(36.82%), '4~6시수 차이'(15.92%), '7~9시수 차이'(9.95%), '10시수 이상 차이'(7.96%) 순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위즈경제 

 

특수교사의 약 92%는 업무 부담을 호소했다. '현재 업무가 과중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 응답 비중은 각각 58.59%와 33.33%를 차지했다. 특수교사들은 이같은 업무 과중의 해결책으로 '법정 특수학급 정원 준수'(31.41%)와 '교사 정원 확보'(23.04%)를 꼽았다. '완전통합학생을 특수학급 정원에 반영'(14.66%), 실무사, 사회복무요원 등 '지원인력 업무 이관'(16.23%)과 '특수교육과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 업무 분리'(14.66%) 또한 제시됐다.

 


그래픽=위즈경제
 

한 달 동안 학생에게 상해나 정신적 피해를 받은 빈도를 묻자 특수교사의 17.46%는 하루에 한 번 꼴로 이를 겪는다고 답했다. 이어 '1~5회'(37.57%), '5~9회'(16.93%), '10~19회'(16.4%) 순으로 폭언·폭행 피해가 발생했으며,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답한 특수교사는 11.64%에 불과했다. 가장 자주 발생하는 피해로는 물리적 상해가 76.76%, 언어 폭력이 18.38%에 달했다. 특수교사의 4.86%는 성희롱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답했다.

 


그래픽=위즈경제

 

특수교사가 당하는 폭언·폭행 문제의 가장 시급한 해결책으로 꼽힌 것은 '생활지도 가이드라인에 물리적 제지 범위를 확대'(33.7%)'하는 방안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32.61%)이었고, '행동중재 전문인력 배치'(16.3%)와 '실무사 등 보조인력 증원'(4.89%)이 그 뒤를 따랐다. 한편, 특수교사의 95%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당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를 종합하면 특수교사들이 마주한 현실은 단순한 업무 과중을 넘어 ‘구조적 방치’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생의 폭언·폭행으로 인한 상해나 정신적 피해를 겪고도 10명 중 8명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참고 넘어간다는 응답은, 교권 보호 장치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수교사들은 과밀학급과 수업 시수 초과, 완전통합학생 지도, 각종 행정 업무까지 동시에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폭력 상황에 대한 대응까지 개인의 인내에 맡겨지는 구조 속에 놓여 있다. 이 같은 환경이 지속될 경우 특수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교사의 소진과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이번 설문은 특수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인력 구조의 문제를 드러낸 결과로 볼 수 있다. 교사들이 요구한 것처럼 법정 정원 준수, 교원 확충, 행동중재 전문 인력 배치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특수교육 현장의 부담은 앞으로도 계속 교사 개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수교육은 장애 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약속이자 공공의 책임이다.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그 약속 역시 온전히 지켜지기 어렵다. 이번 조사 결과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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