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억 천만 명이 아는 ‘오징어게임’ 그 목소리, 배우 김병철
▷'오징어게임' 공개 후 1년, '관리연설가면' 역의 배우 김병철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조연 없는 주연 없고, 병사 없는 장수 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조연이든 주연이든 어느 자리든 중요하다는 말입니다만, 조연 배우들이 맞닥뜨리는 현실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공’을 맡는 주연(主演) 배우와 이들을 ‘돕는’ 조연(助演) 배우, 다른 건 글자 하나밖에 없지만 둘 사이에 놓인 벽은 상당히 단단해 보입니다.
매년 미디어에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쏟아집니다. 이 홍수 속에서 대중들에게 선택된 몇몇 작품들만이 살아남고, 이에 출연한 주연 배우들은 찬란한 조명을 받습니다.
조연 배우들 역시 이전보다 많은 관심을 누리면서 일부는 ‘명품’으로 부각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연 배우들이 뿜어내는 빛에 밀려 조연 배우들의 이름은 쉽게 잊히곤 합니다.
국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에서 1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본 <오징어게임>은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백상예술대상 대상, 2022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 tv 어워즈 국제시리즈 상… 심지어 미국의 유서 깊은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도 수상하는 등 어마어마한 영예를 누렸는데요.
이와 함께 <오징어게임>은 수많은 글로벌 스타를 낳았습니다. ‘올해의 감독상’ 황동혁 감독은 물론, 국내외 온갖 남우주연상을 휩쓴 배우 이정재, ‘올해의 여자배우상’ 정호연,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 오영수… 주연과 더불어 수많은 조연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조연 전부가 그렇진 못했습니다.
<오징어게임>에 출연한 조연들 중,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목소리’를 연기한 조연 배우가 있습니다.
묵직하고 정갈한 목소리로 게임의 진행을 이끈 ‘관리연설가면’, 배우 김병철이 그 목소리의 주인공입니다.

배우 김병철
그가 연기 인생에 뛰어든 지 어느새 20년, 방송에 입문한 지는 5년여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으나, <오징어게임>, <1987>, <킹메이커>, <모범형사>, <마이네임>, <소년심판>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한 조연 배우입니다.
<오징어게임> 내내 가면을 쓴 채 카리스마 짙은 연기를 펼친 배우 김병철은 “매우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얼굴을 드러냈다면 일약 스타덤에 올랐을지도 모르는 일임에도, 그는 “배우로서 목소리에 연기를 담아내는 것도 멋진 일”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는데요.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에게 쏟아진 관심에도 큰 감사의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난 2022년 10월의 늦은 가을, 위즈경제가 배우 김병철을 만났습니다.
Q. 배우로서의 삶을 요약해본다면.
어렸을 때 저는 TV에 나가야겠다는 막연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연기로 진학을 하고, 처음으로 연기를 배우면서 연극을 했는데요. 극단 ‘목화’라는 곳에서 2002년부터 10년 동안 거의 매일 연습하고 공연을 하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부터 방송에서 연기를 시작했죠.
Q. 연극에서 방송으로 넘어갔을 때의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큰 어려움은 처음보는 사람들과 연기를 하는 거였습니다. 거의 공포였죠. 방송은 연극처럼 매일매일 만나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낯선 현장에 와서 바로 연기를 해야 된다는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Q. 배우라는 직업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안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아요. 누군가가 나를 불러줘야 일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무대세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연기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나요?
연기가 쉬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수십 번을 연습하는데도 막상 현장에 나가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작품에서 받은 역할이 작다 보니까, 한 번에 실수없이 해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이 있어요. “한 번만 다시 가도 될까요.” 같은 말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Q. 연기가 어렵다는 말과 반대로 <오징어게임>에서 관리자(관리연설가면)의 연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해당 배역을 연기할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셨나요?
내 앞에 있는 456명이라는 많은 인원을 압도할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했습니다. ‘담담함’, 거의 모두가 죽음에 이르는 이 인물들 앞에서 ‘담담함’이란 연기 태도를 되뇌었습니다. 아울러, 감독님께서 제게 감정을 많이 뺀, 건조한 연기를 부탁하셨습니다. 이들을 사람이라기보다는 물건으로 여기면서 연기를 했죠.

"지금 다시 선택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돌아가서 남은 인생을 빚쟁이처럼 쫓기며 쓰레기처럼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저희가 드리는 마지막 기회를 잡으시겠습니까?"
Q.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 연기 인생에서 그렇게 긴 대사를 맡은 건 처음입니다. 그냥 게임 진행을 잘 이끌고 설명을 잘해주면 되겠구나 여겼는데… 촬영하면서 생각보다 비중이 크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연기를 그만큼 잘해야 되겠다는 부담감에 휩싸였습니다.
Q. 오징어게임에 어떻게 출연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오디션을 봤습니다. 감독님께서 잘 봐주셔서 캐스팅이 되었죠. 처음에 가면을 쓰고 나온다고 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목소리가 얼굴에 비해 더 잘생기게 나와서 되게 감사했어요. (웃음) 가면을 쓴 채로 목소리에 모든 연기를 담아내는 역할도 배우로서 굉장히 매력적이리고 생각해요.
Q. 관리자를 연기해본 입장에서 참가자로서 <오징어게임>에 참가할 용의가 있나요?
만약, 배우로서 <오징어게임>의 참가자 역할을 한다면,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열심히 연기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관리자를 연기해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가 못할 것 같아요.
Q. 배우 인생에서 <오징어게임>은 어떤 의미인가요?
제 목소리와 가면을 1억 명이 훌쩍 넘는 전세계 사람들이 듣고 본 거잖아요.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크고 감사한 작품이죠. 또, ‘저 친구 누구지?’ 하는 사람들에게도 ‘저 여기(오징어게임)네모 가면으로 나온 사람이에요‘하면 좋은 반응을 보여주십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좀 들려달라는 분들도 많아요. (웃음)

