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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그늘/재개발] 생존권 없는 철거…미아리 성매매 집결지의 그림자

▷신월곡1구역 재개발 명도집행 세 번째 시도…주민 반발로 철거 중단
▷성노동자 인권단체 “제도적 보호 사각지대…공공 책임 필요” 주장

입력 : 2025.09.11 17:00 수정 : 2025.09.11 17:32
 

 

일명 ‘미아리 텍사스촌’ 골목 모습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1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 일대. 미성년자 출입금지 구역 표지판과 나뒹구는 쓰레기들 사이로 찢어진 빨간 비닐 천막이 길거리에 오래 방치된 듯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깨진 유리창, 철거 중인 건물 사이로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주민들은 “대책 없는 개발 사업으로 신월동 1구역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장은 단순한 철거 반대 집회가 아니라,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의 절박한 목소리로 채워졌다.

 

이번 집회는 지난 10일, 재개발로 철거가 예정된 ‘미아리 텍사스촌’에서 법원이 다시 강제퇴거 집행을 시도한 직후 일어났다. 전날 진행된 강제철거 집행 과정에서 신월곡1구역 주거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30여 명이 몸을 맞대어 인간 벽을 만들며 저항했다. 짧은 긴장 끝에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철거 시도는 결국 철수로 종료됐다.

 

생존권 없는 철거…미아리 성매매 집결지의 그림자

 

나영정 ‘성적 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활동가는 이번 사태가 성적 낙인과 법 제도의 무시, 그리고 주거권 침해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주거권 보장을 외치는 대책위 (사진=위즈경제)

 

그는 “성노동자라는 이유로 법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국가로부터 보호 및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폭력과 차별에 노출돼 있는 현실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나 활동가는 ▲탈가정 청소년 ▲홈리스 ▲시설에 구금된 미등록 이주민 ▲장애인 등도 성적 낙인을 공유하며 이주·주거·생계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노동 당사자들이 사회적·제도적 보호 없이 내밀리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성노동이 범죄라면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다”“이 문제는 성노동자 당사자만의 투쟁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미아리 텍사스촌은 2023년 11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재개발이 추진 중인 신월곡 1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철거 대상 성매매 업소 여성들이 공식적인 거주지나 소득 기록이 없어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철거 이후 이주나 생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월곡1구역 입구 앞 모습 (사진=위즈경제)

 

이번 사건은 주거권·생존권뿐만 아니라 성적 권리 및 재생산 정의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쟁점이 함께 드러난 사례로 해석된다. 성매매가 법적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재개발 과정에서 해당 업소 종사자들이 제도적 보호나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사회적 낙인과 제도적 지원의 사각지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 과정에서 행정기관과 지자체가 토지 및 건물 소유자 등에게는 일정 수준의 보상을 제공하는 반면, 성매매 업소 종사자 등 거주자나 이용자에 대한 별도의 보호 조치나 지원 방안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위즈경제는 [도시 그늘] 연재를 통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도시의 불균형과 생활경제의 그늘을 따라가 봅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공간의 풍경 기록을 넘어, 도시 안에서 점점 더 밀려나는 삶의 자리, 그리고 그 삶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조명합니다. 더불어 단절된 공간 너머의 시민들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하고자 합니다.[편집자주]

 
이수아 사진
이수아 기자  lovepoem430@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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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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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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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4

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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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6

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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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