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범죄로는 한 푼도 못 남겨”…캄보디아 피싱조직 14억 기소 전 보전
▷562개 계좌 추적·193건 자료 분석…장래예금채권까지 묶어 ‘미래 범죄수익’ 차단
▷범정부 TF 가동…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초국가범죄 수익 끝까지 환수
지난달 23일 캄보디아에서 스캠(scam·사기), 인질강도 등 범행을 저지른 한국인 범죄 조직원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수사기관으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
[위즈경제] 조중환 기자 = 경찰이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싱 조직원들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묶으며 ‘범죄수익 원천 박탈’에 나섰다. 현금화돼 사라진 자금뿐 아니라, 앞으로 입금될 가능성이 있는 금액까지 동결하는 방식으로 범죄의 경제적 유인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10일 경찰청·법무부·금융위원회·대검찰청·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범죄수익 환수 회의를 열고,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범죄자 67명에 대해 총 14억7,720만원 상당의 기소 전 몰수·추징 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전담팀(TF) 차원에서 추진됐다. 범죄의 경제적 동기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기관 간 협업 체계를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 562개 계좌 분석…장래예금채권 12억2천만원까지 보전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월 23일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73명 중, 법 적용이 어려운 일부 인원을 제외한 67명을 대상으로 범죄수익을 특정했다.
이를 위해 시·도청 범죄수익전담수사팀 7개 팀(29명)을 투입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과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국세청 등으로부터 총 193건의 재산 관련 자료를 요청·회신받았다. 또 금융사 등에 대한 영장 집행을 통해 562개 계좌의 거래명세를 확보해 분석했다.
다만 송환자 대부분이 현지에서 현금으로 범죄수익을 수령해 생활비로 소진한 것으로 파악돼, 국내에서 실제로 확인된 ‘실 보전 금액’은 2억4,830만원 수준에 그쳤다. 대신 경찰은 범죄자 명의 계좌에 향후 입금될 금액에 대한 채권, 즉 ‘장래예금채권’ 12억2,890만원까지 함께 묶어 기대 범죄수익을 원천 차단했다.
장래예금채권을 보전하면 해당 계좌로 향후 입금되는 금액은 추징보전액에 이를 때까지 처분이 금지된다. 범죄자가 추가로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자유롭게 인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다.
◇ “총책까지 추적”…범정부 차원 강경 대응
지역별로는 부산청 반부패수사대가 49명을 대상으로 5억7,460만원(장래예금채권 포함)을 보전 신청했고, 서울청 형사기동대는 공범 2명까지 추가 추적해 별도로 737만원을 보전했다. 인천청 사이버수사대는 법인계좌 지급정지 이후 피의자가 현지에서 해제를 시도한 정황까지 확인했다.
경찰은 이번 송환자들이 조직 내 관리책·팀원 등 말단 조직원으로, 실제 취득한 범죄수익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총책 등 상위 조직원이 검거·송환될 경우, 보다 대규모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면밀한 추적과 보전 조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이번 조치를 계기로 ‘처벌 중심’ 대응을 넘어 ‘범죄수익 환수 중심’ 수사로 무게추를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단순 검거에 그치지 않고, 범죄로 얻은 이익을 전면 박탈함으로써 초국가 조직형 사기에 대한 실질적 억지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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