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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범죄 X-파일] “미모의 아가씨 대기 중”... 성적 욕구 미끼로 수백만 원 뜯는 ‘성매매 사칭 사기’

입력 : 2026-04-23 11:08
[금융범죄 X-파일] “미모의 아가씨 대기 중”... 성적 욕구 미끼로 수백만 원 뜯는 ‘성매매 사칭 사기’ 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 및 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위즈경제] 류으뜸 기자 =[금융범죄 X-파일]은 베일에 싸인 최신 금융범죄 수법과 그 이면을 낱낱이 파헤치는 코너입니다. 보이스피싱부터 각종 사기 범죄까지, 꼭 알아야 할 구조와 예방법을 알기 쉽게 짚어드립니다. (편집자주)

 

금융사기는 낯선 사람의 전화 한 통으로만 이뤄지는 범죄가 아니다. 최근에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그중에서도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성적 욕구’를 미끼로 접근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로 ‘성매매 사칭 사기’다.

 

겉으로는 미모의 여성과 성매매를 주선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악성 앱 설치 유도, 가짜 사진, 연기, 그리고 ‘불법 행위’라는 약점을 잡은 협박이 맞물린 범죄다. 이번에서 이 파렴치한 범죄의 늪과 그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 SNS와 명함 속 ‘미인계’... 사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성매매 사칭 사기의 덫은 도처에 널려 있다. 모텔이나 호텔, 주차되어 있는 차량의 유리창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출장안마 명함, SNS나 채팅 앱을 통한 유혹적인 광고가 그것이다. 사기범들은 도용한 여성의 사진(소위 ‘S급 매니저’)을 내세워 피해자의 이성을 흐리게 한다.

 

피해자가 광고를 보고 연락을 하면, 사기범은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피해자를 조종하기 시작한다. 첫 단계는 피해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실제 서비스가 가능한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다. “지금 몸매 좋고 예쁜 아가씨들이 대기 중이다”, “30분도 안 돼 들통날 거짓말을 왜 하겠느냐. 사진과 다르면 100% 환불해 주겠다”며 큰소리친다.

 

◇ 치밀한 ‘돈 뜯기’ 릴레이... “보증금, 예약금, 택시비”

 

피해자가 성매매를 결심하는 순간, 사기범들의 본격적인 ‘돈 뜯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한꺼번에 큰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에이, 설마 사기겠어?”라고 생각할 법한 적은 금액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액수를 높여간다.

 

가장 흔한 첫 번째 요구는 ‘교통비’나 ‘택시비’ 명목의 선불금이다. “단속이 심해서 승용차 이동은 안 하고 택시로 이동한다”, “서비스가 끝나면 5만 원 차감하고 정산한다”는 식으로 정당한 요구처럼 포장한다. 피해자가 이를 입금하면, 5분 후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며 ‘예약금’이나 ‘서비스 비용 선불’을 요구한다. “조금 전 다른 아가씨가 손님과 언쟁이 생겨 폭행당했다. 사장님이 이제 서비스 보내기 전에 비용 선불로 받으라고 하신다”는 식의 그럴듯한 핑계를 댄다.

 

피해자가 의심을 제기하면, 그들은 ‘연출’이라는 필살기를 꺼내든다. 수화기 너머로 여성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여 실제 상황인 것처럼 믿게 만드는 것이다. “둔산동 코스모스 모텔, 보증금 50만 원 확인됐습니다. 지금 출발합니다.”라는 상황극에 피해자는 결국 보증금까지 입금하게 된다.

 

◇ “결국 아가씨는 오지 않는다”... 돈이 다 털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 요구

 

하지만 피해자가 기대하는 ‘미모의 아가씨’는 결코 오지 않는다. 사기범들은 피해자가 돈을 보내는 이상, 계속해서 돈을 요구한다. “순번 밀림”, “추가 보증금”, “수수료” 등 핑계는 무궁무진하다. 애초에 그들의 목적은 성매매 주선이 아니라 피해자의 지갑을 털어내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피해자가 사기임을 눈치채고 항의하거나 더 이상 돈을 보내지 않겠다고 할 때 발생한다. 사기범들은 이성을 잃고 피해자를 조롱하거나, 심지어 성매매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한다.

 

최고의 예방법은 성매매 자체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매매 사칭 사기는 피해자가 ‘불법 행위’를 시도했다는 약점 때문에 신고도 못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은 "성을 파는 것도, 사는 것도 범죄 행위"라며, 남성들에게 "애인이나 와이프가 있다면 잘하라"고 충고했다. 그것이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훨씬 이득이라는 것이다.

 

성매매 사칭 사기는 첨단 기술 범죄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와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가장 비열한 심리 범죄다. “미모의 아가씨”, “선불 택시비”, “보증금 요구”는 행복의 약속이 아니라, 깊고 깊은 파멸의 늪으로 이끄는 신호다.


본 기사는 이기동 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의 저서 『범죄의 심리학』을 참고해 작성됐습니다.

 
류으뜸 사진
류으뜸 기자  awesome@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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