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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혜택 따져 카드 고른다면…‘주거래 카드’ 경쟁도 바뀔까

▷거래마다 할인·실적·한도 비교…카드 발급보다 실제 선택받는 조건 중요
▷소비자 혜택 늘수록 카드사 비용 부담…플랫폼 의존 심화 가능성도
▷결제 권한 설정부터 취소·환불까지…위임 검증과 책임 기준 마련 과제

입력 : 2026-11-05 14:36
AI가 혜택 따져 카드 고른다면…‘주거래 카드’ 경쟁도 바뀔까 생성형 AI(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소비자가 익숙한 카드를 꺼내는 대신 인공지능(AI)이 할인과 적립 조건을 따져 결제수단을 고른다면 카드사의 경쟁 방식은 어떻게 달라질까. AI 에이전트 결제가 확산되면 소비자는 복잡한 이용조건을 직접 비교하는 부담을 덜고, 카드사는 거래마다 선택받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자가 약속된 혜택을 더 많이 누릴수록 카드사의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도 요구된다.

 

여신금융연구소 윤종문 실장과 곽나현 선임연구원은 ‘AI 에이전트가 카드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이러한 변화를 짚었다. 보고서는 AI 에이전트 결제를 새로운 지급수단의 등장보다 상품과 결제수단을 선택하고 거래를 지시하는 역할이 사람에서 사전 위임을 받은 AI로 일부 이동하는 현상으로 설명했다.

 

소비자가 구매 조건과 예산, 결제 권한을 설정하면 AI가 상품 탐색부터 비교·선택·결제까지 수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실제 확산은 필요한 정보의 제공과 안전장치 마련을 전제로, 반복적이고 위험이 낮은 거래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익숙한 카드보다 유리한 카드…혜택 비교가 바꾸는 경쟁

 

소비자가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카드 자동 선택이다. 여러 카드를 등록해 두면 AI가 거래마다 할인·적립뿐 아니라 전월실적 충족 여부와 남은 혜택 한도 등을 비교해 결제할 카드를 고르는 것이다.

 

현재는 소비자가 혜택을 보고 카드를 발급받더라도 결제 순간에는 익숙한 카드에 의존하기 쉽다. 혜택 제외 항목이나 실적 조건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I가 이를 대신 계산하면 사용 빈도가 낮았던 카드도 특정 거래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경우 선택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용이 반드시 여러 카드로 분산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의 할인만 비교하면 거래마다 다른 카드가 선택될 수 있지만, 다음 달 혜택까지 고려하면 실적 요건을 채우기 위해 특정 카드에 소비를 모을 수도 있다. 카드사의 경쟁 초점이 발급과 습관적 이용 유도에서 실제 소비패턴에 맞는 조건 설계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카드별 혜택과 제외 조건, 이용자의 실적·한도 정보가 AI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돼야 한다.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갱신이 늦으면 예상한 혜택과 실제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의 혜택 확대는 카드사에 비용 증가로 돌아올 수 있다. 그동안 조건을 몰라 받지 못했던 할인과 적립을 실제로 이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플랫폼 제휴·인증 비용과 문의·분쟁 처리 부담까지 더해지면 거래가 늘어도 수익성이 함께 개선된다고 보기 어렵다.

 

AI가 카드뿐 아니라 계좌이체와 선불 등 다른 결제수단까지 비교한다면 일부 거래가 카드 밖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기존 비카드 거래의 유입이나 기업 간 자동조달 등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어, 카드사는 거래량과 함께 비용을 차감한 손익을 살펴야 한다.

 

◇결제는 AI가 해도…권한 확인과 사고 책임은 남는 과제

 

또 다른 쟁점은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AI 플랫폼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카드사 앱 대신 AI 서비스에서 구매와 결제를 마치면 카드사는 거래를 처리하면서도 고객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다.

 

보고서에 담긴 카드사 임직원 71명 대상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3%가 AI 에이전트 결제가 이미 시작됐거나 5년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봤다. 플랫폼 주도로 확산될 경우 카드사의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78.9%였다. 다만 지난 8월 10~21일 진행한 비확률 편의표본 조사로, 업계 전체의 의견이나 실제 영향 규모를 대표하는 결과는 아니다.

 

보고서는 카드사가 기존에 보유한 고객 신원 확인, 거래 승인, 이상거래 탐지, 분쟁처리 역량에 주목했다. AI가 결제를 요청하더라도 소비자가 허용한 금액과 대상, 기간 안의 거래인지 확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잡는 기능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소비자가 무엇을 맡겼고, AI가 그 범위를 지켰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과 절차다. 위임의 설정·변경·철회뿐 아니라 중복 결제 방지, 취소·환불, 분쟁 시 거래기록 확인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과 카드사 등 참여 주체의 책임과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도 과제로 제시됐다.

 

소비자 편익 역시 할인액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AI가 전월실적을 채우기 위해 추가 소비를 권하거나 특정 플랫폼에 유리한 수단을 추천한다면 절감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연회비와 이자, 서비스 비용, 추가 지출까지 고려해야 실제 이익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AI 결제의 경쟁력은 자동으로 구매를 끝내는 속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정한 범위에서 거래하고, 약속한 혜택을 정확히 적용하며, 잘못된 결제를 쉽게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카드업계의 대응도 도입 속도와 제휴 확대를 넘어 소비자의 실제 편익과 거래 통제 능력을 검증하는 데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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