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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MZ세대의 Flex 그리고 무소비의 삶

입력 : 2022.07.29 14:30 수정 : 2023.02.03 16:15
 

#MZ세대의 소비방식 

 

MZ세대, 요즘 우리나라를 주름잡는 키워드입니다. 20~40대의 청년들로 이루어진 이 세대는 언론과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사회의 핵심 세력으로 부상했죠.

 

특히, 경제 분야에서의 영향력이 대단합니다. 

 

MZ세대의 소비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포켓몬빵, 원소주 같은 사례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죠. 

 

많은 기업들은 MZ세대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우리나라 사회의 메인스트림(mainstream)으로 떠오른 MZ세대, 이들이 이끌었던 소비의 트렌드는 어떤 게 있을까요? 

 

#너도나도 Flex

 

“플렉스(Flex)해버렸지 뭐야”

 

지난 2019년, 유명 래퍼 염따는 자신의 사치스러운 소비를 자랑하며 ‘플렉스’(Flex)란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플렉스’는 사전적으로 ‘구부리다’, ‘몸을 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힙합 문화에선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플렉스는 미국 힙합 문화에서 부(富)를 자랑하는 용어입니다. 

 

래퍼들이 값비싼 차나 시계 등을 동원하여 연일 ‘플렉스’를 외쳤고, 상대방과 자신과의 격차를 강조했죠. 이것이 국내 힙합 문화에 그대로 옮겨오면서, 염따를 비롯한 많은 래퍼들이 플렉스를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묵직한 돈다발과 고급 외제 승용차 등이 항상 뒤따랐죠.

 

‘플렉스’란 용어는 ‘쇼미더머니’ 등으로 말미암은 힙합 열풍을 타고 젊은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집니다. ‘Flex’가 쓰인 티셔츠, 슬리퍼가 불티나게 팔렸죠. 

 

MZ세대들이 열광했던 ‘플렉스’ 문화는 기본적으로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 소비를 지향합니다. 아무리 값비싸도 사고싶다면 흔쾌히 구매를 하는 것이죠. 

 

여기서 구매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보통 자신의 부를 잘 드러낼 수 있는 고급 명품 브랜드이냐, 아니냐가 대부분이죠. 

 

즉, 플렉스 문화는 합리적/실용적인 소비라기 보다는 이른바 ‘가치 소비’라고 할 수 있죠.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물품을 SNS로 자랑할수록, 플렉스 문화는 힘을 얻고 퍼져 나갔습니다.

 

이은지 문화평론가 曰 “플렉스는 사치를 통해 자신의 신분과 재력을 과시하는 통속적이고 속물적인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플렉스’ 문화가 단순한 ‘사치’와는 다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은지 문화평론가는 “사치는 자신이 가진 것에 상응하는 효과를 연출하는 데 반해, 플렉스는 자신이 가진 것과 무관하거나 자신이 가진 것을 초과하여 연출한다”며, 

“사치가 실재하는 것과의 긴밀한 영향 아래 놓인 연출이라면, 플렉스는 오로지 연출만이 존재할 뿐이며 연출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는 점에서 사치보다 더욱 사치스럽다고 이야기했죠. 

 

이를 풀어서 이야기하면, ‘사치’는 자신이 갖고 있는 걸 자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흥미가 가는 값비싼 물품들을 구매하면서 사치를 부리는 셈이죠. 반면, ‘플렉스’는 자신과 무관하지만 SNS 등에서 영향력이 있는 ‘값비싼 물품(혹은 서비스)’을 구입하는 문화입니다. 

 

‘어떤’ 물품을 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런 물품을 샀다’는 행위 자체가 부각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플렉스는 기존의 ‘사치’보다 더욱 과감한 소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을 초과해도, 돈을 일단 사치스럽게 사용하기만 한다면,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플렉스’ 문화는 구매한 뒤 일정 기간 사용하고 다시 팔아버리는 ‘리셀’(Resell) 문화에도 밀접한 영향력을 끼치며, 한 동안 많은 인기를 끌게 됩니다.

 

물론, 전체 MZ세대가 이 ‘플렉스’ 문화에 빠지진 않았죠. 한 때의 열풍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무지출, 무소비

 

한 동안 세간의 많은 주목을 끌었던 ‘플렉스’ 문화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고, 2022년이 다가왔습니다. 

 

2022년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경제가 출렁이기 시작했죠. 

 

수요는 늘어난 데 반해,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0%, 2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죠. 

 

날이 갈수록 오르는 점심값, 치킨값 등에 한 숨을 쉬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가파른 물가 상승은 MZ세대의 소비 방식도 바꿨습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 물품을 과감하게 ‘플렉스’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이젠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으려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최근, MZ세대 사이에선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지출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을 지향하는 챌린지로, 유튜브나 각종 SNS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무지출 챌린지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근검절약’을 모티브로 생활합니다. 

