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 "언론의 기계적 중립이 극우 키워"
▷ "언론사 가리지 않는 테러는 최초"
▷ 조직적 폭동 의혹도..."방송용 카메라 메모리 위치 정확히 알고 노려"
[위즈경제] 이필립 기자 = 나준영 한국영상기자협회 회장(MBC 기자)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부지법 폭동사태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공중파나 허가받은 방송사들이 기계적 중립만을 요구받아온 것이 문제"라며 "민주적 질서와 공화정을 유지하는 데 맞는 보도와, 이에 반하는 행위를 동등하게 다뤄온 관행이 이런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건국된 이래로 집회 취재 현장에서 영상기자나 사진기자들이 안전하게 취재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률이 정한 언론의 자유를 시민들이 동의하고 지켜주려 했던 문화와 질서,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파괴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법원 폭동 현장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언론인 피해 상황도 전했다. "이번처럼 단일 현장에서 특정 회사를 가리지 않고 방송사 취재진에게 위협을 가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기물을 탈취하는 사건은 30년 취재 생활에서 처음"이라며 "현재 영상기자 4명과 오디오맨 4명 등 8명이 심각한 물리적·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연합뉴스 사진기자와 유튜버 1명도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폭력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폭력이 있기 전에 먼저 공중파 소속인지, 어느 매체 소속인지 선별하고 체크하는 작업이 있었다"며 "일반인들이 다루기 어려운 이엔지(ENG·Electronic News Gathering)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정확히 노려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나 회장은 초기 보도의 문제점도 구체적으로 짚었다. "폭력에 의해서 법원이 침탈을 당하고 그 안에 판사들까지 위협을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유튜버나 현장에서 어렵게 취재한 영상들을 전부 다 블러 처리했다"며 "이는 폭력이 일어나는 상황을 한 겹 가림으로써 보는 사람들이 그 심각성에서 감정적으로 멀어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나 회장은 이런 취재 방해가 역사 기록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 주변에서부터 취재 자체가 봉쇄됐다"며 "어제만 해도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했을 때 대부분의 취재진이 동덕여대 빌딩에서 멀리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미국 의사당 폭동 후 미국 언론계가 만든 보도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 언론도 "민주주의에 합당한지를 프레임으로 적용해 판단하고, 민주적 제도와 규범을 강조한 틀에서 보도해야 한다"며 "특히 가짜·거짓 주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반민주적 행동과 정치적 폭력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 진상 규명과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는 보도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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