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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하남·구리 등에 7만6700호…수도권 주택공급 속도전

▷김포·구리·하남 등 수도권 6곳 추가 지정…기존 발표분 합쳐 10만3900호 공급 추진
▷행정절차 68개월→37개월 단축 목표…실제 착공 물량·입주 시점은 미정
▷5호선 연장·3기 신도시 연계 등 교통대책 관건…그린벨트 보전 논란도 과제

입력 : 2026-10-29 10:40
김포·하남·구리 등에 7만6700호…수도권 주택공급 속도전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7만6천700호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연합)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서울과 인접한 김포에 3만7000호 규모의 신규 주택단지가 들어선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지만, 출퇴근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정부는 지하철 5호선 연장과 도로망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교통망이 주택 공급에 맞춰 완성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남과 구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기존 3기 신도시의 사업 지연과 교통대책 이행 문제가 남아 있는 가운데 새로운 주택 공급계획이 추가됐다. 정부가 내세운 2030년 착공 목표가 실제 입주까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제2차 주택공급 정례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6개 신규택지에서 7만6700호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서울강서·남양주도심·경기광주역세권2 등 2만7200호를 합치면 총 10만3900호 규모다.

 

◇ 김포 3만7000호 최대…서울 인접 6곳에 집중

 

이번 후보지는 모두 서울 경계에서 약 5km 이내에 위치한다. 김포아라지구가 3만7000호로 가장 크고, 구리건원 1만4600호,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호, 하남감일2 6500호, 고양대곡지식융합확장 4000호, 의정부다락원 2600호 순이다.

 

김포아라는 한강시네폴리스 산업단지와 고촌 물류단지 등을 연계한 자족형 생활권으로 개발된다. 구리건원은 사업성 부족으로 보류됐던 E-커머스 첨단도시 사업을 공공주택사업으로 전환하는 사례다.

 

하남미사는 문화시설과 주거를 결합한 복합거점으로, 하남감일2는 기존 감일지구와 연결된 통합생활권으로 조성된다. 고양대곡은 GTX-A 등 5개 철도 노선이 만나는 대곡역 남측까지 개발 범위를 확대한다.

 

그러나 이번 발표 지역 가운데 서울 내부에 새롭게 포함된 곳은 없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가 완료된 후보지부터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부지는 입법화와 공론화가 필요해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 2030년 착공 목표…정작 입주 시기는 불투명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공급 시점이다. 정부는 기존에 최소 68개월 이상 걸리던 공공택지 행정절차를 최단 37개월까지 단축하는 모델을 적용해 2030년 이내 착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브리핑에서는 실제 2030년까지 착공할 수 있는 주택 물량이 얼마인지 구체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구 지정과 관계기관 협의 과정에서 착공 가능 물량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 시점도 확정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착공 이후에도 약 3년의 건설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2030년 착공이 곧 2030년 입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는 공급계획과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택지 확보는 장기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당장의 주택 부족을 해소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8.13대책」 신규택지 10.4만호 위치도 (자료=국토교통부)
 

◇ 교통대책 실현 가능성…기존 신도시 지연도 부담

 

신규택지의 성패를 좌우할 또 다른 변수는 교통이다.

 

김포아라지구 인근의 지하철 5호선 연장은 지난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하남감일2 역시 3호선 연장과 서하남IC 개선 등이 주요 교통대책으로 제시됐다.

 

하남교산 신도시의 사업 지연 문제도 거론됐다. 홍 장관은 교산지구에서 문화재가 다수 출토되면서 다른 3기 신도시보다 사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정부가 광역교통망과 주택을 함께 공급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철도 개통과 도로 확충이 실제 입주보다 늦어진다면 신규 주택 공급이 기존 교통 혼잡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그린벨트 해제와 투기 차단…환경성 논란도 과제

 

개발제한구역 해제 역시 논쟁거리다. 정부는 이번 후보지가 이미 훼손돼 환경적 보전가치가 낮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리핑에서는 일부 후보지에 환경평가 1·2등급지가 포함됐으며, 지구에 따라 그 비율이 약 20%에 이르는 곳도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향후 지구 지정 과정에서 환경 보전과 주택 공급 사이의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투기 방지를 위해서는 후보지와 인근 지역의 최근 3년간 토지거래 2917건 가운데 654건을 이상거래 조사 대상으로 선별했다. 국토부와 LH 관계자 등의 토지 소유 조사에서는 투기 의심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규택지 영향권을 제외한 기존 개발제한구역 토지거래허가구역도 해제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 10·15대책에 따른 아파트 관련 토지거래허가 규제는 유지된다.

 

◇ 공급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실수요자의 입주 가능성

 

이번 대책은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대규모 공공택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기존 개발사업이 정체된 지역이나 철도 환승거점을 활용해 주거와 일자리를 결합하려는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10만3900호라는 공급계획이 곧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착공 가능 물량과 입주 시점조차 명확하지 않다면 시장이 체감하는 공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주요 공급 대상으로 제시한 만큼 향후 분양가격과 임대주택 비율, 실제 공급 시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도 주거비가 높거나 교통망 구축이 지연된다면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넓어지기 어렵다.

 

무엇보다 공급 실적의 기준을 택지 지정이나 착공 물량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 교통시설 완공 시점과 주택 입주 시점을 연계하고, 사업별 지연 요인을 공개해 실질적인 공급 가능성을 검증해야 한다.

 

수도권 주택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은 발표된 공급 물량의 확대만이 아니다. 언제, 얼마에, 어떤 교통 여건을 갖춘 집에 들어갈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공급체계가 더 중요하다. 이번 대책의 성패 역시 10만호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약속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속도에서 갈릴 것이다.

 
조중환 사진
조중환 기자  highest@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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