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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구조]①빚보다 먼저 무너진 생활…저신용 다중채무자 절반은 매달 적자

▷평균 수입 261만원, 지출 289만원…월세·원리금에 생계부터 흔들
▷평균 채무 9554만원, 다중채무 20%…상환 이전에 생활비가 먼저 부족

입력 : 2026.04.08 10:09:00
[빚의 구조]①빚보다 먼저 무너진 생활…저신용 다중채무자 절반은 매달 적자 생성형 AI(쳇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일을 해도 생활은 버티지 못했다. 저신용·다중채무 상담 내담자들은 평균적으로 매달 적자를 내고 있었고, 채무 문제는 금융의 영역을 넘어 주거와 생계의 위기로 번지고 있었다.

 

올해 3월 발간된 ‘2025년도 저신용·다중채무자 신용상담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상담 내담자 가구의 평균 수입은 261만2040원이었지만 평균 지출은 289만8484원으로 집계됐다. 매달 28만6444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전체 가구의 절반은 적자 상태였다. 흑자 또는 균형 가구도 대출 원리금이나 월세를 외부 지원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다


가정별 평균 채무액은 9554만8000원으로 집계됐으며, 채무 비중은 은행권이 71%로 가장 높았다. 출처=2025년도 저신용,다중채무자 신용상담 사업 보고서
 

적자의 배경에는 취약한 생활 기반이 놓여 있었다. 내담자 가운데 1인 가구는 38.3%, 월세 거주자는 43.4%였다. 전체의 83.4%는 1인 가구 또는 외벌이 가구였다. 소득원은 근로·사업소득이 75.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은 하고 있지만 생활이 유지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이다.

 

빚의 규모도 가볍지 않았다. 평균 채무액은 9554만8000원이었고 최대 채무액은 11억4000만원에 달했다. 채무 종류가 3건 이상인 다중채무자는 20%였다. 금액 기준 채무 비중은 은행이 71%로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 20%, 대부업체 16%, 사채 4%가 뒤를 이었다. 지인에게 빌린 ‘기타 채무’도 54%에 달했다. 제도권 밖 채무가 심리적 압박까지 키우는 양상이다.

 

◇상환보다 먼저 막힌 생계

 


상담에 따른 가계 재무문제 비중을 적은 표. 내담자의 84.5%는 과다부채를 호소했지만, 72.1%는 생활자금 부족을, 89.8%는 소비지출 습관 문제를 함께 안고 있었다. 출처=2025년도 저신용,다중채무자 신용상담 사업 보고서
 

상담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한 채무 탕감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내담자의 84.5%는 과다부채를 호소했지만, 72.1%는 생활자금 부족을, 89.8%는 소비지출 습관 문제를 함께 안고 있었다. 보고서는 모든 연령층에서 수입·지출 분석과 예산 수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출 항목의 우선순위도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이유를 무절제 하나로만 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연령대별 사정도 달랐다. 20~30대는 종잣돈 마련과 미래 설계 수요가 컸다. 40대는 부채가 생긴 원인과 해결 방안에 집중했다. 50~60대는 일자리 정보와 금융복지 연계 수요가 두드러졌다. 같은 채무라도 청년에게는 재무교육이, 중장년에게는 재취업과 복지 접근이 더 절실한 셈이다.

 

◇채무 대책, 생계·주거·고용과 함께 가야

 

이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저신용·다중채무 문제를 개인의 도덕성이나 소비 습관만으로 설명하면 현실을 놓친다. 월세와 생활비, 원리금 상환이 동시에 가계를 짓누르는 상황에서 채무조정만 따로 떼어내는 정책은 반쪽 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채무 대책은 주거와 생계, 고용 정책과 함께 설계돼야 한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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