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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시행 7년차, 문제 여전…해결책은

▷예방교육·사건조사는 늘었지만 괴롭힘 감소 체감은 미미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수준, 노동조합 유무에 따라 뚜렷한 격차

입력 : 2026-04-17 12:00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시행 7년차, 문제 여전…해결책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직장 내 괴롭힘, 왜 반복되는가' 토론회(사진=위즈경제)
 

[위즈경제] 이정원 기자 =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 7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기업의 자율적 해결에 기대는 현재 방식만으로는 현장 문제를 충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직장 내 괴롭힘, 왜 반복되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2019년 법제화되고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제도는 원칙적으로 기업의 자발적인 해결을 촉진하는 방향에서 출발한 제도라고 볼 수 있다"면서도 "이 같은 자율적 해결 방식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고, 그 때문에 행정적 개입이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의 자발적인 촉진과 사업장 규모와 무관한 사업주의 의무만으로 과연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상담과 사건 조사 실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여전히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현행 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과 관련해 예방교육이 중심을 이루고 있고, 해가 갈수록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며 "상담과 사건 조사 실시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징계조치나 인사 분리 같은 다양한 조치들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직장 내 괴롭힘이 줄어드는 느낌은 없는 것 같다"며 "직장 내 괴롭힘 자체는 있는데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인식 확산이 충분하지 않아 줄어들지 않는 것인지 단정하기에는 평가의 시간이 길지 않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발생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성별이나 연령별로 보면 젊은 층이나 낮은 직급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지만, 과장급·차장급 같은 중간관리자층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다"며 "전형적으로 상사를 통한 괴롭힘이 많이 나타나지만, 따돌림이나 험담 등 관계우위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히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나 그 범위를 넘어선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며, 다수 당사자에 의해 발생하는 직장 내 괴롭힘도 나타나고 있다"라며 "이 부분 역시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 대응 방식과 관련해서는 공식 제도를 통한 해결보다 비공식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났으며, 사업체 내 노동조합 유무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대응 수준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직장 내 괴롭힘에 있어서 대처 방식이 공식적인 절차보다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강하다"며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는 동료와 상담하는 비율이 높은데,  비공식적인 해결 방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존 제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은 제도에 있어서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보다 현재 운영 중인 제도의 실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이 직장 내 괴롭힘에 보다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조직된 사업장은 예방 제도 운영에 상당히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과 비교해 제도 시행 응답에서 50%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괴롭힘이 인정된 경우, 피해자 보호 조치도 약 30% 더 높게 이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체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사업체 규모가 커질수록 직장 내 괴롭힘 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더 잘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사안에 따라 사내 조사와 외부 전문가 조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비율이 높았다"며 "이에 내부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 조합원이나 간부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외부화해 판단하는 원칙을 세운다면, 이를 단순히 근로기준법 내의 문제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집단법의 문제로 보고 집단 차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을 개인의 원인에만 주목하게 되면 조직문화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있고, 사업주 또한 자발적인 조치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사항이 근로기준법에 규정돼 있다 하더라도 실제 괴롭힘에 대한 예방과 조사, 처리까지 사업자의 제도적 대응은 집단적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만큼,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역할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사업자 규모가 커질수록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판단은 권리 구제의 성격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제도는 사업체 규모와 노동조합 등 노사관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조금 더 구체화하면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화 과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원 사진
이정원 기자  nukcha45@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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