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쟁의 떠오르는 핵심, '사실상 도로'
▷ 법정 도로가 아닌 '사실상 도로', 부동산 분쟁 빈발
▷ 법적 근거 미비한 데다 지자체가 매수하기도 곤란
▷ 국회입법조사처,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우리나라에서 ‘도로’는 법적 규제를 받는 토지입니다.
‘도로법’, ‘건축법’, ‘도로교통법’, ‘농어촌도로법’ 등을 통해 도로가 규율되고 있으며, 개인간 계약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민법에서도 도로는 사익보다 공익이 우선시됩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개설경위를 불문하고 어떤 토지든 공공의 도로가 되는 순간 그 소유자는 소유권 행사에 제한을 받습니다. 해당 토지의 소유자가 국가 상대로 도로를 철거해달라는 소송을 내면 권리남용으로 허용되지 않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법정 도로와 다른 종류의 ‘도로’가 있습니다. 그간 사람들에 의해 장기간 도로로 사용되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도로가 아닌 ‘사실상 도로’입니다.
사실상
도로는 일부 또는 전부가 사유지인데도 불구하고, 법적인 규율을 받지 않습니다. 2022년 국토연구원의 ‘사실상도로의 관리를 위한 기초 현황 분석
연구’에 따르면, 서울·부산
등 7개 주요 대도시의 사실상 도로의 면적을 추정한 결과 각 지자체별로 전체 도로 면적의 약 5.0%~27.1%가 사실상 도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도로가 생기는 이유나 과정은 다양합니다. 과거 새마을사업 등을 위해 토지 소유자가 지역주민에게 묵시적으로 해당 토지를 도로로 사용하도록 허가하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택가의 사유지인 골목길에 건축행위나 소유권 이전이 반복되면서, 소유자가 모호해진 채 지역 주민이 도로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실상 도로에 대한 민원과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실상 도로에 관한 민원은 서울에서 685건, 대구 145건, 인천 44건이 발생했습니다.
지역 주민에 의한 도로·정비 요청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토지소유자로부터의 시설설치 이의제기 및 토지 매수요구도 상당수 나타났습니다.
그 예로, 2022년 울산광역시에서는 한 토지 소유자의 일부 사유지가 도로에 편입되면서, 소유자가 지자체에 토지를 매수해줄 것을 요청한 사례가 있습니다. 담당 지자체는 도로에 편입된 사유지인 마을안길 등은 사실상 도로라며, 매수의 법적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설사 지자체가 매수했을 경우, 지역 전체에서 매수 요청이 빈발하여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지자체는 해당 토지를 매수하지 않았는데요.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실상 도로를 둘러싼 수많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해당 토지를 매수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도로를 둘러싼 분쟁,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사실상 도로는 사유지이지만 공용의 도로로 이용되기 때문에 소유권과 통행권 간의 갈등이
반복되고, 도로 정비가 원활하지 않아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등 수많은 갈등이 존재해 왔다”며, “그럼에도 사실상 도로의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고, 갈등 해소를 위한 사회적 논의도 미약하여 대부분의 경우 뚜렷한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거나 소극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국회입법조사처 曰 “사실상 도로와 관련된 갈등의 이유는 일반적인 법정도로와
달리 사실상 도로의 건설·관리 등에 대한 법적제도적 근거가 부족함에도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실상 도로에 대한 뚜렷한 법적 정의를 세우고, 소유자에게 매수청구원을 보장하여 지자체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지자체의 재정적인 부담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의 안전이 우려되어 시설물 설치가 필요한 경우는 도로 기능 유지가 불가피하므로 우선 매수하거나, 비교적 도로의 폭이 넓어 토지 소유자가 감수해야 할 손해가 가혹한 경우에 한해 적극적으로 보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긴급하거나 재산권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경우에는 지자체가 나서서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국회입법조사처 曰 “일반 개인이 여러 법률이 얽힌 쟁점을 극복하기
어렵고, 소송 등 사법적 해결 외에 뚜렷한 대책이 없는 현실에서 정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향후 현황조사, 공공안정을 위한 우선
매수, 지역 주민간 자율적 분쟁 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사실상
도로 관련 법률 제정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정책적 고민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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