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불법 기지국 해킹에 2만 명 노출…경실련 “국가 기간망 신뢰 훼손”
▷경실련 “KT·정부, 피해 알고도 3개월간 방치“…명백한 직무유기 비판
▷구형장비·단일인증·FDS 미작동…통신 인프라 보안 부실
▷과기정통부 긴급회의·인터넷진흥원 점검 예고…“재발 방지 체계 마련”
지난 15일 KT광화문빌딩 앞에서 이동통신사 해킹 사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위즈경제] 이수아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KT 불법 이동기지국(펨토셀) 해킹 사태와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경실련은 22일 성명을 통해 “KT 불법 이동기지국 해킹 사태는 단순한 보안사고가 아니라, 국가 기간망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사건”이라며 “불법 이동기지국을 통해 약 2만 명이 해킹 신호 영향권에 노출됐고, 이 중 300여 명은 약2억4천만원 규모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KT는 6월경부터 피해 정황을 인지하고도, 3개월이 지난 9월 18일에서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한 점을 지적했다. 경실련은 “정부와 KT의 사고 지연과 은폐는 피해 확산을 방치한 중대한 관리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번 해킹 사태는 불법 펨토셀을 설치한 해커가 주변 단일 신호를 가로채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용자의 휴대전화가 정상 기지국 대신 불법 펨토셀에 접속하면 단말 식별자(IMSI·IMEI)와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다. 해커는 이 정보를 이용해 본인인증절차(SMS·ARS)를 위조해 소액결제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KT 내부에 소액결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이 없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해커의 접속을 차단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실제 소액결제 피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불법 펨토셀은 단말과 망 사이에서 암호화가 해제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경실련은 “구형(IPsec 미지원) 장비를 장기간 운용하고, 자가 펨토셀 설치를 허용해 원격 관리와 인증 통제를 소홀히 했던 결과 해킹에 악용될 수 있는 취약점이 방치됐다”며 “이는 단순 관리 부실만이 아니라 예견 가능한 구조적 위험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SMS·ARS 방식의 단일인증만으로 소액결제가 가능해 가입 식별자 탈취만으로도 무단 소액결제가 이뤄졌다는 점을 비판했다. 금융권에서 이미 금지된 단일인증 방식을 통신사가 고수한 것은 문제라며, 즉시 다중인증체계(FIDO2 기반 앱 푸시·스마트폰 생체인증·결제 비밀번호 등)로 전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통신장비와 보안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고, 소액결제 피해 방지 대책과 이용자 권익 구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불법 펨토셀 및 불법폰 전수조사·폐기 ▲IPsec 미지원 구형장비 전량 퇴역 및 펌웨어 서명·자동 업데이트 의무화 ▲제로트러스트 방침에 따른 상시 위협 모니터링 구축을 촉구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즉시 신고 및 72시간 내 공시 의무화 ▲감독 기관의 신속 대응과 정례 감사제도 확립 ▲독립된 보안감사기구 설립으로 연례 점검 및 점검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소액결제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단일인증 전면 금지 ▲AI 기반 FDS 및 위협정보 실시간 공유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 위반 시 매출 연동 과징금, 조건부 영업정지, 경영진 처벌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T 해킹 사태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3일 국내 주요기업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들과 함께 긴급 보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통신·금융 분야에서 잇따라 발생한 해킹사고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보안 대응 실태를 점검하고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는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가 전체적인 보안 취약점 점검과 피해 확산 차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회의를 주재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최근 사이버 위기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각 기업이 자사의 주요 정보자산을 명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취약점 분석 등 자체 보안 점검을 철저하게 실시해 과기정통부에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기업 일선에 있는 3만여 CISO 여러분이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의 정보보호 강화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이번 KT 불법 이동기지국 해킹 사태를 두고 유사한 해킹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업의 보안 강화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보보호 관련 제도 및 정보보호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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