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방사선 견딘 차세대 AI 반도체…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성능 검증
▷IGZO 기반 시냅틱 트랜지스터에 33MeV 양성자 빔 조사…저궤도 20년 수준 방사선에도 핵심 기능 유지
▷손글씨 인식 정확도 92.61% 기록·4비트 연산 능력 입증…우주항공용 AI 반도체 자립 기반 기대
관련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연 첨단방사선연구소, 충북대학교, 벨기에 IMEC 공동연구팀이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내방사선 반도체 국산화를 목표로 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결과물로, 우주·항공용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 확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우주 탐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와 빅데이터 분석을 처리할 반도체가 우주의 가혹한 방사선 환경을 견디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 기반 시냅틱 트랜지스터를 제작해 우주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했다. 시냅틱 트랜지스터는 인간 뇌의 시냅스를 모방해 저전력·고효율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소자로, 뉴로모픽 반도체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연구팀은 원자력연의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해 해당 소자에 33MeV급 고에너지 양성자 빔을 조사했다. 이 방사선량은 지구 저궤도 수준의 우주 방사선에 20년 이상 노출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실험 결과 소자의 구동 전류가 일부 감소하는 성능 저하는 관찰됐지만, 반도체의 핵심인 스위칭 동작과 뉴로모픽 소자의 핵심 기능인 시냅스 가소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팀은 방사선 노출 상태에서 인공지능 연산 효율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한 MNIST 손글씨 인식 기반 뉴로모픽 컴퓨팅 모의실험에서 92.61%의 높은 패턴 인식 정확도를 기록했다. 아울러 시계열 정보 처리에 적합한 레저버 컴퓨팅 시스템을 구현해 4비트 연산 능력도 입증했다. 이는 단순히 방사선 저항성을 확인한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우주 환경에서 인공지능 반도체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가능성까지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충북대는 소자 제작과 특성 평가를, 원자력연은 양성자 조사 설계와 분석을, IMEC은 결과 해석을 맡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Materials Science in Semiconductor Processing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앞으로 성능 저하를 보완할 기술 전략과 방사선 영향 평가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해, 뉴로모픽 반도체와 로직 회로 수준으로 검증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대현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은 “이번 성과는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인공지능 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대한민국이 우주·항공용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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