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크 Link 인쇄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증시다트] 삼성SDI, 5개 분기 적자에도 목표가 ‘줄상향’…승부처는 ESS·AMPC

▷4분기 매출 3.9조·영업손실 2992억원
▷보상금·ESS 출하가 적자폭 축소 견인
▷일회성 걷어낸 구조적 수익성 회복이 관건

입력 : 2026.02.04 10:44 수정 : 2026.02.04 10:47
[증시다트] 삼성SDI, 5개 분기 적자에도 목표가 ‘줄상향’…승부처는 ESS·AMPC 삼성SDI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가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리며 ‘바닥 통과’ 기대를 키웠다. 사진=삼성SDI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삼성SDI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국내 주요 증권사가 잇따라 목표주가를 올리며 ‘바닥 통과’ 기대를 키웠다. 시장은 하반기 실적 반등과 미국 생산 확대 효과를 선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대가 지속력을 가지려면 보상금 같은 일회성 요인을 넘어, ESS(에너지저장장치)와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실제로 바꾸는 결과를 보여야 한다.

 

◇4분기 적자폭 축소…보상금·ESS가 방어막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2025년 4분기 실적은 매출 3조9000억원 안팎, 영업손실 약 2992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숫자만 보면 적자다. 다만 전분기 대비 ‘적자폭 축소’ 흐름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첫째, 중대형 EV(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물량이 줄었는데도 고객사 보상금 수취로 매출과 손익이 방어됐다. 둘째, ESS 부문은 북미 라인 가동과 출하 확대가 겹치며 외형을 키웠다. 단기적으로는 EV 수요 둔화의 충격을 ESS가 일부 흡수한 셈이다.

 

◇1분기 ‘기저효과’ 부담…바닥이 곧 흑자는 아니다

 

그러나 4분기 개선이 ‘정상 영업력’에서 비롯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상금은 반복 가능성이 낮은 항목이다. 한 분기 실적을 지탱해도 다음 분기에는 기저효과가 생긴다. 실제로 2026년 1분기에는 보상금 기저효과로 자동차전지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적자폭이 다시 확대되거나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구간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가장 흔들리기 쉽다. “바닥을 찍었다”는 해석이 “곧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일제히 올린 이유는 하반기부터 변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SS 수요는 전력망 안정화, 재생에너지 확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같은 흐름과 맞물려 구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는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AMPC 기여도를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일부 보고서는 2026년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다만 이 전망은 “전제 조건이 충족될 때”라는 단서가 붙는다. 생산 안정화, 수율, 품질 비용 관리, 고객사 발주 회복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목표가 42만~45만원…컨센서스는 생겼지만 보증은 아니다

 


삼성SDI가 공급한 미국 캘리포니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경. 사진=삼성SDI 
 

목표주가 상향의 흐름도 이런 전제 위에서 이해해야 한다. 하나증권과 교보증권은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제시했고, 한화투자증권은 43만원, DS투자증권은 45만원을 제시했다. 공통 메시지는 ‘적자폭 축소 →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다. 근거로는 ESS 성장, AMPC 증가, 원통형 전지의 ESS용 출하 확대, 차세대 제품(46파이 원통형·전고체) 모멘텀 등을 들었다. 목표가가 비슷한 구간에 모인다는 건 시장 컨센서스가 어느 정도 형성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목표가 상향이 곧바로 실적의 구조적 회복을 보증하는 건 아니다. 시장은 종종 ‘좋아질 것’과 ‘좋아졌다’를 혼동한다. 적자 축소는 개선이지만,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건 통상 흑자 전환과 이익의 지속성이다. 이번 국면의 가장 큰 리스크는 “일회성으로 적자를 줄이고, 그 기대만으로 밸류에이션이 앞서 나가는” 상황이다. 보상금에 대한 의존이 남아 있고, ESS 역시 품질 보강 비용이나 고객 인증 지연 같은 변수가 생기면 수익성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 EV 시장에서는 유럽 수요 회복 지연, 정책 불확실성,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이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체크포인트는 단순하다. 첫째, ESS 출하가 늘어날 때 매출만 커지는지, 아니면 손익이 함께 따라오는지를 봐야 한다. 물량이 늘어도 원가와 품질 비용이 함께 늘면 ‘매출 성장형 적자’가 반복된다. 둘째, AMPC가 늘어나는 구간에서도 본업 경쟁력이 개선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세액공제는 실적을 돕지만, 궁극적으로 가격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 셋째, EV 부문은 가동률이 핵심이다. 가동률이 낮으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이는 손익을 구조적으로 압박한다.

 

 

◇해법은 체질 개선…품질·가동률·차세대 로드맵이 승부

 

삼성SDI가 기대를 실적으로 바꾸기 위한 해법도 뚜렷하다. 첫째, ESS 사업에서 ‘양산 안정성’과 ‘품질 비용 통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출하 확대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도록 공정·검증·사후관리 프로세스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EV 부문은 고객 다변화와 제품 믹스 개선이 관건이다. 특정 고객이나 특정 차종 비중이 높으면 수요 변동에 취약해진다.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안전성 같은 성능을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공급 계약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차세대 제품인 46파이 원통형과 전고체 배터리는 ‘기술 로드맵’에서 ‘사업 로드맵’으로 넘어가야 한다. 일정이 지연되면 기대가 먼저 꺼질 수 있다. 시장은 기술 자체보다 양산 시점과 수율, 고객 채택 여부를 더 냉정하게 본다. 넷째, 투자(CAPEX)는 보수적으로 운용하되, 수익이 발생하는 구간에 집중해야 한다. 확장 속도가 수익성보다 앞서면 손익이 개선되기 전에 재무 부담이 커진다.

 

결국 이번 ‘목표가 줄상향’은 삼성SDI에 대한 신뢰 회복의 시작점일 뿐이다. 증권가가 제시한 상저하고 시나리오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그 전제는 “일회성 효과를 걷어낸 뒤에도 개선이 이어지는가”에 달려 있다. 2026년 상반기는 변동성이 큰 구간이 될 수 있다.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숫자로 확인될 때 비로소 시장의 재평가가 현실이 된다. 기대가 앞선 만큼, 실적이 뒤따르지 못하면 조정도 빨라진다. 삼성SDI가 선택해야 할 방향은 단기 방어가 아니라 장기 체질 개선이다. ESS·AMPC를 발판으로 ‘적자 축소’에서 ‘흑자 지속’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기업가치의 진짜 분기점이 된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