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은 늘었지만 청년은 줄었다…7월 노동시장, ‘숫자 회복’ 뒤의 균열
▷고용보험 가입자 1,587만7천명…7개월째 20만명 후반대 증가
▷제조업 14개월 연속 감소…반도체·조선은 늘고 자동차·화학은 부진
▷29세 이하 가입자 5만7천명 감소…“청년 고용 회복 쉽지 않아”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7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는 조원식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조선소와 반도체 장비업체에는 사람을 찾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을 중심으로 기타운송장비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 폭이 커졌고,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제조업과 반도체 장비가 들어간 기계장비 제조업도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와 화학, 금속가공 업종은 여전히 고용이 줄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은 지난 3월 감소 전환 이후 감소 폭이 확대됐고, 7월에는 완성차 제조뿐 아니라 신품 부품 제조도 감소로 돌아섰다. 화학제품 제조업 역시 올해 2월 감소 전환 뒤 감소 폭이 커졌다. 같은 제조업 안에서도 반도체·조선처럼 수출이 버티는 업종과 내수·소재·부품 업종의 온도 차가 뚜렷해진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7월 고용행정통계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87만7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7천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1.8%다. 겉으로 보면 7개월 연속 20만명 후반대의 안정적인 증가세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와 지급자, 지급액도 모두 줄었고, 고용24 구인배수는 0.44로 전년 동월 0.40보다 높아졌다.
그러나 세부 지표는 노동시장이 고르게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113만9천명으로 28만5천명 늘며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보건복지업이 가장 크게 증가했고 숙박음식, 사업서비스, 전문과학기술, 교육 등 대부분 서비스 업종이 늘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6개월째 5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고, 음식·음료업 중심으로 증가 폭도 확대됐다.
문제는 제조업이다. 제조업 가입자는 384만4천명으로 3천명 줄어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 폭은 축소됐다. 전자·통신과 기계장비, 기타운송장비의 증가 폭이 커지고 고무·플라스틱이 20개월 만에 증가 전환한 영향이다. 금속가공도 19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줄었다.
이 흐름은 ‘제조업 전체 부진’이라기보다 ‘제조업 내부 양극화’에 가깝다. 브리핑에서 고용노동부는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 반도체 장비가 포함된 기계장비,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괜찮은 편이지만 나머지 업종은 아직 좋지 않다며 “양극화되고 있는 상황이 맞다”고 설명했다.
청년 고용은 더 무겁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5만7천명 감소했다. 감소 폭은 전월보다 조금 줄었지만, 29세 이하 인구가 14만7천명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정보통신·보건복지·도소매업을 중심으로 감소가 이어졌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고용 감소의 약 60%는 인구 감소, 40%는 고용 감소 영향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력직 선호와 공채 축소, AI·로봇 도입에 따른 신입·기간제 일자리 축소 가능성이 청년 고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고용노동부는 “청년 고용이 쉽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보통신업도 5개월 연속 감소하고 감소 폭이 확대됐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이 포함된 출판업이 감소 전환한 점은 디지털 산업이 청년 일자리의 안전판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설업도 74만3천명으로 7천명 줄었다. 감소 폭은 축소됐지만 36개월 연속 감소다. 건설업 부진이 장기화되면 현장 일자리뿐 아니라 자재, 운송, 설비, 지역 소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구직급여 지표는 표면적으로 개선됐다. 7월 신규 신청자는 10만9천명으로 2천명 줄었고, 지급자는 64만3천명으로 3만1천명 감소했다. 지급액은 1조904억원으로 218억원 줄었다.
구인·구직 지표도 일부 개선됐다. 고용24 신규 구인은 17만7천명으로 1만3천명 늘었고, 신규 구직은 39만9천명으로 1만1천명 줄었다. 이에 따라 구직자 1명당 구인자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는 0.44로 상승했다. 다만 고용24 통계는 제조업과 보건복지업, 10~100인 기업 이용 비중이 높아 전체 노동시장을 그대로 대표하지는 않는다.
결국 7월 고용행정통계의 핵심은 “가입자가 늘었다”가 아니다. 서비스업과 일부 수출 제조업은 버티고 있지만 제조업 전반은 14개월째 감소했고, 청년층은 계속 줄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이 만든 고용의 온기가 자동차·화학·금속가공과 청년층까지 퍼지지 못한다면 노동시장 회복은 숫자 위의 안정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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