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삶의 기반, 지역사회가 책임지는 체계로…‘돌봄 공백’ 해소 촉구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장과 소득 보장 제도 보완 절실
▷독립생활 뒷받침할 맞춤형 돌봄·지역 밀착 서비스 부족
▷전문가 “지속 가능한 돌봄, 지역사회와 제도의 연대가 핵심”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1일 ‘지역사회 기반 장애인 삶의 질 향상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장애인의 삶을 지역사회와 제도가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역사회 기반 장애인 삶의 질 향상 정책 토론회’가 2025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약자의 눈과 너섬나들이 사회적협동조합 공동 주최로 열렸다.
이동석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성인 발달장애인을 중심으로 ‘지금 사는 곳에서 살고 늙기’를 발표하며, 개인이 가진 손상이 사회 구조와 문화 문제로 차별, 배제, 억압 당해 장애화 현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계단만 있는 공간에서는 사회 활동이 불가능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있다면 쉽게 활동이 가능하다”며 “이처럼 사회관계에서 발생하는 장애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수단은 사회 억압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발달장애인 역시 의사소통, 의사결정, 의사 주장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이 가진 특성을 우리 사회가 이해하고 이들의 추가 욕구를 듣고 대응한다면 능력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사회복지계에서 발달장애인의 의사결정 능력을 온정주의와 시민권 시각으로 나뉜다. 온정주의는 발달장애인이나 정신장애인은 인지능력과 행위능력이 떨어져 자기결정이 불완전할 수 있다고 본다. 결정에 따라 자신이나 타인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어 자기결정은 특정 조건에서 제한되거나 축소될 수 있는 조건부 규범으로 인식한다.
시민권 시각은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가지며, 이용자의 자기결정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절대적 원칙이라고 본다. 자기결정 능력은 정신적, 행위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에 부족한 사람을 위한 사회적, 집합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스스로 결정하고 그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며 “누구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자기결정권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애인 소득 보장 정책도 지적했다. 현재 장애인이 빈곤한 이유는 노동시장에서의 배제,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 낮은 장애인 복지지출 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애인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도록 돕고 장애로 인한 추가 비용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의 취업이 증가하면서 국민연금 가입은 늘지만 조기 고령화와 조기 사망으로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발달장애인의 평균 사망 연령이 약 58세에 못 미치는 상황을 고려해 5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한 발달장애인은 40세부터 장애연금을 수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의 홀로서기를 위한 ‘지역사회’ 중심 돌봄 체계 시급
너섬나들이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이자 19세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이예지 대표는 부모 없이도 발달장애인의 24시간이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55세가 된 발달장애인의 하루를 그리며 맞춤형 활동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은 ‘활동지원서비스’를 통해 활동 보조,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지원받지만 독립에 필요한 가사 지원, 야간 돌봄 등을 충분히 제공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의 홀로서기를 위해 ▲기상 및 외출준비 지원 ▲사회활동 및 직업 활동 지원 ▲안전 확인과 비상 대응 등 시간대별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이 오전 일과를 마친 뒤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너섬나들이’ 같은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모니카 교실, 마을 미디어 활동, 노래교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돌봄의 대상이 아닌 마을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돕는다는 설명이다.
너섬나들이는 ‘마을회관’처럼 장애인이 편히 들르고 비장애인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시작된 사회적협동조합이다. 마을 돌봄 플랫폼으로서 ▲교육 프로그램 ▲자립 프로그램 ▲자조모임 운영 ▲마을 일자리 연결 ▲장애·비장애 통합 마을 구축을 지향한다.
그는 독립생활을 하는 발달장애인이 주말이나 건강검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절된 정보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업을 따로 수행하는 센터와 서로 역할을 모르는 전문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모든 정보가 한 곳에 기록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시·도 단위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역 기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삶의 연결고리, 지역사회와 제도적 협력이 해답
토론회에 참석한 강득구 ‘약자의 눈’ 국회의원 연구단체 대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장애인 당사자가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삶의 기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논의가 지금 시대가 직면한 과제”라며 “장애인의 삶이 기관이나 가족 부담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 전체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장애인의 하루는 여러 요소가 연결될 때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 일상, 낮 활동, 집 활동, 긴급 상황 등 돌봄은 하루를 이어가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결이 끊기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과 지역 내 기관 협력 체계 구축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 중심 돌봄과 참여 확대를 위해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문화를 공유해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며 “지역 기반의 경험이 쌓일 때 비로소 ‘함께 사는 사회’의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유진 너섬나들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너섬나들이는 10년간 지역사회 장애인과 가족, 주민과 함께 웃음과 희망을 만들어왔다”며 “그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성장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보였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과 가족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간성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며 “지역과 정부 모두가 힘을 모아야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이웃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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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2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3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4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5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6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7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