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고속도로 관제서버 76% 노후…사고 감지 공백, 교체만으로 메울까

▷최근 5년 고장·장애 222건 중 199건, 내용연수 초과 서버서 발생
▷터널 자동돌발감지 분석서버 86% 노후…5년간 교체 ‘0대’
▷현 예산 유지 땐 일부 장비 교체 2033년 완료…현장 성능검증도 과제

입력 : 2026-10-30 15:22
고속도로 관제서버 76% 노후…사고 감지 공백, 교체만으로 메울까 생성형 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고속도로 사고를 신속하게 발견해야 할 관제시스템에서 장비 노후화에 따른 감지 공백이 드러났다. 노후 서버에 고장·장애가 집중되고 사고 당시 관제장비가 작동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되면서, 장비 교체와 함께 현장 감지 성능을 점검하는 관리체계 강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운영 중인 고속도로 관제서버 1109대 가운데 844대(76.1%)가 내용연수 7년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서버는 CCTV 영상을 처리하거나 정지차량·역주행 등 위험 상황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데 사용된다. 내용연수는 공공물품의 평균 사용기간 등을 고려한 관리기준으로, 이를 넘겼다고 곧바로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장비의 상태와 성능을 점검해 계속 사용할지, 교체할지 판단해야 한다.

 

◇터널 분석서버 86% 노후…5년간 교체는 ‘0대’

 

실제 고장·장애는 노후 서버에 집중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본선과 터널의 관제서버에서 발생한 고장·장애 222건 가운데 199건(89.6%)이 당시 내용연수를 초과한 장비에서 발생했다.

 

터널의 노후화는 더 심각했다. 터널 관제서버 896대 가운데 723대(80.7%)가 내용연수를 넘겼다. 전체 터널 관제서버의 절반에 가까운 440대(49.1%)는 12년 이상 사용된 장비였다.

 

장비별로는 CCTV 영상을 관제하는 영상서버 346대 중 250대(72.3%), 정지차량이나 역주행 등을 감지하는 자동돌발감지 분석서버 550대 중 473대(86.0%)가 내용연수를 초과했다. 특히 노후 분석서버는 2021년 182대에서 2025년 370대로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이 기간 교체된 장비는 한 대도 없었다.

 

사망사고 당시 관제장비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지난 7월 광주대구고속도로 백전터널에서 승용차가 전복돼 운전자 1명이 숨진 사고 당시 CCTV 모니터는 고장 난 상태였다. 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13분 뒤 유관기관의 통보를 통해 사고를 인지했다. 지난해 11월 화촌9터널 사망사고 때는 노후 분석서버의 저장장치 불량으로 자동검지가 작동하지 않았다.

 

◇2030년 교체 계획…현 예산으로는 일부 2033년까지

 

도로공사가 산정한 노후 관제장비 전량 교체 비용은 약 237억원이다. 도로공사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지만, 현재 연평균 교체예산 수준을 유지하면 본선과 터널의 CCTV·영상서버 등 일부 장비는 2033년에야 교체가 완료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계획한 일정과 실제 예산 집행 여력 사이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고속도로 인명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도로공사 관리 고속도로에서는 교통사고 1419건이 발생해 147명이 숨지고 1262명이 다쳤다. 올해도 8월까지 905건의 사고로 122명이 숨지고 709명이 부상했다. 이 수치가 관제장비 노후화에 따른 피해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 발생 이후 신속한 인지와 대응이 필요한 현장 여건을 보여준다.

 

황희 의원은 “고속도로 관제는 사고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을 전파해 교통 통제와 구조 등 후속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안전체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장비의 사용연수뿐 아니라 고장 이력과 감지 성능, 구간별 사고 위험도를 중심으로 교체 우선순위를 재점검하고 예산과 교체 일정도 그에 맞게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체 대수 넘어 실제 감지 성능까지 확인해야

 

장비 교체와 함께 현장에서의 성능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6월 내놓은 ‘다봄 CCTV 등 3개 도로교통설비 설치·운용 실태’ 보고서는 터널 입출구부의 레이더식 돌발상황 검지시스템에서 성능평가 누락과 검지 사각지대 문제를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1개 터널의 외부구간 검지 성능을 검증한 결과, 3개 터널이 합격기준에 미달했다. 별도로 검지 사각지대가 확인된 구간도 있었다. 도로공사는 검지 정확도 교정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센서의 간격·높이·각도 조정 등을 통해 해당 구간의 성능을 보완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이는 장비의 사용연수뿐 아니라 설치 상태와 운영 성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제장비 개선의 목표는 교체 대수를 늘리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고장 이력과 사고 위험도가 높은 구간부터 교체하되, 교체를 기다리는 장비의 점검과 장애 발생 시 대체 관제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새 장비를 설치한 뒤에도 실제 감지 범위와 정확도를 확인해야 한다. 예산과 교체 일정, 현장 성능검증이 함께 움직여야 관제 공백을 줄이고 신속한 후속 대응으로 이어갈 수 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