Q. 최근 촬영한, 혹은 촬영할 예정인 작품은 무엇인가요?
곧 있으면 ‘지배종’이라는 작품이 촬영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맡았습니다. 최근에 촬영이 끝난 건 ‘마이네임’의 김진민 감독님이 연출하신 ‘종말의 바보’입니다. 아마 내년에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방영되고 있는 작품들 중에선 한동화 감독님이 연출하신 ‘형사록’에 출연을 하고 있습니다.
Q. 배우로서 롤모델은 누구인가요?
롤모델은 항상 많았었죠. 기라성 같은 배우 선배님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롤모델이라기보다는 그냥 제 자신의 것을 찾고 싶어요. 그럴듯한 표정, 그럴듯한 말들, 남 흉내내는 연기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Q.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연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잘 소화할 수 있는 연기? 크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제3자가 보기에는 ‘너에게 잘 어울리는 역할이 이런 역할이다’ 할 수 있는데,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기자님이 추천해주시면, 그걸로 하겠습니다. (웃음)
Q. 출연하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특정 장르의 작품 보다는 제가 길게 나오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한 작품에서 연기를 오래 하고, 찍어봐야 제 연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좀 수월해질 것 같고, 무엇이 좀 보일 것 같아요. 그래서 연기를 한번 3~4개월, 길면 6개월까지 하면서 그 기간 동안 숨쉬기를 길게 해보고 싶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연기 호흡, 이 호흡을 갖고 매일 낯선 사람들과 부딪혀보고 싶습니다.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정확히 어떤 연기가 훌륭한 연기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처음엔 ‘훌륭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안정적으로 김병철만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 감독님과 동료들이 찾아주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현실이 아닐까 싶어요.
배우 김병철의 눈동자에는 연기에 대한 확신이 서려 있었습니다.
조연이든, 단역이든 자신의 연기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기꺼이 감내하려는 듯한 의지 역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님도 그 눈빛을 보고 기꺼이 중요한 역할로 캐스팅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곧 있으면 다가올 <오징어게임>의 시즌2에서, ‘관리연설가면’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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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인간의 존엄성에 기반한 자립은 당연한 것이기에 어떤 거주 시설에 있던 자립지원은 필수적이다. 시설안에서도 시설밖에서도 자립지원은 필수적인 것이므로 장애인거주시설에 충분한 인력지원을 해주고 시설환경도 개선하여 선진화 시켜야 합니다.
2실익이라는 맹점에 가려져 위, 날조 및 사기, 선동이라는 범죄가 숨겨저서는 안되며, 이를 눈감아 주는 판관의 사심은 그들이 지켜야 하는 사회 정의를 무너뜨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3인권침해가 일어나길 감시하며 걸리면 바로 아웃 시켜버리리라~ 작정한 것 아닌가 합니다.그냥 탈시설에만 꽂혀있는겁니다.무슨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하면 모두에게 형평성 있는 법을 펼칠지... 진정으로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거주시설을 없애려고만 하지말고 거주시설에 인력 지원도 더 해주고 재가 장애인이나 자립주거에만 편중된 지원을 하지말고 공평하게지원해 주시면서 좀 관심을 가져주셔야합니다.
4정말 너무 안타깝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생활을 알면 전장연이 이렇게 무조건적이고 강압적인 탈시설을 주 장할수없는데 같은 장애인인데 본인들의 이권을 위해 중증장애인들을 사지로 내몰면서 자유를 주장한다는 게 화가 납니다. 중증장애인에게 자유는 날개 다친 새 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리는것과 다름없습니다. 시설에 도움받아야하는 중증장애인은 시설에서 생활하고 도 움받고 자립하고싶은 경증장애인은 자립하면 되는문 제인데 무조건 모아님도를 주장하니 중증장애인 부모 님들이 어버이날에 이렇게 나선거 아니겠습니까
5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회의 주장은 거주시설 이용 장애인의 권리와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진정성 있는 외침입니다. 지역사회 자립 지원과 더불어 거주시설의 선진화와 인권 보호도 함께 균형 있게 추진해서 모두가 존중받는 복지정책을 만들어주십시오.
6장애인자립법안은 자립을 돕는 법안이라 하지만 탈시설이 목적입니다. 자립하고자 하는 장애인 반대 하지 않습니다 시설 또한 중증장애인들에겐 꼭 필요한 곳이기에 생활환경개선과 인력지원 통해 시설의 선진화을 만들어야 합니다.
7장애인거주시설은 부모가 사후에 홀로 남겨질 아이가 걱정이 되어 선택을 하는 곳입니다.시설이 감옥이라면 그 어느부모가 시설에 입소를 시키겠습까..전장연은 당사자가 아니며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도 아닙니다.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한쪽으로 기우는 정책 보다는 균형있는 정책으로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