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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 2026 릴레이 인터뷰④] 이동연 KISA 국민피해대응단장 “피싱 차단하면 다른 길로…우회 수법 빠르게 진화”

▷스미싱 차단 강화되자 공공기관 사칭 전화·콜백 문자로 전환
▷AI 공동대응 플랫폼 구축…“정부·민간이 유통 전 단계 막아야”

입력 : 2026-09-07 10:33
[TRUST 2026 릴레이 인터뷰④] 이동연 KISA 국민피해대응단장 “피싱 차단하면 다른 길로…우회 수법 빠르게 진화” 이동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민피해대응단장이 25일 서울 송파구 KISA 서울청사에서 위즈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조직형 사기 범죄는 생성형 AI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피해 역시 보이스피싱과 몸캠피싱, 투자사기, 로맨스스캠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하면서 더 이상 개인의 부주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회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오는 10월 경찰청이 제80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개최하는 국제치안산업대전과 연계해 열리는 위즈경제 주최 'TRUST Forum 2026' 포럼에 앞서 조직형 사기 범죄가 반복되는 구조적 원인과 기존 대응 체계가 범죄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를 짚고, 기술·제도·사회적 측면에서 필요한 변화를 모색하는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피싱 범죄자들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대응 기법을 파악해 계속해서 우회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방심하면 공격자는 반드시 그 틈을 노릴 것입니다.”

이동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민피해대응단장은 25일 위즈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조직형 사기범죄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의 보이스피싱·스미싱 예방 대책이 효과를 내면서 관련 피해 지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24년 급증한 악성 문자는 KISA를 포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다부처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2025년 스팸 신고는 전년보다 84% 줄어 2024년의 약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경찰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도 전년 간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스미싱 막히자 공공기관 사칭·콜백 문자로 우회

하지만 범죄조직은 기존 범행 수단에 대한 차단이 강화되자 정부와 관계기관의 대응 방식을 피해 새로운 수법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과거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스미싱 미끼 문자를 보낸 뒤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범죄조직은 악성 앱의 원격제어 기능을 이용하거나 스마트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이를 범행에 활용했다.

그러나 스미싱 문자에 대한 탐지와 제재가 강화되자 범죄조직은 미끼 문자로 악성 앱 설치를 직접 유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법을 바꾸고 있다.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 관계자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명의도용이 의심된다거나 신용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속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문자에 인터넷 주소를 넣는 대신 직접 전화를 걸어 기존 스미싱 탐지체계를 피하려는 것이다.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대출 이력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제시해 실제 금융기관처럼 접근하기도 한다. 이후 “주변에 알리면 안 된다”며 피해자를 가족이나 경찰로부터 고립시키고 장시간 통화를 이어가며 심리적으로 지배한다.

카드 배송이 완료됐다는 거짓 문자를 보낸 뒤 피해자가 문자에 적힌 가짜 고객센터로 직접 전화하도록 유도하는 콜백형 수법도 등장했다. 범죄조직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먼저 전화를 걸게 만들어 의심을 낮추고 탐지를 피하는 방식이다.

문자에 악성 링크를 넣지 않고 발신번호가 아닌 별도의 회신번호를 안내하기 때문에 기존의 악성 링크·발신번호 변작 탐지를 피할 수 있다. 

이 단장은 “사기범죄자들은 정부와 관련 기관의 대응 기법을 파악해 이를 우회하는 방향으로 교묘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SA, 디지털 범죄수단 찾아내 차단…AI 탐지체계도 구축

KISA는 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전화번호와 문자, 악성 앱, 피싱 사이트 등 디지털 수단을 찾아내고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싱대응시스템 △스미싱확인서비스 △발신번호 변작 신고 △발신지 확인시스템 △번호도용 전화·문자 차단시스템 등이 있다.

이들 시스템을 통해 악성 행위가 확인되면 이동통신사와 협조해 관련 사이트와 통신서비스를 차단한다. 경찰과도 탐지 정보를 공유해 범죄자 검거와 피해 예방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새롭게 나타나는 범죄 유형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범죄조직이 기존 탐지체계를 피해 수법을 바꾸더라도 새로운 유형을 빠르게 찾아내 우회 기법이 통하지 않도록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 기반 보이스피싱 공동 대응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여러 기관과 기업이 확보한 피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공유하고 AI를 활용해 탐지 능력을 높이는 체계다.

이미 알려진 피싱 공격뿐 아니라 기존 수법을 변형한 새로운 공격까지 탐지하고, 그 결과를 통신서비스 차단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 단장은 “범죄 유형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우회 기법이 통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며 “피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공유해 AI 기반 탐지 능력을 높이고 통신서비스 차단으로 연결하는 공동 대응 플랫폼을 과기정통부와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 간 정보공유가 실제 피해 예방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KISA와 통신사, 경찰은 협력을 통해 악성 앱 감염이 의심되는 이용자 2천6백명을 찾아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을 삭제하기도 했으며, 문자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현장 점검 중 피싱 범죄 가담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청과 합동 점검 등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관간 정보를 더욱 원할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단장 측 입장이다.

◇정부·민간 공동 대응해야…통신·플랫폼·보안기업 역할 분담

이 단장은 조직형 사기범죄에 대응하려면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싱 범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에 신속한 정보공유가 중요하다”며 “탐지된 범죄 유형이 빠르게 차단 조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공유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별로 맡아야 할 역할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우선 통신사는 전화와 문자가 이용자에게 전달되는 경로에 있는 만큼 새로운 피싱 유형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봤다. 이미 알려진 공격뿐 아니라 기존 수법을 변형한 새로운 공격까지 찾아낼 수 있도록 AI 기반 탐지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신저·SNS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자사 서비스가 피싱 범죄의 접근·유통 경로로 악용되지 않도록 새로운 범죄 수법을 빠르게 파악하고 차단하는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국내 문자망에 대한 차단이 강화되면 범죄가 텔레그램·인스타그램·라인 등 해외 SNS나 국제문자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사업자와 달리 해외 플랫폼과는 악성 계정 정지나 링크 차단을 위한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국제적인 협력체계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안기업에는 악성 앱과 피싱 사이트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분석·탐지 능력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는 통신사와 플랫폼, 보안기업이 각각 확보한 범죄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공동 차단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TRUST Forum, 피싱 유통 전 단계의 사각지대 살펴야”

이 단장은 위즈경제가 추진하는 ‘TRUST Forum 2026’에서 피싱 범죄가 유통되는 전체 과정의 사각지대를 중점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단장은 “피싱이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범죄 유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공유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제도적·기술적으로 추가해야 할 부분을 계속 찾아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한 부분이라도 방심하면 공격자는 반드시 그 틈을 노릴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기업이 각자의 영역에서 탐지 역량을 높이고 이를 유기적인 공동 대응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국민피해대응단장. 사진=위즈경제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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