 

출근길 자가용이나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고, 

 

식사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해결하죠. 

 

식후 커피를 끊거나, 옷 등 취미생활에 사용하던 지출도 극도로 줄이는 것이 무지출 챌린지의 기본입니다. ‘플렉스’와는 상당히 대비적입니다.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를 얻으면서 MZ세대는 너도나도 가계부를 쓰고,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식비를 아끼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냉파’(냉장고 파먹기), 부수입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는 ‘부수입족’, 배송비만 내고 체험 키트를 구매하는 ‘배송비체험’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죠.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曰 “6월 이후에도 물가 급등의 영향으로 경제고통지수가 높은 수준을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스티커 쇼크가 보복 소비 심리를 압도하고 있다”

 

★스티커 쇼크란? 

소비자가 제품의 가격표(Sticker)를 보고, 예상보다 비쌀 때 받는 충격

 

무지출/무소비가 이렇게 인기를 얻은 데에는 어려운 경제 상황 뿐만 아니라, ‘재테크의 몰락’도 한 몫 했습니다. 

 

‘영혼을 끌어모아’ 투자한 주식, 가상자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했고, 이들의 실질자산이 감소하면서 지출이 감소한 것이죠. 

 

투자자들의 실망은 그대로 예/적금 시장으로 전이되었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연속적으로 인상하면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은행들은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높은 이율의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무지출/무소비는 궁상과는 거리가 먼, 현실에 충실한 MZ세대들의 소비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만, 이 과정에서 ‘플렉스’가 인기를 잃어버린 건 아닙니다. 

 

여전히 해외 여행 수요는 많고, 각종 명품들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신용카드 기업 VISA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카드 이용자들의 해외 결제액이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고 밝혔죠. 

 

 

 

 
김영진 사진
김영진 기자  jean@wisd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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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냐가 토론의 장이되야한다는 말씀 공감하며 중증발달장애인의 또다른 자립주택의 허상을 깨닫고 안전한 거주시설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추구하여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할수있도록 거주시설어 선진화에 힘을 쏟을때라 생각합니다 충분한 돌봄이 가능하도록 돌봄인력충원과 시설선진화에 국가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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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이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 되야합니다. 이를위해 전문인력이 배치되고, 장애인의 특성과 욕구를 반영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지역사회와 연계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 보호받으면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공간으로 거주시설을 개선하고 지원 되이야 가족도 지역사회에서도 안심할 수 있게 정책개발 및 지원 해야 한다는 김미애의원의 말씀에 감동받고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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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발달장애인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바랍니다. 탈시설을 주장하시는 의원님들 시설이란 인권을 빼앗는 곳이라는 선입관과 잘못된 이해를 부추기지 마세요. 중중발달장애인을 위해 노화된 시설을 개선해 주세요. 또, 그들의 삶의 보금자리를 폐쇄한다는 등 위협을 하지 마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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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 멀리 있어서 유트브로 시청했는데 시설장애인 부모로 장애인들이 시설이든 지역이든 가정이든 온전히 사회인으로 살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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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 개념에 대해 페터 슈미트 카리타스 빈 총괄본부장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게재된 탈시설화는 무조건적인 시설 폐쇄를 의미하지 않으며 장애인 인권 향상을 위한 주거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의 거주 서비스는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도전적 행동이 있는 경우, 자립 지원이 필요한 경우 등 여러 거주 서비스 필요성에 의해 장기요양형 거주 시설부터 지역사회 내 자립홈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거주시설에서의 자립생활 목소리가 정책으로 연결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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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자기 삶을 결정하고 선택 할 귄리가 있습니다. 누가 그들의 삶을 대신 결정합니까? 시설에서 사느냐 지역사회에서 사느냐가 중요 한게 아니고 살고 싶은데서 필요한 지원을 받으며 살아야합니다. 개인의 선택과 의사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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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증 발달장애인의 거주시설에서의 생활은 원가정을 떠나 공동체로의 자립을 한 것입니다.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시설안과 밖에서 너무도 다양하게 활동합니다. 원가정이나 관리감독이 어려운 좁은 임대주택에서의 삶과 다른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야 말로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성이 향상되는 곳입니다. 그리고 가장 안전한 곳 입니다.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이 아파트나 빌라에서 살아가기란 주변의 민원과 벌래 보듯한 따가운 시선 그리고 돌발행동으로 위험한 상황이 많이 일어나고 그때마다 늙고 힘없는 부모나 활동지원사는 대처할수 있는 여건이 안되고 심지어 경찰에 부탁을 해 봐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현실 입니다. 그러나 거주시설은 가장 전문성이 있는 종사자들의 사명과 사랑이 최중증발달장애인들을 웃게 만들고 비장애인들의 눈치를 안봐도 되고 외부활동도 단체가 움직이니 그만큼 보호 받을수 있습니다 . 예로 활동지원사가 최중증발달장애인을 하루 돌보고는 줄행랑을 쳤습