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장애인 의사 고려하지 않은 탈시설은 폭력이다"
▷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경기도 탈시설 조례안 즉각 폐기"
▷ 조례안에는 탈시설 및 자립생활 명시... "탈시설과 자립생활은 별개의 문제"
11일 경기도의회 북문 다산공원 앞에서 이루어진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등 반대단체 집회 현장 (출처 = 부모회)
[위즈경제] 김영진 기자 = 지난 5월 31일, 경기도의회에는 ‘경기도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안’(이하 ‘탈시설 조례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유호준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탈시설 조례안에는 탈시설 및 자립생활 지원에 관한 기본원칙, 계획, 민관협의체, 지원센터 등의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경기도의 탈시설 조례안이 지난 2023년에 진행된 두 차례 입법예고에서 주민들의 반대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에 회부되자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이하 ‘부모회’) 등이 재차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11일, 경기도의회 북문 다산공원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부모회는 “중증 장애인에게 탈시설은 보호의 약화, 건강의 약화를 가져오고 그 결과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정책”이라며, “우리 부모들은 시설에 거주하는 중증발달장애인들까지 탈시설시켜 비극의 행렬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부모회는 경기도의 탈시설 조례안이 내포하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탈시설 조례안의 목적입니다. 부모회는 “자립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자립선택권을 부여한다고 하면서
장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립을 시킨다면, 이것이 폭력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장애의 정도가 각각 다른 장애인을 획일적으로 탈시설시키는
건 그릇된 일이며, 중증·경증에 따라 정책이 달라져야 한다는
건데요.
탈시설과 자립생활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조례안의 목적에 대해서는 “탈시설과 자립생활은 별개의 문제”라며, “자립의 문제를 장소의 문제로 생각하여 1차원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방식이며 정치인들의 생각이라면 우리는 이것을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사표현이 어렵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증 발달장애인이라고 하여 자립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충분한 자기결정과 그에 대한 옹호 없이 탈시설시키는 건 큰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曰 “물리적 환경이 자립을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한 개인의 존엄성과 독특한 가치를 존중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살게 해주는 것이 자립이다. 그렇다면, 시설과 자립지원주택의 이분법을 넘어 좀 더 다양한 주거선택지가
제공되어야 한다”
부모회는 ‘자기 의사에 따라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정의한 탈시설에 대해서도,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세심한 서비스와 지원이지, 지역사회에서의 거주 여부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더 많은 시설과 인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부모회는 장애인 정책을 설정하는 데에 있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애인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을
지정하는 건 정책의 목표가 결코 될 수 없다며 “장애인의 관점에서 시설이 더 좋으면 시설에서, 시설이 더 아닌 곳에서 거주하는 것이 더 좋다면 당연히 시설 아닌 곳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탈시설이 무조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논의가 꼭 필요한 여러 쟁점에 대한 검토 없이, 무조건 탈시설은 좋다는 명분만으로 이를 급하게 추진하는 것은 장애인을 정책의 대상으로 보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겁니다. 부모회는 탈시설 조례안 자체가 중증발달장애인에 대한 보호의 의무를 저버리기 때문에 즉각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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