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기본법, 현장 적용하려면…판단기준·분쟁절차 과제
▷근로기준법 '정당한 이유'와 달리 축적된 판단기준 없어
▷계약해지 분쟁 노동위 '조정' 대상…판단·불복 절차도 쟁점
▷노무제공자 단체와 기존 노동조합 제도 관계도 살펴야
변재현 미래생각 일자리센터장·공인노무사가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진행된 '노란봉투법 시즌2, 사용자성 확대 이어 근로자 추정제 타당한가' 토론회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장석찬 기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다양한 노무제공자를 보호하기 위한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논의되는 가운데, 법에 담길 권리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판단기준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노무제공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합리적 이유'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와 계약 해지 등을 둘러싼 분쟁을 노동위원회 조정으로 처리할 경우 그 절차와 효력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등이 쟁점으로 제시됐다.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노란봉투법 시즌2, 사용자성 확대 이어 근로자 추정제 타당한가' 토론회에서는 근로자 추정제와 함께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실제 적용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과제가 논의됐다.
◇ 계약해지 '합리적 이유'…어떤 경우 해당하나
변재현 미래생각 일자리센터장·공인노무사는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관련해 사업주가 노무제공계약을 해지하려면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과 비교해 설명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정당한 이유'를 요구하고 있다. 변 노무사는 이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축적된 판례가 있어 어떤 경우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지 예측할 수 있지만, 일하는 사람 기본법의 '합리적 이유'는 아직 축적된 판단기준이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판례가 많다는 것은 예측 가능성을 높여줘서 '이 사람을 이렇게 해고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식으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기존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고 봤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노무제공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근로기준법상 해고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 동시에 노무제공자를 보호하기 위해 별도의 법을 만드는 취지를 고려하면 민법상 도급·용역 계약의 해지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변 노무사는 이처럼 축적된 판단기준이 없는 상황에서는 계약해지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담긴 권리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계약 해지의 '합리적 이유'와 노동위원회의 분쟁조정 절차 등 법에 제시된 기준과 절차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노동위 조정, 계약 해지 분쟁 어떻게 다루나
노동위원회를 통한 분쟁 해결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변 노무사에 따르면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는 노동위원회에 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서면계약 체결과 계약 해지, 보수 지급 등에 관한 분쟁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변 노무사는 이 같은 분쟁 해결 절차가 심판이 아닌 조정으로 규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정은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인 반면, 계약 해지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는 계약 해지의 효력과 연결되는 판단 문제인 만큼 두 가지를 실제 절차에서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특히 당사자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가 계약 해지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판단할 수 있는지 등이 문제로 제시됐다.
변 노무사는 노동위원회가 합리적 이유의 유무를 판단할 경우 해당 판단을 행정처분이나 행정지도 가운데 어떻게 볼 것인지, 이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절차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노무제공자가 단체를 결성할 수 있도록 한 내용과 기존 노동조합 제도의 관계도 과제로 제시됐다.
변 노무사는 노무제공자 단체를 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며, 관련 설립 신고 등이 들어왔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고용노동부가 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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